마니또 게임으로 친해지기
기록회 모임에서 일주일간 한 마니또 게임
초등학생 때 이후로 어마어마하게 오랜만이다.
오랜만이라 마니또에게 무엇을 해줄지 고민스럽다.
요즘 허리가 아파 고생하는 나의 마니또.
고심 끝에 파스를 사서 책상 위에 몰래 뒀다.
그런데 내가 줬다고 말해줘도 안 믿는다.
며칠 뒤엔 편지를 줬다.
타부서 팀장님께 대필과 전달까지 맡겨서.
그랬더니 또 다른 사람을 넘겨짚는다.
마니또의 똥촉(?)을 마음껏 비웃었다.
그렇다면 나의 마니또는 누굴까?
촉을 세워보자.
내가 좋아하는 새우깡을 선물하면서
예쁜 글씨체로 프린터 한 편지엔
“꼬옥 혼자 드셔야 해요~^^”
이건 분명 나보다 어린 여자일 거야.
애교 많은 캐런인가?
그러고 보니 매일 아침마다 내게 와서
손하트를 날리고 메모지에 하트 그림도 그려주는 그녀.
그래그래 나의 촉이 맞을 거야.
그녀가 나의 마니또라 정했다.
마니또 게임의 취지가 무색하게.
마피아 게임에서 마피아를 골라내듯
자신의 마니또가 누구인지 취조하러(?) 다닌 이도 있고.(나다.)
남들 다 받은 선물, 자신은 못 받았다며 투덜거렸는데
숨겨둔 선물상자를 못 찾은 마니또도 있다.
가장 웃긴 순간은 한 마니또가 보낸 '행운의 편지'를 다 같이 본 때다.
"이 편지는 영국에서 최초로 시작되어 조이님께 전달되었습니다.
동봉된 사탕과 함께 찾지 못하면 잃어버린 마니또가 영영 숨어버립니다.
Have a good day"
'영국에서 시작된 행운의 편지'를 보며 웃던 조이.
자기 마니또가 누구인지 추리에 성공해 놓고선,
막판에 "영국"이란 단어를 너무 깊이 생각한 나머지
영국 유학파 캐런을 지목하고 실패해서
모두에게 큰 웃음을 주었다.
드디어 마니또 발표날.
9명이 참여해서
2명만 맞추고 7명이 틀렸다.
7명에 나도 포함.
나를 포함, 대부분이 똥촉인 걸로 증명된 날이다.
마니또 활동에 점수를 매겨
최고 점수를 받은 이에겐 선물을,
꼴찌에겐 고삼차(몹시 쓴 차) 마시기를 벌칙으로
일주일 간의 마니또 게임은
숱한 화제를 남기고 끝이 났다.
조용한 사무실에서
한바탕 소란스럽게 웃고 떠들 수 있었던 마니또 게임.
서로 조금 더 친해지길 바라는 취지로 시작했는데,
잘한 것 같다.
다음엔 사무실 전체를 대상으로 해볼까? :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