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잡문집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시티하이커 Dec 30. 2019

롯폰기의 미술관

국립 신미술관 뷰흘르 컬렉션 전 / 2018년 4월

서울 아트가이드

어느 날, 정기 구독하고 있는 서울 아트가이드를 넘겨보다가 프랑스의 전시를 소개하는 페이지에서 시선이 멈췄다. 마욜 미술관에서 ‘에밀 뷰흘르전’이 열린다고 했다. 뷰흘르라는 읽기에도 어려운 이름은 이상하게도 낯설지만 익숙했다. 괄호 옆의 원어 이름을 봤을 때 비로소 왜 이 이국적인 이름이 생소하지 않았는지 깨달았다.

뷰흘르 컬렉션전 / 국립 신미술관, 2018년 4월

바로 2018년 4월에 롯폰기의 국립 신미술관에서 관람했던 인상주의 화가들의 특별전이었다. 포스터에서 본 ‘Bührle’의 발음을 어떻게 하는지 몰라 전시회 이름도 제대로 알지 못했었다.

손보 재팬 도고 세이지 미술관에서 발견한 포스터 / 2018년 1월

전시회 이름도 모르는데 어떻게 이 전시에 가게 됐냐 하면 그해 1월, 고흐의 해바라기를 보러 방문했던 손보 재팬 도고 세이지 미술관에서 뷰흘레전 전시 예정 포스터를 봤기 때문이었다.

마침 우에노에 국립 서양 미술관에서 열리는 프라도 미술관전, 도쿄도미술관에서 열리는 푸쉬킨 미술관전을 보러 도쿄에 가게 되어 겸사겸사 이곳의 전시도 보게 되었다.

뷰흘르전은 미나토구 롯폰기에 있는 국립 신미술관에서 열리고 있었다. (다음 해에 열린 마욜 미술관이긴 하지만) 서울 아트가이드의 전시 설명에 따르면 에밀 뷰흘르는 세계적 컬렉터 중 한 명이다. 독일 출신 스위스인 뷰흘르는 600여 점 이상을 수집했다고 한다. 이 전시는 뷰흘르의 인상파 작가 수집품 일부가 전시되며, 세잔의 <붉은 조끼를 입은 소년>이 포함되어 있었다.

다만, 이 전시의 메인 작품은 세잔보다는 르누아르였다. 소녀를 그린 그림이었는데, 실제로 본 그림이 훨씬 더 아름다웠다.

국립 신미술관 / 2018년 4월

이 전시 덕분에 처음으로 국립 신미술관을 방문했다.

그 후 방문한 것은 다음 해 6월로, 클림트 및 에곤 쉴레의 작품을 전시 중이었다.

국립 신미술관 내부 / 2018년 4월

국립 신미술관은 ‘신’이라는 글자에 걸맞게, 우에노에 있는 국립 서양 미술관이나 도쿄도미술관보다 새로 지어진 티가 났다. 규모도 웅장했고 관람객도 많았다.

Claude Monet - Waterlilies Pond, Green Reflection, 1920-26

일본의 전시는 유럽이나 미국의 미술관과 달리 사진을 찍을 수 없지만, 모네의 <수련 연못, 녹색 반사>만큼은 촬영이 가능했다. 모네의 수련 연작답게 벽을 메우는 대작이라, 마치 오랑주리나 마르모탕 모네 미술관에 잠시나마 와있는 느낌이었다.

뷰흘르전을 시작으로 국립 신미술관도 인연을 맺게 되어 다이토구, 주오구, 치요다구를 넘어 미나토구에도 종종 들르게 되었다.

아오야마와 가까운 국립신미술관 / 2018년 4월

덕분에 롯폰기의 블루보틀 커피, 미나미 아오야마의 바 라디오에 방문할 기회가 생긴 셈이었다.

매거진의 이전글 공항의 단골 식당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