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게이츠의 5만 원짜리 시계

by 대한극장옆골목

얼마 전 한 기사의 제목이 눈에 띄었다. '빌 게이츠는 5만 원짜리 시계를 찬다'. 그 기사는 억만장자들의 돈 모으는 사소한 습관을 소개하고 있었다. 빌 게이츠가 누구인가. 1995년부터 14년 동안 '세계 최고의 부자' 자리를 꿰차고 있던 사람이 아닌가. 그의 재산은 한화로 143조 원이고, 그가 기부한 금액만 해도 약 40조에 달한다. 이는 20년 동안 하루에 50억 원씩 기부한 셈이다.


그렇다면 이 억만장자의 시계는 정말 돈을 모으는 습관일까? 그의 휴가가 화제가 된 적이 있다. 세계에서 9번째로 큰 호화 요트를 일주일간 대여했는데, 그 렌트비가 52억이라는 기사였다. 사람들이 놀란 것은 그 금액이 커서가 아니었다. 오히려 그가 가진 재산에 비해 그 돈은 너무나 작았던 탓이다. 비교하자면 월급 100만 원인 사람이 휴가비로 500원을 쓴 셈. 그런 그에게 시계의 가격은 5만 원이든 1억이든 문제가 되질 않는다. 그냥 시계에 관심이 없거나, 기부 사업을 하며 사람들 앞에 나서야 하는 이미지 때문은 아닐까. 어쩌면 추억이 깃든 물건일지도 모르겠다.


게다가 이 기사에 나온 사소한 습관들은 정말 사소하기 그지없다. 뉴스를 보고, 건강식을 먹고, 검소한 옷차림을 하고, 매일 할 일을 계획하기. 너무 사소하다. 이미 나도 하고 있는 것들이다. 이는 그를 억만장자로 만들어준 성공 습관이 절대 아니다. 그럼에도 이 기사가 '빌 게이츠'라는 이름을 붙여서 우리를 혹하게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영화 '일요일의 병'에는 이런 대사가 나온다. "유명한 사람의 이름은 많은 사람들의 삶을 망친다." 유명인의 이름에는 그만한 힘이 있기 때문이다.


빌 게이츠는 변호사 아버지와 은행 이사회 임원인 어머니 사이에서 명석한 두뇌를 타고 태어나 부유하게 자랐다. 일찍이 신동 소리를 들었고, 독서광이었으며, 학교에서 항상 우등생이었다. 그는 하버드에 진학한 수학과 컴퓨터 공학의 천재이자, 하버드를 중퇴하고 마이크로소프트를 창업한 젊은 사업가였다. 우리가 잘 알다시피, 그는 뛰어난 사업 수완으로 전 세계 시장을 장악하고, 악착같이 돈을 벌어 '실리콘 밸리의 악마'라고 불렸다. 그의 성공은 5만 원짜리 시계에 있지 않다. 그리고 우리는 빌 게이츠가 될 수 없다. 그러니까 우리는 우리가 잘 할 수 있는 일을 해야 한다. 유명인의 이름에 혹하지 말고, 억지로 남의 인생을 흉내 내려 애쓰지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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