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시티하이커 Jul 07. 2019

하이볼로 마셔야 맛있는 하쿠슈

논현동 임바이브

하쿠슈 12년 / 2019년 7월, 임바이브

하쿠슈는 일본 산토리사에서 만든 싱글몰트 위스키이다. 일본 위스키 중 가장 유명해진 야마자키와 더불어, 산토리사의 양대 싱글몰트 위스키이다. 야마자키 위스키의 인기가 많아짐에 따라 함께 관심을 받았으며, 수요가 너무 많아 공급을 중단한 적이 있고 품귀 현상을 보이고 있는 위스키이다.

하쿠슈 대신 마셨던 미야기쿄의 다테 위스키 / 2019년 3월

심지어 오사카에 갔을 때도 하쿠슈 12년 이상은 볼 수 없었다. 오사카 기타 구의 바 베소에 갔을 때 일본 위스키를 한잔 마시려고 했는데, 하쿠슈가 없어서 대신에 센다이 미야기쿄의 블렌디드 위스키인 ‘다테’라는 위스키를 마신 기억이 있다. 처음 보는 생소한 이름이었지만 1,000엔대라는 가격 대비 괜찮은 위스키였다. 그러나 백 바에 진열된 빈 병의 하쿠슈를 보는 건 조금 아쉽긴 했다.

일본 위스키 하쿠슈로 만든 하이볼 / 2019년 3월, 타쿠야

다음 날, 저녁을 먹으러 돈가스 맛집 타쿠야​에 갔을 때, D는 하이볼을 주문했다. 사장님에게 어떤 위스키로 만든 하이볼인지 물었을 때 하쿠슈라고 하셨다. 그렇게 하쿠슈 하이볼을 처음 마셔봤다.

하쿠슈 12년 하프 / 17,000원

하쿠슈 12년을 날것 그대로 마셔본 건 넉 달 후 논현동 임바이브에서였다. 바 왼쪽 가장 끝자리에 앉았더니 하쿠슈의 초록병이 눈에 들어왔다. 한잔을 다 마시기엔 부담스러웠는데 하프로도 위스키를 마실 수 있었다.

라프로익과 병의 색깔이 초록색으로 같은 탓일까, 아일라 위스키에서 느껴지는 피트 향이 살짝 풍겨왔다. 그렇다고 피트함을 대놓고 드러내는 위스키는 아니라 색채가 모호한 애매한 느낌이 들었다.

하쿠슈 12년으로 만든 하이볼 / 2019년 7월, 임바이브

이렇게 특색이 뚜렷하지 않은 위스키는 하이볼로 마셨을 때가 가장 맛있는 것 같다. 사장님이 하쿠슈는 하이볼로 마시면 맛있다고 하셔서 거의 진도를 못 나가고 있던 하쿠슈 12년을 모두 하이볼로 만들었다.

Clynelish로 만든 임바이브 오피셜 하이볼 / 2019년 3월

이 가게에 들어와 어떤 위스키로 하이볼을 만들어 달라고 특별히 얘기하지 않으면 Clynelish라는 위스키로 하이볼을 만들어 주신다. 이 하이볼은 단맛과 신맛은 최소화되고, 청량함은 극대화되어 있어서 내가 마셔본 하이볼 중 세 손가락 안에 든다. 개인적으로는 하쿠슈보다 이 위스키로 만든 하이볼이 더 맛있었지만, 하쿠슈 12년 하이볼도 이에 뒤지지 않는 청량함을 자랑한다. 하쿠슈를 이왕 마실 거면 니트보다는 하이볼이 낫지 않을까.

매거진의 이전글 하나를 주고 둘을 얻는 방법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