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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공대생 Aug 18. 2016

Season2, Working out

운동합시다

나름 건강하게 연수생활을 보내고 있다고 생각한다. 여기와서 잔병치레 한적도 없고, 뭐 사고가나서 팔이 부러지거나, 요리하다가 칼에 베이는 등 피보는 일도 없었다. 그렇게 생각해보면 여기 오기전에 들었던 유학생 보험이 너무 아깝게 느껴지지만 아직 5개월가량 남았으니 지켜봐야 할 일이다.


그런데 문제는 겉보기에 아무 문제없다고 속이 멀쩡한건 아니란 점이다. 이 부분을 꽤 간과하고 있었는데 요즘 부쩍 몸이 무거워지고 어디 한군데가 삐걱거리는 기분이 들었다. 샤워를 마치고 거울을 봤을 때 외소해진 모습을 보니 내가 착각을해도 아주 크게 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런던에 오기전에 꾸준한 자전거타기와 간편한 근력운동으로 쌓아둔 탄탄했던 몸이 근육을 어디다가 팔아 먹었는지 홀쭉이로 돌아가버려있었던 것이다.


물론 운동 부족도 있겠지만 점심식단이 끼친 영향도 지대했다. 난 항상 점심을 샌드위치 혹은 패스트푸드점에서 해결한다. 건강이고 뭐고 맛있고 무엇보다 간편하고 가격이 저렴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딱히 먹을 것도 없다. 여기서 맛집이라고 해봤자 한국에 다있는거고, 오히려 맛이 없는 경우가 대다수라 학원 바로 옆에 있는 패스트푸드의 유혹을 떨쳐낼 수 없었다. 이런 식습관이 쌓이고 쌓여 만들어진 결과가 거울에 적나라하게 들어나있으니 문득 걱정이 되었다. 근육도 근육인데 몸이 점점 야위어간다는 기분을 떨칠 수가 없었다. 안그래도 살이 잘 안찌는데다가 잘 먹지도 않는 성격이라 허리 사이즈가 줄다 못해 지금 24정도다. 키가 작아서 그런거기도 하지만 여기 올 때 허리를 맞춰서 온 바지가 급격히 헐렁해진 것을 보면 심각하긴하다. 잘 먹고 운동을 해야 적당히 살도 붙고 몸의 테도 살아날건데, 먹지도 않고 운동도 안하니 거의 빈민 수준이다. 길거리에 누어있는 홈리스 보다 더 안좋을 상태일지도..


살이 안찐다고 투정을 부린적이 있긴하지만 이건 투정이아니라 생존이 달렸다. 그런데 아무래도 이상한게 패스트푸드를 먹고 저녁도 꽤 잘챙겨먹는다고 생각하는데 (라면도 꼬박꼬박 먹어준다.) 살이 빠지는건 좀 이상하다. 그렇다고 뱃살만 나오는 것도 아니고 오히려 살이 빠져서 식스팩이 생겼다. 뭐랄까 살이 빠지는 속도를 근육이 빠지는 속도가 따라잡지 못한 느낌이다. 의학을 공부하지도 않았고, 다이어트에대해선 무지해서 이게 정상인건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좋지 않은 현상임은 분명하다.


아무튼 아침에 눈을 떠도 피곤하고, 낮잠은 자지도 않는데 요즘 낮에 잠이 몰려와서 죽을 것 같고.. 체력이 확실히 떨어진 것 같긴하다. 그래서 얼마전부터 운동을 시작했다. 그냥 집안에서 할 수있는 가벼운 운동인데 바로 플랭크이다. 확실히 만능 운동이라고 들은적이 있고 하루 5분이면 충분하다는 이야기에 혹해서 한국에서도 꾸준히 했던 운동이다. 그냥 땅에 엎드려서 5분 버티면 된다. 그냥 엎드리는게 아니라 정식 자세가 있지만 설명하기 힘들고, 그냥 겁나 힘들다. 초보자는 1~2분정도 하면 잘한 거라고 생각하면 된다. 원래 5분은 기본으로 했었는데 역시 3분도 힘들었다. 2분 30초가 지났을 때 온몸이 부르르르 떨리는데 마치 몸이 니 몸이 이만큼 위험하다라고 경고하는 것 같았다.


플랭크가 끝나면 푸쉬업을 몇개정도 하는 걸로 운동을 마무리한다. 헬스를 해본적도 없고 피티라는 것도 받아본적이 없어서 이게 진짜로 효과가 있는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뿌듯함과 거울에비친 펌핑된 근육이 행복에 겨워 춤추는 것 처럼 보였다. 그리고 그날 밤, 미칠듯한 근육통으로 인해 한숨도 자지 못했다. 덕분에 아침에 지각할 일은 없었다. 어중간하게 아프다가 잠드는게 아니라 끊임없이 등줄기를 타고 목을지나 뇌를 두들기는 고통에 또랑또랑한 정신으로 밤을 홀딱 새었다.


그런 끔찍했던 순간도 있었지만 지금은 점점 익숙해져서 어제 5분을 성공했다. 크.. 그 뿌듯함.. 을 비웃듯 또다시 찾아온 근육통 이번에는 간헐적으로 발생한 덕분에 잔 것도 아니고, 깨어있는 것도 아닌 좀비처럼 밤새 소리없이. 울부짖었다. 운동하다가 생활리듬 다 부서지게 생겼다. 이게 진짜 건강을 되찾는 중일까, 아니면 더욱더 몸을 혹사시켜 좀 더 빨리 최악으로 이끄는건 아닐까.. 모든건 한달 뒤에 내가 병원을 찾느냐 아니냐에 달렸지 않았을까.


아무튼 하고 싶은 말은 요새 운동도하고 고기도 듬뿍먹고 규칙적인 생활을 하려고 노력중이란 점이다. 그리고 이렇게 매일 카페에 와서 공부도하고 일기도 쓰고.


그럼 오늘은 여기까지인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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