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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대한극장옆골목 Apr 13. 2021

브런치를 떠났다가

오랜만에 들어간 브런치. 앱을 켜니 봄에 어울리는 노란색 가득한 공모전이 눈길을 끈다. 브런치가 온라인 독서 플랫폼 '밀리의 서재'와 협업해 전자책을 출판하는 프로젝트다. 스무 명이나 뽑다니! 브런치에서 1년마다 하는 출판 프로젝트도 열 명밖에 안 뽑는데. 내심 설레는 마음이 든다. '출간 기회'는 작가를 꿈꾸는 이들을 항상 혹하게 하니까.


사실 나는 2019년 말부터 브런치에서 영화 리뷰를 썼다. 그리고 적잖이 실망을 했다. 브런치는 영화 리뷰에 썩 어울리는 플랫폼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브런치에서 선호하는 글은 퇴직, 여행, 가족 등 특정 주제에 관한 에세이였다. 영화 리뷰는 자사의 검색 엔진 다음에서 영화를 검색해봐도 노출이 되기 어려웠고, 그나마 종종 노출이 되던 카카오톡의 '#영화'탭도 '#연예'탭과 합쳐져서 찾아보기 어려워졌다.


그래서 브런치를 떠났다. 마지막으로 좋았던 점과 서운함을 담아 짧은 소회를 남겼는데, 아이러니하게도 조회 수가 참 많이 나왔다. 브런치 추천에 올라갔던 모양이다. 감사하게도 많은 분들이 아쉽다는 댓글을 남겨주셨고, 그중엔 네이버 블로그에서 연을 이어가는 분들도 생겼다. 더 아이러니한 게 있다면, 지금 에세이에 어울리지 않는 곳에서 에세이를 쓰고 있다는 거다.


그래, 뭐 플랫폼이 중요한가. 어떤 플랫폼이든 글을 쓰는 게 중요하지. 그러면서도 노란색 화면이 눈에 밟힌다. 봄이라 그런가 보다. 떠난다고 호언장담하고 나왔는데. 앞으로 공모전은 이틀 남았다. 많은 작가들이 마지막 날에 응모하니, 망설이지 말고 도전해보란다. 나는 무안함에 얼굴이 발개져 쭈뼛쭈뼛 서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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