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홀로 스페인 #04
사실은.. 이 책이 '스페인 여행을 위한 공부'를 시작하면서 첫 목표로 잡은 책이었다.
아직까지 여행 에세이를 제대로 읽어본 적은 없지만,
그래도 두꺼운 스페인 역사/문화 책보다는 가벼운 마음으로 읽기가 쉬울 것 같았기에 첫 단추를 이 책으로 꿰려고 했었다. 하지만, 내가 가보지 않은 곳에 대한 타인의 여행기는 내게 재미도 없고 감동도 없었다..ㅠ_ㅠ
특히나, 유학 생활 얘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2장에서는 더더욱 공감이 안 되어서 STOP... =(
그렇게 시간을 흘려보내다가, Spanish Apartment라는 영화를 보게 되었다.
프랑스인 남자 주인공의 스페인 바르셀로나 유학생활을 배경으로 일어나는 소소한 이야기들이었는데,
이 영화를 통해 낯설기만 했던 '스페인의 문화/분위기'와 함께 '유학생활'에 대해서도 살짝 엿볼 수 있었다.
그리고 나자, 이제야 손미나 씨의 유학생활 분위기가 좀 이해가 되고 공감이 되며, 즐겁게 탐독할 수 있었다!
유학 시절, 열 살 정도 어린 친구에게 고백을 받고 당황해하며 나이 이야기를 하는 저자에게 그 남자의 대사.
"미나, 네가 좋다는데 왜 엉뚱한 소리를 하는 거야? 사랑을 구하고 있는데 거기서 나이가 왜 나와? 나이랑 사랑이랑 무슨 상관이 있다고... 네가 젊기 때문에 내가 사랑한다면 말이 안 되는 소리 아니겠어? 나이가 많아서 사랑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것도 그만큼이나 이상한 일이야. 사람의 아름다움은 나이에 가려지는 것이 아니잖아."
듣고 보니, 구구절절 맞는 말이다. 나는, 우리는, 왜 이렇게 생각하지 못 하고 살고 있는 것일까.
현재의 마음에 충실한 삶- 그것을 받아들일 수 있는 여유 -
이것들이 그들을 자유롭게 하는 원동력이 아닐까? 싶다.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환경 탓인지, 이탈리아인들의 성향이 우리와 비슷하다고 하는데 -
쉽게 사람들에게 마음을 열고 친절한, 그리고 흥이 많고 놀기 좋아하는 스페인 사람들의 모습을 엿보면서 이들도 우리와 비슷한 성향을 가진 사람들 같다, 는 생각을 했다. 그러고 나서 지도를 다시 찬찬히 살펴보니, 스페인도 따지고 보면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다 XD
책의 군데군데 스페인어의 향기를 품고 있다..*
하핫, 무슨 말이냐 하면 :D
이해를 돕기 위해, 혹은 실감 나게 표현하기 위해 (혹은 내가 모르겠는 이유로) 중간중간에 스페인 단어가 함께 쓰여 있다.
두 달 남짓 배운 스페인어 실력이라 기대할 게 없지만, 이 와중에 알아듣는 단어가 나올 때의 그 기쁨이란..!

지금도 이러한데, 현지에 가서 낯선 단어가 귀에 들리고 이해가 되면 얼마나 신기할까..!?
한 나라를 이해하는 데에 '언어'가 큰 비중을 차지한다는 생각이 실감이 났다 :D
사그라다 파밀리아, 까사 바뜨요, 구엘 공원, 가우디, 피카소, 투우, 플라멩코 등등..!
스페인에 대해 생각하면 떠올릴 수 있는 다양한 건축물과 문화들이 있고, 나도 보고 듣고 느끼고 올 테지만-
여행 책자에 소개가 되었고, 사람들이 많이 가는 유명한 곳이니까 가는 거 말고.
내가 그곳에 왜 가고 싶은 것인지, 그 이유를 갖고 싶었다.
아직 그 이유를 찾을 수 있는 시간은 좀 더 남았지만, 이 책을 보면 느낀 것은 :
저자가 좋아했던 '프라도 미술관 가는 길'은 어떤 느낌일까?
'4 Cats'라는 카페에서 나도 피아노를 쳐보고 싶다. 연습해야겠다!!
나도 '까사 베토벤'에 가서 악보 구경하고, 기념을 하나 사오고 싶다!
이런 감상을 했더랬다... :)
바르셀로나는 가우디뿐 아니라, 피카소도 유명한데 -
피카소 관련 투어를 보니 '4 Cats에 간다'라고만 되어 있었다.
그걸 보면서, '아.. 내가 정말 미술에 대해 아는 게 없구나.. 4 Cats이 뭐지? ㅜㅜ' 라며 좌절했었는데, 이 책을 보면서 알게 되었다. 피카소가 자주 찾던, 주인이랑 친해서 메뉴판 그림을 그려줬던, Cafe라는 사실을..ㅎ
이렇게 차곡차곡 하나둘씩 공부하고 알아가면서 준비한 여행은 어떨까?
기대가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