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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티하이커 Jun 10. 2018

필름 카메라의 감성을 닮은 카페

광장동 커피 점빵

서울 광진구, 2017년 2월


어느 날, 필름 카메라의 필름을 맡기러 서울로 갔다가 집에 돌아오는 길에 여행 계획을 세우러 들른 카페가 커피 점빵이었다. 2호선 강변역에서 내려 운동삼아 광장동까지 걸었다.


오래된 골목길에 자리잡은 명소


광장동에 이런 명소가 있는 줄 몰랐다. 오래된 주택을 개조한 것으로 추정되는 카페 건물 옆의 외부 계단을 통해 2층으로 올라갈 수 있다.


벽면을 가득 채운 여행 사진


사장님 부부는 여행을 좋아하신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벽면엔 여행 사진이 가득하고, 책장엔 현재 진행 중인 드립 커피들로 가득했다.

필름을 맡기고 방문한 터라, 카페 벽면의 여행사진들이 무척 반가웠다. 나는 그동안 필름 스캔과 현상을 맡기며 다 쓴 필름은 폐기해 버렸는데, 이젠 몇몇 사진은 인화를 해볼까는 생각이 들었다.

인물 사진은 반드시 인화해서 사진의 모델에게 선물도 주고, 나도 기념으로 한 장씩 간직하는 것이다. 여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저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멋진 풍경 사진들은 회사 책상 파티션에도 좀 붙여놓고 싶다.


커피의 눈물, 2018년 6월


벽면에는 콜드 브루를 만드는 건지, 물방울이 하나 둘 떨어지고 있었다. 작은 물방울은 두터운 커피층을 거쳐 짙지만 맑은 커피를 만들었다.


단체석과 전용 화장실도 있다


1층에는 작은 2인 테이블 5개에 5명이 앉을 수 있는 테이블 1개. 그리고 바 자리 몇 개가 있었다.


커피점빵의 바 자리, 2018년 6월


단골의 전유물처럼 느껴지는 바 자리. 마치 단골 바의 바 자리에 앉아 바텐더에게 오늘의 기분에 맞는 칵테일을 추천받듯, 매일 바뀌는 오늘의 커피를 바 자리에서 마셔보고 싶다.


퇴근 후 커피 한잔, 2017년 3월


해가 쨍쨍할 때 마시는 오후의 커피도 좋지만, 퇴근 후 카페도 참 좋다. 특히 간단한 운동 후 마시는 아이스커피는 흡수가 잘 된다. 온몸의 세포가 마치 광합성하듯 커피를 빨아들인다.


커피점빵, 2017년 3월


어디선가 2층에서 손님이 나타나 내가 앉아 있는 1층의 화장실로 내려왔다. 점원도 갓 나온 커피를 들고 어딘가로 향했다. 순식간에 커피 바는 텅 비었다.


설탕 시럽 없음


"설탕시럽 없음"
"테이크아웃 없음"
필름 카메라를 좋아하는 나에게 딱 맞는 카페인 것 같다.


고심하며 고른 샴페인 블렌드 피콜로 라떼, 2017년 4월


플랫 화이트와 비슷해 보이지만, 플랫 화이트보다 우유가 적게 들어간 피콜로 라테를 마셨다. 직접 블렌딩 한 원두를 고를 수 있는 게 매력적인데, 커피 점빵의 얼굴 격인 샴페인 블렌드 원두를 선택했다. 샴페인이라는 이름이 맞게 상당히 부드러운 맛이었다.


샴페인 블렌드 아메리카노, 2017년 3월


샴페인 블렌드는 초콜릿보다는 과일의 풍미가 느껴지는, 산도가 약간 있는 커피맛이다.

선선하고 청명한 날씨에 딱 어울리는 커피였다. 추운 날엔 묵직한 커피를, 시원한 날엔 시큼한 커피를 마시고 싶다.


커피점빵, 2017년 3월


누군가에게는 내가 휴식을 취하는 이곳도 일터이다. 하지만 나에게는 더없이 사랑스러운 작업실이다. 이 평화로운 곳에서 글을 쓴다.

내 취미의 첫 번째로 손꼽을 수 있는 글쓰기. 주로 난 카페에서 글을 쓴다. 그래서 나의 단골 카페의 조건은 불편하지 않은 의자와 테이블, 글이 잘 써지는 분위기, 청결한 화장실이다.

글이 잘 써지는 분위기란 무엇일까. 때론 조용한 카페에서 글이 잘 써지기도 하고, 홍콩의 카페처럼 낯선 사람과 합석하는 다소 분주한 분위기에서 많은 글을 쓰기도 한다. 한 가지로 글이 잘 써지는 조건을 단언할 수는 없지만, 오늘 만난 커피 점빵도 글 쓰거나 책 읽기에 나쁘지 않은 곳 같다.

카페에서 흘러나오는 음악도 단골 카페를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인데, 잔잔하면서도 악기의 사용이 두드러지는 내 마음에 쏙 드는 음악이 연신 흘러나왔다.



서울에 있지만, 집에서 비교적 멀지 않은 카페라 그 후에도 종종 방문했다. 3,500원이라는 착한 가격도 나의 마음을 사로잡는데 일조했다.

이런 공간이라면 마음 편히 글을 쓸 수 있다. 그래서 나는 이 카페를 사랑한다.



커피 점빵
서울특별시 광진구 광장동 광장로 73
02-2201-8493






Additional Suggestions


리바 Re: BAR


워커힐의 야경, 2018년 6월


운동삼아 워커힐 언덕을 오르면 비스타 워커힐 호텔과 멋진 한강변 야경을 만날 수 있다.



비스타 워커힐 1층 로비에 호텔 바인 리바가 있다.



여긴 바석보다 소파석에 많은 공을 들였다. 소파 석에 앉으면, 한강을 바라보며 칵테일을 마실 수 있다. 기본 안주인 웨지감자칩도 꽤 맛있었다.


리바의 시그니처 칵테일, ₩27,000


시그니처 칵테일은 27,000원으로 커버 차지는 없다. 왼쪽은 보드카 베이스의 Spiced Forest, 오른쪽은 버번위스키 베이스의 Urban Garden이다.

칵테일 맛은 그저 그랬지만 워커힐이라는 위치가 이 바의 독보적인 장점이다. 특히 더운 한여름밤 열대야를 보내기에 최적의 장소이다.



리바 Re:BAR
서울특별시 광진구 광장동 워커힐로 177
02-2022-0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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