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 코인 체인지
적응하기 어려웠던 세비야의 더위로부터 해방되는 날이 왔다. 리스본 떠날 때는 그렇게 아쉽더니 세비야를 떠날 때는 다른 곳으로 이동한다는 생각에 마음이 들썩거렸다. 바르셀로나행 비행기는 이른 시간에 출발하는 비행기라 새벽부터 설쳐야 했다. 한국형 빙구미가 다시 빙의되기 전 빠릿빠릿하게 그 전날 익혀둔 공항버스 타는 정류장으로 향했다. 하도 실수를 많이 해서 그런지 여행 초반보다는 정신을 잘 붙잡고 있었다. 새벽에 정류장까지 찾아가는 길이 무섭기는 했지만 생각보다 꽤 많은 사람들이 나처럼 공항 가기 위해 나와 있었다. 그리고 인터넷으로 미리 알아간 버스비를 꺼내어 손바닥 안에 꼭 쥐었다. 버스가 도착하자마자 손바닥 속에 숨겨둔 돈을 기사님께 건넸다. '휴 한시름 덜었다.' 그렇게 버스를 타고 한 시간을 달려 세비야 공항에 도착했다. 아침 시간이지만 나처럼 부지런한 사람들이 꽤나 되었다. 비행기 짐을 붙이러 라이언에어 직원들이 있는 곳으로 걸어갔다. 저번 런던에서의 기억이 너무 힘들었기에 이번에도 힘들겠지 싶었는데, 같은 라이언에어지만 세비야 직원들은 좀 더 쿨하게 나를 통과시켜 주었다. 휴 이번에도 힘들 줄 알았는데 다행이었다. 그리고 바르셀로나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새벽에 일어나야 한다는 생각에 밤새 잠을 못 잤더니 비행기 타자마자 곯아떨어졌다. 원래 비행기 타면 창밖 풍경 보는 걸 좋아해 잘 안자는데 바르셀로나행 비행기 안에서는 꿈나라를 헤매기 바빴다. 비몽사몽간에 도착한 바르셀로나. 바르셀로나 공항에서 바르셀로나까지는 또 기차를 타야 하는데 이날의 이동은 정말 순조로웠다. 바르셀로나 공항직원이 내 앞을 새치기하는 사람을 뒤로 가라고 말도 해주고, 내가 타야 하는 기차표도 끊어 주었다. 몇 분을 기차를 타고 이동을 하였을까? 드디어 바르셀로나다. 한국에서 프린트해간 종이를 붙잡고 숙소부터 찾아갔다. 빙구미 만랩이지만 몇 번의 도시 이동으로 인해 길 찾는 건 좀 노련해진 것 같다. 그냥 나만 아는 느낌적인 느낌으로 눈치 정도는 생긴 것 같다. 이번에 묵을 숙소는 한인 민박이지만 바르셀로나 중심가가 아닌 현지인들의 주택가에 위치한 곳이었다. 길을 또 헤맬까봐 걱정했는데 다행히 많이 헤매지 않고 숙소를 잘 찾았다. 이날은 아침부터 피곤했는지 체크인 후 또 기절해버렸다. 다행이다 무사히 이동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