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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oram Lee Mar 15. 2016

靑春

다시 봄이다.


출근길에 매일 보던 나무에 꽃이 만개했다. 활짝 핀 꽃을 보니 나와 아무 상관없는 나무지만 마음이 따뜻해졌다. 운전 중에 사진을 찍을 수 없으므로 다음에 멈춰 서서 사진을 찍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일주일이 지나자 꽃은 온 데 간데없고 초록빛 잎사귀만 남았다. 불과 일주일의 화려함을 위해 그 나무는 일 년 동안 기다리고 준비한 것이다.


누구에게나 싱그러운 순간이 있다. 그 순간이 너무나 소중하고 아름다운 것은 아마도 그 싱그러움이 영원하지 않기 때문일지 모르겠다. 그래서 그 순간을 낭비하는 것은 죄스러운 일이라고 배웠다. 우리가 매일 훼손당하고 흔들리지만 다시 푸를 수 있는 것은 우리는 지금 최고의 순간에 살고 있어서가 아닐까. 누가 피운 꽃이 더 크고 아름다운지 겨루기보다 내가 피운 꽃이 누군가에게 감화가 되기를 내 꽃잎이 떨어지는 자리마다 좋은 향기가 나기를 나는 바란다.


만물이 푸른 봄철, 청춘靑春이다. 나의 이십 대는 이제 얼마 남지 않았지만 마지막으로 맞는 이 청춘靑春에 영영 지지 않을 것처럼 나도 꽃을 피워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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