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추억 하나
아이를 찾습니다.
여름 생일을 앞둔,
곧 다섯 살이 되는
예쁘고 예쁜 여자 아이입니다.
아이가 태어난 강원도 소도시를 떠나 경기도의 한 도시로 이사했던, 그해 여름이었습니다.
똑딱 자른 앞 머리카락이 이마에 달라붙을 정도로 무더웠습니다. 돌쟁이 동생을 외할머니에게 맡겨두고 엄마와 단둘이 나선 데이트였습니다. 데이트라고 해 봐야 아이스크림 하나 사 먹고 도서관에 들르는 것뿐이었지만, 아이는 한껏 신이 났습니다. 엄마 손을 잡고 걸어오는 내내 종달새처럼 재잘거렸습니다. 새 동네 새 도서관은 어떤 모습일지 궁금해했습니다. 좋아하는 공주 책이 가득할지 기대도 했습니다.
책을 좋아하는 아이로 자라게 하고 싶었습니다.
아이를 품고 영어그림책 수업을 들으며 태교를 했습니다. 초점책 촉감책 사운드북, 온종일 아이와 책으로 놀았습니다. 아주 작은 아이를 유모차에 태워 동네 작은 도서관에 다녔습니다. 여전히 작은 아이와 함께 동네 친구들과 책놀이 품앗이 수업을 했습니다. 잠자리 동화 수십 권을 읽어 주었습니다. 아이는 또래보다 빨리 읽었고 야무지게 글씨를 썼습니다. 아이가 가장 먼저 읽은 글자는 왕족발의 '왕'이었습니다.
"우아! 책이 정말 많아요!"
드디어 도착입니다. 이사와 처음 방문한 도서관입니다. 작은 아이의 커다란 눈이 더 커다래졌습니다. 커다란 책장 앞에서 아이는 눈을 뗄 줄 모릅니다. 책 제목을 읽어 보고 그림을 살펴봅니다. 아는 책은 아는 척하고 모르는 책은 모조리 읽고 싶어 합니다.
아이와 함께 몇 권을 골라 들고 자리를 잡았습니다. 시원한 에어컨 바람에 땀은 식은 지 오래입니다. 파란색 여름 원피스 사이로 뽀송한 틈이 자리합니다. 양갈래로 땋은 머리가 양옆으로, 샌들을 신은 두발이 앞뒤로 살짝 흔들리더니 이내 잠잠해집니다. 책 속 아이만의 세상으로 빠져 듭니다. 먼발치에서 엄마가 바라보고 있는 것도 모릅니다. 찰칵, 아이의 순간을 담습니다.
아이를 찾습니다.
다시는 올 수 없는 그 여름날의
책을 좋아하고 사랑했던
엄마를 좋아하고 사랑해 주었던
나의 작은 보물을 찾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