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칠할 수 있는 미래

진로 고민과 자아정체성 형성 문제를 해결하는 회화 수업 창업

by Rootin

진로 고민은 통상적으로 진로 고민을 위한 진로 고민으로 이뤄진다. 진로 고민을 하는 이유가 진로 고민을 해야 하기 때문인 것이다. 진로 고민을 하지 않으면, 안정적인 생활이 성립하지 않는 환경과 분위기가 준비되어 있는 현실이다. 본인이 정말로 흥미를 느끼고 사회에 참여하고자 하는 자발적인 의지가 없는 진로 고민은 다른 말로 해석이 가능하다. 더 나은 부를 획득하여 교환할 수 있는 쿨한 이미지를 빠르게 만들 수 있는 전략과 전술이다. 공부를 잘한다면 명문대를 졸업해서 얻을 수 있는 학위와 전문성을 바탕으로 전문직이 되는 것이 바람직한 전략으로 여겨진다. 상위권에 들만큼 공부를 잘할 수 없다면 그 외 배울 수 있는 기술이나 특기를 살려 높은 소득을 얻을 수 있는 방향을 모색하는 것이 차선적인 진로로 제시된다.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전술에는 부모나 출신 배경이 가용할 수 있는 자원이 가장 크게 작용한다. 예외도 존재하지만, 학군으로 지역의 땅값이 요동치는 현상의 지속은 전반적인 분위기라는 것이 형성되어 있다는 걸 말해준다.


청소년 시기에는 이러한 쏠림 현상을 좋아하지 않았다. 옳거나 그르다는 것을 판단하기에 앞서서 정해진 주입식 공부에 대해 회의감을 가지는 태도를 갖는 것 자체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과 결과가 나타나는 것을 받아들이기 어려워했다. 좋아하지 않는다는 감정을 가지는 것이 스스로 표현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이었다. 갑자기 교육 시스템에 대하여 반대하는 항소문을 쓰는 것이 좋은 방법은 아닌 것 같았고, 그렇다고 본인의 미래를 성실하게 포기하고자 본연의 공부를 소홀히 하는 것은 더더욱 득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유일한 대안은 학교 수업시간이나 입시를 준비하는 교육 중 사회, 윤리, 역사 등에 대한 지식을 전달하는 선생님들의 발언에 집중하는 것이었다. 현재 사회가 가지고 있는 한계나 이전 역사에서 적용한 방법들에서 생겨난 부작용에 대해 논리적인 설명을 들을 수 있는 유일한 기회였다. 과거에도 긍정적인 사건과 부정적인 사건이 동시에 일어났던 것처럼 지금의 시대에도 안타까운 문제와 현상은 계속해서 일어나고 있음을 말하고 생각하고 고민해도 된다는 신호를 처음으로 얻었던 계기였다.


미래에 대한 첫 시작으로 대학 전공을 선택하여 지원을 해야 하는 입장에서는 스스로 무엇을 왜 어떻게 하고 싶은지에 대한 기준이 없었다. 좋아하는 것은 친구들과 운동을 하는 게 전부라고 생각했고, 그 이상으로 고민을 시작하면 가지고 있는 경험이 충분하지 않았기 때문에 근거로 삼을 만한 선택지가 없었다. 그저 사회 관련 과목을 들을 때 조금의 흥미를 느꼈고, 그에 대한 궁금증을 가졌다는 근거가 있었기 때문에 인문학을 전공하면 좋겠다는 마음을 막연하게 가졌을 뿐이었다. 당시에도 그렇게 미래를 선택해야 하는 처지를 좋아하지 않았지만, 어쩔 수 없이 휩쓸려가는 파도에 몸을 맡기고 일단은 나도 살고 봐야지라는 심정이었다. 갓 성인이 되었을 때는 사회 시간에 공통적으로 들었던 선생님들의 강렬한 한 마디가 문득 머리에 맴돌게 되었다. "너희들에게 좋지 못한 사회를 물려주고, 교육을 하는 입장에서 어른으로서 미안하게 생각한다." 선생님들이 과격한 혁명에 가담하거나 사회 변화 운동에 동참하라는 메시지를 준 적은 없어도, 사회의 어른으로서 책임을 질 수 있는 태도와 여지를 알려준 기억이 떠올랐다. 스스로 사회를 위해 얼마나 어느 정도로 기여하고 싶은지는 측정할 수 없었으나, 적어도 직접 느꼈던 불편함에 대해서는 해소를 하고 개선을 하려는 의지를 잃고 싶지 않았다. 청소년으로서 진로에 대해 고민하고 미래를 준비하는 시기에 느낀 문제를 잊어버리지 말자고 생각했다.


의식적으로 더 나은 환경을 조성하는 데 참여하는 일에는 여러 선택지가 존재했다. 의식 자체에 변화를 만들도록 책을 읽고 생각을 공유할 수 있는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조금 더 시간이 지나서 일로써 기여할 수 있는 직업을 준비하기 위해 노력을 할 수 있었다. 그리고 당장 눈에 보이는 결과를 창출하기 위해 행동할 수 있었다. 현재에 일이 일어나도록 만드는 행동에는 봉사 활동이 포함되었다. 비슷한 가치관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끼리 만나서 공감대를 형성하여 나눔에 대한 실천을 경험했다. 봉사 이후에 일차적으로 도움을 주고 누군가 수혜를 받는 것을 넘어서 눈에 보이는 변화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가질 수 있었다. 근본적인 문제들에 대해 관심을 가졌기 때문이다. 정치인이 되어서 직접적으로 제도나 정책에 적극적으로 개입을 할 수 없더라도, 많은 금액을 투자해서 금전적인 기부나 복지를 실현할 수 없더라도 충분히 실현할 수 있는 일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밑천 없이 시작할 수 있는, 마음이 맞는 동료들과 함께 충분히 원활한 교류가 가능한, 누구의 후원도 없기에 자유롭게 원하는 프로젝트를 마음껏 진행할 수 있는 단체를 만났다. 대학생으로 구성되어 있었고 프로젝트의 목적은 비즈니스 창업의 형태로 지역사회에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었다. 그동안 머리나 몸으로 만 참여했던 것과 다르게 아이디어를 내는 것을 넘어서 직접적으로 누군가를 고용하거나 실제 서비스를 끝까지 운영하는 것이 기준이 되었다. 꼭 사회적으로 가치가 있는 일을 한다는 것이 아니더라도, 어딘가에서 아르바이트 노동을 했던 것 이외에 가장 적극적인 사회적 활동의 출발이었다. 매 번 모임을 갖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모임을 통해 목적과 목표를 이루고 있는지 상시적으로 체크를 해야 하고 피드백을 통해 개선점을 만들고 프로젝트가 나은 방향으로 갈 수 있게끔 변화를 창출해야 했다. 좋은 사람들을 만나서 협업을 할 수 있었기 때문에 첫 만남 때부터 바뀌었던 지점이 분명히 있었다. 근본적인 문제들에 더욱 가까이 다가가서 직접 해결할 수 있도록 항상 정면을 바라보고 걸어가야 했고, 사람들과 많이 부대껴야 만 목적지까지 갈 수 있었다.


같은 소속으로 있는 사람들 중에는 가고자 하는 방향과 속도, 그리고 뜨거움의 온도 차이도 제 각각이었고 심지어는 참여한 동기마저 모두 달랐다. 허울 좋은 명분을 큰 목소리로 말하는 것은 의미를 가지기 어려웠던 것이다. 처음으로 직접적인 문제들을 마주하고 바라볼 수 있는 순간에 와있는 심정으로 대충 하고 싶지 않았던 욕심이 들고 있었다. 최선을 다하기로 선택을 했다. 말이 되게 만들려면 왜 그곳에서 시간을 들여서 참여하고 있는지에 대해서 스스로 인지시켜야 했다. 한 번쯤은 모든 것을 걸어서 이제껏 한 번도 만들어 보지 못한 인생의 변화를 그 활동을 통해 만들 수도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가졌다. 바람을 현실로 가져오기 위해서는 진행되는 스케줄뿐 아니라 함께하는 사람들의 마음도 얻어야 했다.


불리는 직책이나 역할보다 중요했던 것은 구심점이 되어 움직일 수 있도록 신뢰를 얻는 것이었다. 대학생으로 구성되어 있었기 때문에 협업과 프로젝트를 하는 활동이 서로에게 익숙하다는 관념은 있었다. 서로 같은 방향을 바라보고 하나의 목표를 위해서 자주 만나고 의지를 가지고 함께 무엇인가를 만들어 가기 위해서는 같은 팀으로서 인식할 필요가 있었다. 모임에 대한 동기가 다르고 참여한 이유가 다른 경우에 가장 영향을 많이 받는 것은 눈앞에 두고 있는 활동이 아니라 서로를 지칭하는 사람이었다. 한 사람, 한 사람의 영향력은 무엇보다 강력했다. 발언권이 강한 사람 중심의 모임은 같은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데 더딘 성향을 가지고 있었다. 서로 합의된 약속을 통해 목적의 일치를 만들고 단계별로 성장하여 원하는 지점까지 이동하기 위해서는 목표 중심적으로 사고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최우선 과제였다. 사람으로서 가지고 있는 영향력이 목표와 연결되어야 지 만 팀으로서 나아질 수 있었다. 함께 모여서 규칙을 세우고 속으로 가지고 있었던 아쉬움이나 불만을 공유하고 다음 계획에 대해서 함께 정하는 것으로 신뢰를 만들었다.


팔자에 없다고 생각했던 리더의 위치에서 리더십이라는 역량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많은 에너지를 쏟아야 했고, 자연스럽게 여러 고민을 가질 수 있었다.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동력으로 무엇을 삼아야 하는 것인지, 도전하고 앞서가서 무엇을 달성하고 싶은지, 성공을 통해서 어떤 가치를 만들고 싶은지에 대해서 스스로 명확하지 않으면 팀으로서 흔들린다는 생각을 가졌다. 부담을 가지는 시간임과 동시에 자신의 내면에서 어떤 지향점을 가지고 있는지에 대해서 매우 깊게 고찰할 수 있는 기회였다. 단번에 답을 찾을 수 없었지만, 사회적으로 문제를 야기하는 근본적인 원인을 만나고 끝까지 놓지 않고 행동으로써 해결하는 목표 만이 사라지지 않고 항상 떠올랐던 심상이었다. 역시나 리더가 고민했던 질문에 대해 대체되지 않을 방향성이 머리에 섰을 때 팀은 비로소 앞으로 나아갈 수 있었다.


한 번 결정을 하고 뒤돌아보지 않고 움직인다는 것은 멀리 떠나가는 사이에 펼쳐지는 풍경을 여유롭게 볼 수 없다는 것을 의미했다. 팀원을 새로 들이고, 교육 시간을 가지고, 또 한 번 계획을 함께 합의하고, 도움이 되는 단체들과 교류하는 동안 돌이킬 수 없는 곳까지 멀리 떠나오게 되었다. 그 와중에 팀원들과 함께 지역사회에서 발견한 사회문제 중 팀이 집중한 주제에 대해 조사하고 분석을 하면서 정말로 문제가 일어나는 원인을 알 수 있었다. 상대적으로 한국인들에 비해 진로 관련한 교육, 체험, 고민의 시간을 가지기 어려운 외국인들을 만났다. 이미 제도권에서는 전문적인 상담가와 복지사들을 통해 취업 관련 훈련이나 도움을 주고 있었지만, 근본적으로 그들의 삶이 바뀌는 데 기여하는 해결책을 제공함에 있어서는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진로 문제 관련해서 청소년 시기에 좌절을 경험했었기에 쓰라린 기억이 반복되어 해당 주제에 있어서는 물러서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특히나 한국인이 아닌 외국인의 경우였기 때문에 더욱 고충이 많은 사각지대에 있다는 점에 심각성을 가졌다.


함께 관계를 맺고 협업을 승인한 외국인 청소년들의 인터뷰에서 교육은 받고 있지만, 하고 싶은 일과는 관련이 없다는 답변을 들을 수 있었다. 하고 싶은 일이 있더라도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막막함을 가지고 있었다. 이는 외국인으로서 만 가지는 장애물이 아니라 한국에서 태어나고 자란 학생들에게서도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현상이기도 했다. 만약에 외국인 청소년들과의 프로젝트가 성사되고 해결할 수 있는 방향으로 이어진다면, 기본적으로 청소년의 인권 자체에 대한 문제를 새롭게 바라보고 본질에 대해서 이전과는 다른 시각을 통해 사안을 열어 볼 수 있겠다는 기대와 의지를 품었다. 진로 관련한 연구를 공부하면서 평소에는 알지 못했던 한계들에 대해 프로젝트와 연결 지어 나갔다. 진로 교육을 받지 못한 청소년의 경우에는 직업 전반에 대한 이해도가 하락하고, 장래에 대한 사고가 부족해지는 경우로 이어졌다. 누구나 존중받으며 충분히 자신의 미래에 대해 고민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여러 이유로 박탈당한다면, 그 사람의 미래는 악순환을 거쳐서 돌이킬 수 없는 시간으로 빠질 수밖에 없었다. 획일화된 교육, 교육받을 수 있는 여건의 불안정성, 한국 청소년들과 단절된 교류의 장 등 진로 관련한 고민의 기회를 가로막는 방해 요소 중 가장 치명적이었던 점은 개개인의 주도적인 참여가 유발되지 않는 구조였다.


결국 진로에 대해서 수백 번 떠들고, 진로 교육을 일정 시간 이상 채우더라도, 당사자가 직접적으로 자신의 문제에 대해서 심도 깊게 바라보고 미래와 현재의 자신을 연결하고자 하는 시야가 가려진다면 소용이 없었다. 자신이 스스로 원해서 주체적으로 참여하고 적극적으로 임하고 주도적으로 활동하고자 하는 감정과 동기가 가장 중요했다. 함께한 외국인 청소년들과 봉사활동, 직업 훈련, 야외 체험을 다녔지만 그 내용들에 대한 관심보다 대학생팀 멤버들에게 언어를 알려주고 서로에 대해서 알아가기 위한 질문을 나눌 때 가장 밀도 있는 집중력을 보였다는 것을 포착했다. 언어를 알려주는 데에 재능이 있거나 뛰어난 역량이 있는지는 알 수 없었으나 관심 없는 주제로 시간을 보낼 때보다 자발적으로 상대방에게 지식을 전달하고 싶어 하는 그 순간에는 누가 시키지 않아도 움직이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진로 고민 문제에 대한 해결과 언어를 알려주려는 의지를 연결 지어 새로운 프로그램을 기획할 수 있었다.


외국인 청소년이 강사가 되어 항상 멀게 만 느꼈던 한국인 대학생들에게 언어를 알려주는 회화 교육 서비스를 함께 론칭했다. 수강생들과 대화를 통해 한국 사회에 대한 현실 감각을 익히는 동시에 본인의 진로탐색을 위한 기회를 창출한 것이다. 외국인 청소년 강사는 획일화되었던 교육에서 벗어나서 교재를 제작하고 직접 수업을 준비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더 잘해보고 싶은 마음에 교재도 수정하고 피드백 요청에 맞게 반영하여 수업의 내용도 수정했다. 수동적으로 정해진 일정을 따르지 않고 그들이 낸 의견과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조율할 수 있었다. 한국 언어와 문화에 대해서 항상 배우고 따라야 만 했던 입장에서 직접 본인의 출신 나라의 경험과 문화를 교재에 반영하고 알려주면서 자아정체성에 대한 어려움을 극복할 기회를 맞이했다. 한국인 대학생들이 실질적으로 취업을 위해 어떤 준비를 하는지에 대해 가림 없이 모두 들을 수 있었기 때문에 서로 정보를 교환하고 동등한 입장에서 교류하는 사이로 발전했다. 원하는 일, 잘할 수 있는 일,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일을 직접 만들고 누군가에게 제공하는 건 책임 있는 직업윤리의식과 관련이 있었다. 그들이 경험했던 아르바이트와 구별될 수 있었던 건 원하는 일을 끝까지 해냈기 때문이었다.


외국인 청소년과 한국인 대학생들을 매칭 하는 일을 마련했던 팀 입장에서는 외국인 청소년들의 사연과 처지에 대해서 공감을 가지는 것이 자연스러웠다. 그들처럼 좋아하는 일, 잘하는 일, 원하는 일을 직접 준비하고 앞으로도 직업으로 삼기 위해 노력을 하는 와중이었던 팀원들은 본인들이 어디까지 와있는지에 대해 비춰보고 돌아볼 수밖에 없었다. 대학생으로서 해야 하는 진로 고민 역시 끝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지금 하고 있는 이 일이 미래와 어떻게 연결될 것인지 매번 스스로에게 물어볼 수밖에 없었다. 청소년 교육 문제를 해결하는 프로젝트를 하고 있기 때문에 교육산업에 진출해야 하는 것인지, 담당했던 역할이 영업에 치중되어 있었기 때문에 학교를 졸업하고 영업 관련된 일을 해야 할 것인지, 많은 시간을 투자했던 프로젝트가 끝나면 당장 다음은 무엇을 할 것인지 팀원들끼리도 고민을 공유했었다. 외국인 청소년들이 집중했던 능동적인 감정과 동기가 자신에게도 남아 있는지에 대해서 뼈저리게 회고할 수 있었다.


프로젝트는 성공적으로 마무리되고, 끝나지 않을 것 만 같았던 고생길에는 의외로 기대 이상의 해피 엔딩이 기다리고 있었다. 대학생 팀이 빠진 자리에는 외국인 청소년들이 속해 있던 단체에서 회화 강사 프로그램을 인수받아 공식적인 활동으로 승인하고 지속할 수 있도록 여건이 마련되었다. 함께 기획하고 직접 만들었던 외국인 청소년들은 주도적인 활동 경험을 발판으로 본인이 원했던 직업군을 찾아 교육을 받을 수 있는 환경으로 진출했다. 해당 프로젝트의 과정에 대한 스토리를 문서로 만들고 시각화하여 구두로 발표한 대회에서는 그 공로를 인정받아 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함께 참여하여 진로에 대해 고민했던 팀원들은 프로젝트의 경험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관련 분야와 직무를 찾아 일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이 프로젝트가 흔들림 없이 완성되기를 간절히 바라며 처음으로 리더 역할을 수행하고 팀을 조직하고 계획을 실행했던 자는 결국 눈물을 흘렸다. 그것도 많은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꽤 긴 시간 동안 멈추지 않은 울음이었다.


진로문제에 대해서 불만이 많은 고등학생이었던 과거의 나, 좋아하는 것은 친구들과 운동을 하는 게 전부이며 그 이상의 경험이 부족하다고 생각했던 나, 막연하게 인문학을 전공하면 어렴풋이 비밀을 알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던 나, 다음 세대에게 같은 문제를 남겨주고 싶지 않았던 나, 같은 고민을 하는 청소년들을 그냥 지나치지 않기로 마음먹었던 나,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모인 팀이 흔들리지 않도록 고민하고 버티려고 했던 나, 외국 땅에 들어와서 청소년이 가진 권리를 누리지 못하고 있는 현실을 지켜보던 나, 결국 모두의 주도적인 의지와 협력으로 끝내 진로 문제를 해결한 나. 모든 나는 모두 이어져 있었다. 과거의 좌절과 어려움은 의식적으로 행동하게 만들었고, 누군가의 불편함을 해소하고 해결하는데 협력할 수 있었다. 진로 고민에 있어서 가장 큰 동력이자 해결의 중심이 되는 자아정체성 형성과 주도적인 태도는 자기 자신에게서 생겨나는 것을 몸으로 받아들이는 눈물이었다.


경험이나 경력이 부족하여 원하는 일을 이루지 못할 것 같은 불안이 드는 날도 있었다. 좋아하는 일 만 쫓아서 하다 보니 시간은 많이 흘러가 있었고, 경쟁력을 갖추지 못하고 일을 시작해야 하는 입장이 되어버린 자신에게 모질게 대한 적도 있었다. 하지만, 그 일들은 모두 좋아서 누가 시키지 않아도 시작한 일이었고 자신의 능력에 대해 자신감을 가지면서 자발적으로 보완하며 개발했다. 마냥 기다리지 않았고 스스로 움직이고 진로 고민에 있어서 능동적이고 주체적인 태도로 미래에 대한 계획을 잡았다. 처음에는 보이지 않았던 백지상태의 도화지와 같았다. 나의 미래도, 외국인 청소년들의 미래도, 함께 프로젝트를 진행하기로 결성했던 팀의 미래도, 잘 그려지지 않았다. 그들과 나의 꿈은 지금 여기에 있었다. 그것은 돈으로 환산하여 교환할 수 있는 가치가 아니었다. 각자에게 주어져 마음속에 내재한 각각의 능동적인 감정과 동기를 일으키는 불씨가 있다. 함께 꿈을 꾸는 시간은 그 불씨들이 자라서 미래에 색을 칠할 수 있는 시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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