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숙함과 낯섦의 경계
2016년 7월 9일 토요일
이번 주는 회사 이사 준비로 너무 힘들었다. 육체적인 것보다 정신적 스트레스가 너무 컸다. 그 와중에 이삿짐 싸는 걸 마치고 해 떨어지기 전부터 회식이라니 정말 끔찍한 하루였다. 부장님은 말로는 강제 참석이 아니라고 했지만 참석 희망자 신청제가 아닌 불참자 신고제를 운영했고 결국 전원이 필참 했다. 역시 어제도 회사생활에 큰 염증을 느꼈다.
내일도 이삿짐 풀러 출근해야 하기 때문에 오늘만큼은 늦잠 자고 푹 쉬고 싶었지만, 깨던 버릇이 있어 여섯 시대에 저절로 깨어났다.
한참을 빈둥대다 두 달 전쯤 D가 태국여행 선물로 사 온 그림에 액자를 맞추러 갔다. 거리 자체는 그리 멀지 않았으나 지름길이라 중간에 인도가 없는 골목길이 나왔다. 차가 바로 옆으로 쌩 지나다니고 매우 위험했다. 그리고 이 부근은 옛 다방이 있는 등 약간 예스러웠다. 걸어서 30분 내의 거리를 다님에도 불구하고 여행 온 듯한 느낌이었다. 그때 깨달았다. 여행은 거리가 중요한 게 아니라, 익숙함과 낯섦의 경계에서 드러난다는 사실을.
대로와 대로 사이의 골목을 걸을 땐, 일본 마츠에 여행 때 지도를 보며 블록과 블록 사이를 누볐던 기억이 떠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