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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툇마루 Feb 07. 2022

갖다 버린 문장 하나

분명 다른 책인데 책의 마지막 마침표에서 느낀 감정은, 같은 책이었다.

살아있다. 그것만으로 새로운 시작이 될 수 있다는 것.

<미드나잇 라이브러리>, <불편한 편의점>.


두 이야기 속 주인공 새로운 시작을 받아들이고 싶지 않았지만 결국 다시 시작에 용기를 내었다. 그 시작에 박수를 보내면서, 이 한 문장을 소리쳐 함께 보내고 싶었다.

"꼭 어제보다 나은 오늘의 내가 되지 않아도 돼요"라고.


새롭게 시작한다고 해서 꼭 어제보다 나은 오늘의 내가, 오늘보다 나은 내일의 내가 되지 않아도 된다. 그저 오늘 내게 던져진 소소한 질문에 답을 찾아가 보기도 하고, 생각나는 사람에게 연락하거나 그저 떠올리기만 해도 된다. 어떠하든 어제와 또 다른 새로운 오늘의 내가 될 테니까.


"어제보다 나은 오늘의 나"라는 문장을 선명하게 새기고 살아왔다. 최근까지. 그리고 그게 나를 얼마나 힘들게 만들었는지 알게 된 것도 최근이었다. 그 짤막한 문장 하나가 얼마나 거대한 긴장 속에 잡아뒀는지.

50대를 시작하는 나를 놓아주며, 그저 멋져 보여 어설프게 따라 하려 했던 이 문장을 갖다 버렸다. 선명하게 새겼던 만큼 잘 지워줘야겠다. 오늘은 오늘의 나로 살아가자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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