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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색은 무슨 색이죠

갈색 회색 검은색 고동색 초록색

by 별경

같은 뿌리 하나의 기둥에 수많은 다른 색의 갖가지 가지가 쳐져있다. 뿌리를 파보지 않아서 장담할 순 없지만 흔히 아는 브라운톤의 뿌리라 가정하고, 기둥은 보통 갈색일 것이라 생각했는데 나무의 기둥도 각양각색이다.


흰색도 있다. 흰색, 회색, 검은색, 고동색... 유니크한 컬러의 기둥 끝의 가지는 더 신기하다. 갈색 기둥에 초록색 가지도 있고, 붉은색 가지도 있다. 길을 가다가, 나무를 보다가 멈춰 섰다. 돌아서서 나무들을 훑어본다.


38년을 '나무색=갈색'으로 생각했는데 사실은 달랐다. 이토록 형용하기 어려울 만큼 다양한 색들이 뻗어져 있다. 사람은 어떨까, 같은 뿌리 하나의 기둥에서도 수많은 다른 가지들이 자라나듯, 사람도 수만 가지의 사람이 있겠지.


나는 그것을 몰랐다. 모두 나를 기준으로 생각했다. 우주밖으로 쑥 빠져나온 것 같은, 신비한 느낌이 들었다. 내가 얼마나 얕은 사람인지, 아직 알아야 할 것들이 저만치도 많고, 이제야 초입에 서있구나 싶다.


다름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마음을 연습해 본다.


나무색은 무슨색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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