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절의 의미를 생각하게 되는 오늘
성탄절이다.
아침에 들른 빵집 입구에
“Merry christmas”
손글씨가 반갑다.
책방 가다 본 햄버거 매장 유리에도
올라프 옆에 “Merry christmas”
글자 풍선이 반짝거린다.
건강과 위생을 강조하는
표어 같은 포스터만 보다가
성탄인사를 받으니
반가움의 크기가 커진다.
오랜만에 들른 책방은
사람들로 북적거린다. 의외다.
아이와 온 아빠 엄마
책을 고르는 연인들 친구들
혼자서 독서에 빠진 사람들
저마다의 이유로
서점에 온 사람 구경도 재밌다.
나도 책 한 권을 골라서 조금 읽었다.
크리스마스에 겪은 이야기 모음집이다.
자신의 딸이 크리스마스에
그토록 기다리던 임신을 했는데
유산한 이야기에 눈길이 간다.
오전에 미국에 계신 지인의 소식을 들었다.
그저께 받은 난소암 수술 경과가 좋지 않아
조금 전 재수술을 받으러 간다는...
이 가족들에겐 올해 성탄절이
참으로 괴롭고 마음 아픈 날로 기억될 것이다.
수술이 잘 끝나도록 기도하는데 눈물이 난다.
삼 년 전 엄마가 심장 수술받던 때가 떠올랐다.
다른 분들이 엄마를 위해 기도해 줄 때
아빠와 나는 병원에 있는 기도실에 가서
몸에 있는 수분이 다 빠져나갈 듯
펑펑 울기만 했다.
수술을 마친 후 중환자실에서 만난 엄마는
영화에서 보던 총상 입은 병사의 모습 같았다.
코와 입에서 흘러나온 피가 응고된 채
가슴엔 붕대를 칭칭 감고
의식도 희미할 텐데
우리를 보자 호스 낀 입꼬리가 올라간다.
그 모습을 보고 우리는 또 울었다.
엄마도 수술 경과가 좋지 않아
수술받은 다음날 새벽 재수술을 받았더랬다.
정상인만큼 건강하지는 않지만
이제는 일상생활은 가능한 엄마를 보며
미국에 계신 지인을 위해 기도했다.
아직은 가족들 곁에서 해야 할 일이 있는 분이니
크리스마스의 기적을 이분께 선물해 달라고.
그래서 내년엔 이 가족 모두가
건강한 성탄절을 즐기게 해 달라고.
두 시간여 재수술로 출혈 부위를 찾았다고 했으니
이젠 곧 회복되실 거다.
성탄절은 예수님의 탄생을 축하하는 날이다.
탄생의 의미, 그 사랑의 의미가
오늘 서점서 읽은 이야기 속
할아버지가 될 뻔했던 아버지가 딸을
위로하는 따스한 모습처럼
먼 곳에 있는 지인과 그 가족들께도 위로가 되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