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호대교에서
2016년 6월 16일 목요일
그리 일찍 퇴근하지는 못했기 때문에 강변역에서 워커힐 정류장까지 걸었다. 현대아파트 단지를 따라 광남 중고등학교까지 걷고, 학교 옆의 한강시민공원으로 들어가 광진 정보도서관까지 걷고 다시 언덕을 올라가 워커힐 푸르지오 앞 버스정류장에서 버스를 타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다.
이미 해가 진 한강에서 검푸른 아름다움을 만났다. 강 건너편에는 화려한 네온사인이 빛나는 천호동이 보였다.
오늘따라 한강은 마치 바다처럼 일렁이고 있었다. 마치 조용히 화가 난 듯이.
푸르지도, 검지도 않은 신비한 검푸른 한강과 다리는 마치 필터를 써서 찍은 사진의 한 장면 같았다.
거의 매일 이 곳을 지나는데도 불구하고, 계절과 시간에 따라 수천 가지의 얼굴을 보여 주는 한강, 아니 자연의 매력을 느꼈다.
매일 다람쥐 쳇바퀴 같은 삶을 산다고 해도 한강 걷기로 인해 삶이 날마다 새로워지는 느낌이다.
한강 너머 천호동을 본 순간 느꼈다.
여행지에 온 것만 같다고.
아, 나는 지금 일상을 여행하고 있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