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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oram Lee Mar 15. 2016

필요와 이유 없이 하는 사랑

한 번도 아프지 않고 끝난 연애는 없었다. 이별의 슬픔으로 식음전폐했을 때도 있었고 연애 횟수로 카운트하기 아쉬울 정도로 별로였던 연애라 억울함 섞인 아픔도 있었지만 결론은 아팠다. 이별로 인한 생채기에 딱지가 앉을 때쯤 딱지가 새살이 될 때까지 기다리지 못하고 이 딱지를 또다시 뜯고 뜯는 연애가 계속된다.


<섹스 앤 더 시티>에서 캐리 언니가 그랬다. 연애 기간의 딱 절반만큼 아프고 그 후에는 다시 시작하기가 수월하다고... 뭐 그런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고... 이별의 기억이 켜켜이 쌓여 '이젠 난 이런 이별쯤은 거뜬해' 하는 맷집이 생긴다면 우린 다시 처음 시작하는 연인처럼 모든 걸 다 내던지고 사랑할 수 있을까?


은희경 소설에서 '필요와 이유 없이 하는 사랑'에 대한 이야기가 잠깐 나온다. 나는 지금도 필요와 이유 없이 사랑할 수 있을까? 아니 필요와 이유 없이 사랑한 적이 있었나도 의문스럽다. 외로움도 이유라면 이유니까  

다시 누군가 나의 인생에 성큼 들어온다면 그때에는 머리 쓰지 말고 마음을 많이 써야지. 이놈의 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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