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인사 건네기

낮은 자리에 계신 분들께

by 정제이

아침에 출근하러 건물에 들어서면

로비를 지키는 아저씨께서

“어서 오세요.” 반갑게 인사해 주신다.

울 아부지 뻘 되실 법한 분인데도

의자에서 일어나 90도로 인사해 주실 때도 있다.

“오늘 바쁜 날이겠네요. 수고 많으세요.”

몇 마디 말을 건네실 때도 있다.


24시간 순환직이라 삼일에 한 번 뵙는 분인데,
아저씨의 인사를 받은 날 아침은 기분이 좋다.



헬스장 여자 락커룸을 청소해주는 여사님이 계신다.

처음 오셨을 땐 투박한 사투리에 잘 웃으시길래 좀 친해져 볼라 했는데...

일이 힘드셨는지 투덜이 스머프가 되셨다.

바닥에 머리카락 많다고

운동복을 세탁통에 넘치게 넣었다고

락커룸을 안 치우고 갔다고

롤빗에 머리카락 많이 붙여놨다고

일하는 내내 투덜투덜하셔서 여사님이 오시면 빨리 자리를 뜨게 됐다.



남들이 알아주지 않는 낮은 자리에서 일할지라도

그 마음에 섬김의 기쁨이 있다면, 받는 사람에게도 그 에너지가 전달되어 기분이 좋아진다.


며칠 전부터 락커룸 여사님께 인사를 하기 시작했다. 그림자처럼 지나던 애가 갑자기 인사를 하니, 여사님이 좀 의아한 듯 인사를 받으신다.


궂은일 해주시는 이분들 덕에 내가 안전하게 출근할 수 있고 깨끗한 락커룸을 이용할 수 있는 건데...

그에 대한 감사 인사는 못할지라도

인사 정도는 어렵지 않으니 하자는 마음이 들어서다. 나도 내 일이 남들이 알아주는 것이 아닐지라도.

자부심과 감사를 잊지 말자는 다짐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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