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밀한 비밀이 아님에도 어떤 말은 무덤 속에 들어간 이후에도 해서는 안 되는 말이 있다.
겪어보지 않은 일 더군다나 깜깜하게 아픈 마음의 일이라면, 겪어보지 않은 이의 입에 올릴 자격이 주어지지 않는다.
그 자격이 없는 이는 능력도 얻어지지 않아서, 아픈 이 곁에서 단 한 마디 말조차 떠오르지 않는다.
그 자격이 있는 이가 떠올리는 말도 한두 마디에 불과하지만 그 속엔 묵직한 무엇이 담긴다.
누구도 함부로 자격을 줄 수 없다는 것에 항의할 수 없다.
아주 가끔은 그저 곁에 머물기도 쉽지 않다는 사실이 열등감으로 다가오기도 하지만, 감히 넘볼 수도 없다.
아파야 얻어지는 자격.
누군들 그 자격을 바라고 기다릴까.
하지만, 누군들 자격 하나 없는 이가 있을까.
각자가 가진 자격이 있기에 서로 기대어 살게 되는 세상이다.
때로는 깜깜했던 나의 일이 묵직한 무엇을 담아낼 한 마디가 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