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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씬디 cindyism Mar 26. 2020

인도 코로나, 21일간의 봉쇄

21일간의 lock down, 첫째 날



오늘 자정부터 21일 간 인도 전 지역이 봉쇄되었다.


그 누구도 집 밖을 나갈 생각을 하지 말라는 모디 총리의 단호한 연설문은

현시점 인도에 있는 모두를 멘붕에 빠뜨렸다.


인도인과 인도에 사는 외국인, 그 둘의 입장 차이는 극명하게 갈릴 수밖에 없다.







나는 우선 정말 지극히 개인적인 측면에서만 이 상황을 대처하기로 했다.



현시점, 나는 출근한 지 10일이 지난 인사총무팀 신입사원.


과장님께서는 1주일 간의 인수인계를 끝으로 한국으로 돌아가셨다.

원래는 더 계실 예정이었지만 인도에서 코로나를 문제 삼아 모든 항공을 끊어버렸다.

그래서 막차를 타시고 한국으로 돌아가셨다.

상황이 상황인지라 달리 방법이 없었다.

 

지금 당장 내 옆에 사수는 없다.

사실 그동안 내가 어디에서 일하든지 항상 사수는 없었던 것 같다.

사수를 기대하는 것은 이미 포기한 지 오래다.

그렇지만 과장님이 보고 싶다.


오늘부터 회사 내 생필품 및 식자재 공급이 가장 문제다.


우리 회사는 기숙사를 운영하기 때문에 그동안 한국 식자재를 항상 첸나이에서 받아왔는데

갑자기 모든 주의 톨게이트가 막혔다. 모든 주가 봉쇄되었기에 더 이상 받을 방법이 없다.


주위의 한인 마트 및 게스트하우스에 모두 연락을 하였지만 전화를 받지 않는다.


정말 다행인 것은 내가 모디 총리 담화 이전에 미친 셈 치고 아무거나 많이 사놓아둔 것이 신의 한 수였다.

덕분에 앞으로 우리 회사 1달 간의 식자재는 잘 아끼면 문제가 없을 듯해 보인다. 문제는 샴푸, 비누, 휴지, 물 등인데 우선 물은 회사에 전화를 해서 무조건 문제없이 와달라고 사정사정 부탁을 했다. 오늘내일이 다른 현지 상황이라서 무조건 매일매일 상황을 체크해야만 한다. 언제 식자재 배달 차량도 막힐지 모른다.      


사실 어제 한 번 차를 끌고 나가보았다.

모든 주를 봉쇄하겠다는 모디 총리의 담화 이전이었는데도 불구하고 모든 블록마다 경찰들이 다 막고 서있었으며 그들은 오토바이를 탄 사람들, 거리 위의 사람들을 나무 몽둥이로 무자비하게 때리며 제지하였다.


인도에서 처음으로 본 풍경이었다.


충격이었다.

내 차례가 되었다.


나는 최대한 불쌍한 표정으로 조심스럽게 창문만 열었다. 경찰은 나에게 무조건 마스크를 쓰라는 말을 하였고 절대 이 시간에 앞으로 나오지 말라며 보내주었다. 나를 때리진 않을 것이지만 무서웠다.


이게 이 나라가 국민을 대하는 방식이구나 라는 생각을 했다.


그렇게 경찰은 피해서 잘 빠져나왔지만 모든 상점이 문을 닫아서 아무것도 살 수가 없었다.

여기저기 샛길을 돌아다니며 겨우 작은 마을의 구멍가게를 찾아 커피가루 몇 봉지와 비누, 그리고 치약을 샀다.




앞으로 나는 3주 간 집에 갇히게 되었다.

어떤 일이 벌어질지는 아무도 모르지만 우선은 지켜보는 수밖에 없다.

기다리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을 것 같다.


먼 나라의 이야기 같았던 코로나가 여기서도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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