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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민성 Jan 15. 2023

작은 친구들

#1

흙 속에는 작은 애들이 살고 있어. 눈에 보이는 애들도 있고 너무 작아서 안 보이는 애들도 있는데 얘네는 식물이랑 같이 살아.


어항에 네가 밥을 주면 물고기가 먹고 남은 걸 새우들이 먹고, 달팽이들이 먹고, 그러고도 남은 게 바닥에 있는 흙 속으로 들어가면 더 작은 애들이 또 먹고, 그렇게 계속 작아지다가 마지막엔 식물이 먹어.


정원에 있는 흙에도 낙엽이나 나무조각, 죽은 벌레들이 있으면 그렇게 점점 작아져야 식물이 먹을 수 있단다.


얘네가 잘 살아야 식물들한테 줄 밥을 만드는 거야.


눈에 안 보여도 얘네가 잘 살고 있는지 알 수 있는 방법들은 많단다. 식물이 건강해 보인다던지, 흙에서 좋은 냄새가 난다던지, 흙이 푹신하다던지, 다른 흙보다 온기가 느껴진다던지, 꼭 눈에 보이지 않아도 느낄 수 있어.


사람들끼리 얘기할 때 표정을 짓고 입으로 소리를 내는 것처럼 정원이 하는 얘기들이 있는데 그 말을 들으려면 정원에 식물이랑 같이 어떤 애들이 살고 있는지 알아야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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