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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티하이커 Feb 26. 2018

세이로소바

시로카네다이

플라타너스 가로수길, 프라치나도리

시로카네의 플라타너스 가로수길에 줄을 서서 먹는 유명한 소바집이 있다.

토시앙, 시로카네다이

‘토시앙’이라는 소바집이었다. 우리가 흔히 ‘판모밀’이라고 부르는 메밀국수인 세이로소바를 파는 식당이었다.

Toshian, Tokyo, May 2017

이 근방에서 유명한 식당이었고, 날씨도 더웠기 때문에 3-40분 정도 기다린 후에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가게는 그리 넓지 않았으나 공간을 잘 활용하고 있었다. 크고 넓은 식탁에 여러 사람이 합석을 해서 먹는 구조였다.

나 또한 예외 없이 다른 사람들과 합석해 앉았다. 안타깝게도 영어 메뉴는 없었다. <도쿄 일상산책>에서 추천한 메뉴를 주문했다. 계란말이인 다마고야키와 세이로소바였다.

계란말이, 다마고야키

다마고야키가 먼저 등장했다. 우리나라에서 먹었던 계란말이와는 다르게, 표면이 매우 윤기있고 매끄러웠다. 명란도 함께 나와 간이 딱 맞았다. 단 네 조각뿐이었지만 결코 양이 적지 않았다.

세이로소바

세이로소바는 우리나라 일식집에서 판매하는 판모밀과 비슷해 보였으므로, 먹는 방법이나 맛 또한 익숙하리라 생각했으나 그렇지 않았다. 도정의 차이인건지, 메밀의 빛깔이 우리나라의 모밀국수보다 밝았으며 질감은 까칠했다. 개인적으로 면발은 일본에서 먹은 세이로소바가 훨씬 마음에 들었다.

그러나 차가운 쯔유의 맛은, 세이로소바를 서너 번 먹어본 지금에도 좀처럼 익숙해지지 않았다. 살짝 달짝지근하며 감칠맛이 도는 우리나라의 모밀국수에 비해 살짝 떫고 밍밍한 맛이 났다. 그래도 훨씬 건강한 느낌의 맛이었다.

Toshian, Tokyo, May 2017

마지막에 주전자를 하나 주길래, 이것이 무엇인지 어떻게 먹는건지 몰라 주변만 두리번거리고 있었다. 식당 아주머니가 오셔서, 그 주전자는 소바를 삶은 물이며 먹고 남은 쯔유에 부어 마시라고 설명해주셨다.

소바 삶은 물을 쯔유와 섞어 마시는 풍습은 우리나라에 없는 것이라 생소했다. 설명이 없으면 상상할 수 없었을 것이다.

회전율이 좋은 가게라, 오래 머무르지 못하고 소바 끓인 물을 마시자마자 가게를 나갔다. 꽤 낡고 오래된 가게라 계산할 때 카드 기계가 없었고, 현금만 받았다.

객관적으로 최고의 맛집은 아니었지만, 세이로소바에 입문하기엔 좋은 경험이었다.






Kathie

식도락과 예술, 도시에 관심이 많습니다. 먹고 마시는 것, 그리고 공간 그 자체에 대한 글을 씁니다. 도시의 자연과 로컬문화를 사랑하므로, 여행에세이보다는 도시에세이를 지향합니다. 여행에세이 <나고야 미술여행>을 썼고, 도시에세이 <나는 아직 도쿄를 모른다>를 연재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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