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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툇마루 Jul 13. 2023

거꾸로캠퍼스의 첫 방학을 앞두고

배움 장터엘 다녀와서


2022년 꿈틀리 인생학교서의 1년을 보낸 이후 아이의 선택은 홈스쿨로의 컴백이 아닌 거꾸로캠퍼스(이후 거캠)였다. 그렇게 거캠에 적응하는가 싶더니 벌써 반년이 지났다. 거캠을 선택한 아이도, 지켜보던 우리 부부도 놀랄 만큼이었다, 벌써 2모듈 마무리라니! (거캠의 1년은 학기제가 아닌 1년을 4모듈로 나뉘는데, 반년이 지난 것을 거캠 식으로 말하면 2모듈이 끝난 것이다.)


꿈틀리에서의 느슨한 일정에 비해 거캠의 일정은 빠듯했다. 상반된 분위기의 학교인 탓에 약간의 걱정이 있긴 했지만, 아이는 적응을 잘 해냈고 (역시 부모의 걱정이란...) 점점 즐기기 시작했다. 매일매일이 즐거운 일만 있지는 않겠지만, 하기 싫음과 힘듦은 신남을 이기지 못했다. 하고 싶은 주제를 선택해서 공부하는 시간이 많은 것이 큰 역할을 하지 않나 싶다.


여름방학식을 하루 앞둔 오늘,  거캠 학생(이후 거캐머)들의 "배움 장터"가 열렸다.

2023년의 1,2 모듈 동안 팀으로, 개인으로 어떤 프로젝트를 어떻게 진행해 왔는지 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팬데믹으로 온라인으로만 진행되던 것이 3년 만에 다시 오프라인으로 열려서 그런지 활기가 대단했다. 오후 1시부터 진행된 배움 장터가 6시까지 이어졌는데도 전혀 지겹지 않았던 것은, 거캐머들의 그동안의 열심이 고스란히 전해져 왔기 때문이다.


프로젝트 주제는 그야말로 각양각색이었다.

2모듈 주제였던 AI로 인한 일자리 변화에서 뻗어져 나온 프로젝트로부터 시작해서, 코딩을 활용한 앱 개발 관련 프로젝트, 마케팅 수업 시간에 배운 것을 활용한 프로젝트, 개인 관심사에서 시작된 프로젝트, 사회 문제를 찾고 해결책을 찾아가는 프로젝트 들과 창업까지 성공적으로 연결된 팀의 프로젝트 설명까지.

프로젝트 내용에서도 놀랐지만, 무엇보다 놀랐던 것은 프로젝트가 잘되고 잘못되고를 떠나서 그 시간을 통해서 내면의 성장이 있었고 그것을 다들 알아차렸다는 것이 놀라웠다. 아마도 거캠의 교육 철학에 중요한 부분이라서 그럴 수 있었겠지만, 각자 알아서든 도움을 받아서든 그것을 놓치지 않았다는 자체로 박수가 절로 쳐졌다.



선택한 것에 있어서 후회가 없는 편이라, 작년 꿈틀리 인생학교 이어 지금 거꾸로캠퍼스도 만족스럽다. 오늘 아이의 프로젝트 발표가 어떠함을 떠나서 지난 두 모듈 동안 아이가 귀가할 때의 표정 하나만으로 충분하다. 

이번 모듈을 마지막으로 Exit 하는 (졸업 대신 거캠에서 사용하는 용어) 거캐머가 말했다. 아직 정확히 무엇을 할지 모르고 머뭇머뭇 하고 있지만, 이제는 뭐든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행사를 마무리하는 시간에 수고하고 고마운 이들에게 박수를 보내는 시간이 있었다. 나는 오늘 시작된 거캠의 코칭쌤들에게 보내는 박수가 쉽게 멈춰지지 않을 것 같다. 시도와 실패가 가능한 배움, 즐거운 배움을 가능하게 해 준 고마움은 쉽게 식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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