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던 중 그리움에 습격당해 현타 맞은 밤
“올리야 좀만 절로 가”
내 엉덩이 밑에 누워서 점점 발로 밀어 주인을 침대 밖으로 밀어내는 괘씸한 강아지 같으니라고.
잠결에 올리를 밀어내기 위해 손을 뻗었고 올리는 평소보다 털이 더 없었다.
그래, 여긴 파리가 아닌 한국이지.
올리라 생각하고 밀어내려던 쿠션을 다시 끌어당겨 괜스레 품에 안아본다. 혹시라도 그 구수한 강아지 냄새가 날까 기대하며 코를 파묻었다.
올리는 파리에서 자꾸 내 슬리퍼를 가져다 자기 침대에 갖다 놓든다던대…2년 만에 다시 파리에 돌아갔을 때, 날 잊어버리고 덜덜 떨며 한구석으로 자리를 피했을 땐 그게 그렇게 서운하더니… 개털이 뭐라고 난 이거 하나 떼 버리질 못하나.
지능지수 41위 이탈리안 그레이하운드답게 빨리 날 잊고 행복해졌으면. 길지도 않은 견생이 그리움으로 채워져 버리질 않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