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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티하이커 Jul 07. 2019

도쿄에서 만난 클림트

우에노 공원 도쿄도미술관 / 2019년 6월

구스타프 클림트전 홍보 보스터 / 2018년 11월, 도쿄도미술관


작년 11월에 도쿄도미술관에 뭉크전을 보러 갔다가 다음 해에 클림트 전이 열린다는 걸 포스터를 보고 알았다. 이번엔 유디트가 오는 모양이었다.


도쿄도미술관 앞뜰 / 2019년 6월, 우에노공원


그래서 잊지 않고 2019년 6월에 또다시 도쿄를 찾았다. 물론 숙소는 또 우에노에 잡았다.


클림트전이 열리는 도쿄도미술관 / 2019년 6월


내가 도쿄에 갈 때마다 매번 우에노에 머무는 까닭은  도쿄도미술관과 우에노 미술관 때문이다. 좋은 기획전이 항상 열리고 있다. 특히 국립 서양 미술관은 상설전도 훌륭하다.


금요일에는 대개 개장시간이 연장된다


토일월 2박 3일 여행보다 금토일 2박 3일 여행을 선호하는 이유는, 금토일에 야간개장을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국립 서양 미술관만 늦게까지 여는 줄 알았는데 도쿄도미술관도 클림트전의 인기 때문인지 8시까지 연장 운영 중이었다.


구스타프 클림트전 / 1,600엔


어마어마한 습도와 함께 불볕더위가 한창이라 꼭 8월 한여름 날씨 같이 무더웠다. 덕분에 올해 첫 나시 개시는 도쿄에서였다. 클림트전 티켓에 인쇄된 작품은 1899년에 완성된 <Nuda Veritas>였는데 이렇게 더울 때 보니, 마치 더워서 휴대용 손선풍기를 들고 있는 것 같았다.


빈 모던 클림트전 / 2019년 6월, 국립신미술관


마침 국립 신미술관에서도 일본과 오스트리아의 수교 150주년을 기념하여 비엔나 박물관에서 클림트와 에곤 실레 등의 작품들을 전시했다. 빈에서 작품을 빌려올 때 일부는 도쿄도미술관에서, 나머지는 국립 신미술관으로 대여해 온 것으로 추정된다.


Gustav Klimt, The Three Ages, 1905


<Judith>와 <The Three Ages> 등의 클림트의 유명한 작품들은 도쿄도미술관으로 왔다. 그래서 다음날 방문한 국립 신미술관에 비해, 도쿄도미술관에 관람객이 훨씬 많았다. 표를 산 후에도 20분 이상 줄을 서야 들어갈 수 있었다. 국립 신미술관에서는 아무런 대기줄 없이 바로 입장할 수 있다.


Gustav Klimpt, Helene Klimpt, 1898


클림트의 초기 작품을 소개하는 ‘챕터 1. 구스타프 클림트와 그의 가족’에 전시되어 있던 <헬레네 클림트의 초상>. 헬레네는 클림트의 조카였다. 죽은 동생 에른스트의 딸이었다. 정말 아름다운 그림이라 전시를 본 후, 뮤지엄 샵에서 공책을 구입했다. 가격은 세금 포함 432엔으로 기념품 치고 합리적인 가격이었다.


클림트전 뮤지엄샵의 마그네틱 / 2019년 6월, 도쿄도미술관


일본의 기획전도 우리나라의 전시와 마찬가지로 사진을 찍지 못한다. 사진을 자유롭게 찍을 수 있는 유럽이나 미국의 미술관 전시와 비교하면 조금 아쉬웠다. 아마 저작권 같은 문제 때문이지 아닐까 하지만. 그래서 국립 서양 미술관의 상설전은 저작권으로부터 자유로워 마음껏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것인지도.

아무튼 클림트의 그림을 실제로 보는 건 처음이었던 것 같다. 오스트리아에 가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클림트의 작품은 19세기 후반부터 20세기 초반에 걸쳐있음에도 불구하고 화풍이 일본 만화 같은 느낌을 주었다.



뮤지업 샵에서는 일본 기획전 특유의 어마어마한 마케팅력(이라 쓰고 상술이라 읽는)을 볼 수 있었다. 스파클링 와인으로 추정되는 병에 유디트 라벨을 감아서 판매하고, 통에 꿀을 담아 클림트 허니라는 이름으로 판다. 진열대 옆에 직원이 큰소리로 이건 보통 꿀이 아니라 헝가리산 아카시아 꿀이라고 외쳤다.


코톨드 갤러리의 인상파 작품이 도쿄에도 온다


도쿄도 미술관에 걸려있는 다음 전시 홍보 포스터를 보던 중 이젠 너무나도 익숙해진 마네의 <폴리 베르제르의 바>를 발견했다.



런던의 코톨드 갤러리가 건물 리노베이션으로 휴관 중이라 세계를 유람하는 중인데, 파리의 루이뷔통 재단에 이어 일본에도 오는 모양이다. 이쯤 되면 정말 굵직한 블록버스터급 전시는 국립 서양 미술관도, 국립 신미술관도 아닌 도쿄도미술관에서 열리는 것 같다. 아무리 2020년까지 휴관이라 해도 유럽을 벗어나기 쉽지 않을 텐데 일본에서 기획전을 여는 걸 보면 일본 미술계의 힘이 상당한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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