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 떠나기 전의 끄적거림

투 코인 체인지

by 위드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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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백수 근데 관절들이 쑤신다. 오늘 하늘은 무지 맑음. 햇볕이 따가운데 바람은 선선하니 딱 가을이 오는 문을 지나고 있나 보다. 하고 싶은 것도 딱히 없고, (이미 오래전에 봉사 정신으로 이 일을 시작한 나 자신에게 염증이 난지 오래다.) 돈은 꼭 벌어야 하지만 그나마 가장 하고 싶은 일이 밖으로 밖으로 나가는 일이니 엄마 아빠에게는 미안하지만 난 가야 하는 것 같다. 엄마는 내가 혼자 유럽으로 떠나는 사실이 마음에 안 드시나 보다. 걱정이 되셔서 그렇겠지만 난 다녀와야 할 것 같다. 작년에 일을 그만둔 나에게 친구가 여행책을 선물해 주었다. 그 책을 읽으면서 나는 언제 떠나지라고 생각했는데, 그 후 1년 뒤에 난 떠날 수 있게 되었다.


대학교 4학년 때 썼던 일기를 보았다. 가고 싶은 곳들이 빼곡히 적힌 페이지를 보며, 스트레스로 인한 방랑이 아닌 타고난 성향이 그렇기 때문에 떠나가는 거라며 지금의 선택을 자기 합리화했다. 용기 없는 내가 서른 전 가장 잘 한 선택이었다고 지금을 떠 올릴 수 있었으면 좋겠다. 사실 영어를 너무 못해 유럽에서의 생존이 걱정되긴 하지만 뭐 어쩌겠나 이미 티켓은 샀는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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