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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티하이커 Jun 21. 2019

하나를 주고 둘을 얻는 방법

교문동 메리네

크렌베리 와인 캄파뉴와 무염버터

충동적으로 메리네를 방문했다. 이유는 저 심심한 식전 빵 때문이다. 빵 이름은 크렌베리 와인 캄파뉴인데, 어디서 받아오시는 건지 아니면 직접 만드시는지는 모르겠다. 처음엔 너무 싱거워 자기주장이 없는 맛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사람 중에도 그런 사람이 있지 않은가? 목소리는 작은데 조곤조곤하게 할 말 다 하는 사람. 바로 메리네의 식전 빵이 그런 스타일이다. 혼자서는 심심할지 모르지만 따뜻한 무염버터와 함께하면 더없이 빛난다.

화이트 와인 6,000원 / 2019년 6월

크렌베리 와인 캄파뉴와 잘 어울리는 음료는 무엇일까 곰곰이 생각해보니 화이트 와인이 떠올랐다. 그래서 하우스 와인을 한 잔 주문했다.

냉장 보관되어 있던 시원한 와인이 나왔다. 술이 있으니 안주가 있어야지! 그래서 시킨 게 프렌치프라이였다.

프렌치프라이 5,000원 / 트러플 오일 2,000원 추가

내가 사랑하는 음식 중 하나가 트러플 감튀이다. 비록 칼로리 폭탄이지만 끊기가 어렵다. 뉴욕의 데드 래빗에서 안주로 트러플 오일 프렌치프라이를 처음 먹고 반해버려​, 그 후 어떤 식당에 이 메뉴가 있으면 무조건 시켜보는 버릇이 생겼다. 그래서 거쳐왔던 게 플라잉 팬 레드의 트러플 감튀, 마우로아의 트러플 감튀 등이었다. 원래 감자튀김의 가격에 2,000원을 추가해야 하지만 꼭 트러플 오일을 추가해야 더 맛있는 감자튀김을 먹을 수 있다.

사실 치즈 소스도 2,000원을 추가해야 하는데 사장님께서 서비스로 주셔서 먹어보게 되었다. 마치 지난번 살치살 스테이크를 시켰을 때 나는 크림소스를 골랐고, 건포도 퓌레를 먹으려면 2,000원을 추가해야 하는데 보너스로 주셨듯이 말이다. 그래서 사장님 덕분에 치즈 소스에 찍어 먹을 수 있게 되었는데, 안 먹어봤으면 큰일 날뻔했다.

당연히 ‘감자튀김은 케첩과 함께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인데 치즈 소스가 더 맛있어서, 치즈 소스는 두통이나 먹고 케첩은 남아버리는 상황이었다.

내가 정말 좋아하는 햄버거 가게인 셰이크 쉑에서마저도 치즈 올린 감자튀김은 느끼하고 맛이 없어서 먹지 않는데, 이곳의 치즈는 하나도 느끼하지 않고 오히려 감자튀김의 기름에서 오는 느끼함을 다 잡아주었다.

사장님은 하나를 주고 둘을 얻으시는 영업의 대가시다. 이날의 치즈 소스 덕분에 나는 다음 주문 때는 트러플 오일도 추가하고 치즈 소스도 추가하게 될 것 같다. 치즈 소스가 너무 맛있다고 말씀드리니 “하나 더 드릴게요”라고 하시며 무료로 리필해주시며 하신 얘기 때문에, 다음에 새로운 메뉴를 먹어볼 예정이다.

“맛있으셔서 다행이에요. 저희 맥 앤 치즈에 들어가는 치즈 소스예요.”

다음은 맥 앤 치즈를 먹으러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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