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맞아요. 저 국제선 처음 타봐요.
작년 9월 어렴풋이 준비해왔던 영국어학연수가 드디어 겨우 첫 발을 떼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학기가 끝나기 전까지는 정말 어학연수에 대해서는 눈꼽만큼도 생각하지 않았었다. 12월이 거의 다 지나고 나서야 본격적인 준비를 했었는데 그렇다고해도 뭘 그렇게 열심이 많이 준비한 것은 아니다. 그냥 서울 몇번 왔다갔다하고, 공공기관 좀 들려본 것이 다다. 그래서인지 가기전날 까지도 잘 실감이 나지 않았다. "내가 정말 나는 건가?" 라는 생각이 계속 들었고 그때문인지 출국직전에서야 부랴부랴 사람들을 만났다. 실감이 안나셔였기도 했지만 사실 널리알리고 싶진 않았다. 성격성 기쁜일을 잘 공유하는 것은 어색하기도하고 유란떠는 것에 익숙하지 않기 때문에 정말 만날 사람만 만나고 출국했다.
사실 지금 이글은 비행기안에서 쓰고 있는 중이다. 부산에서 홍콩을 경유하여 영국으로 향하는 중인데 비행기 안에서 할 것도 없고 엄청 긴 시간을 날라가야하니 뭐라도 하는 것이 좋게싸 싶어 펜과 노트를 꺼내들었다. 마음 같아선 아이패드와 블루투스 키보드로 편하게 쓰고 싶지만 기내안이니 자중하고 있는 중이다. 쓰다가 생각해보니 더이상 쓸게 없고 글을 생방송으로 의식의 흐름대로 쓸수도 없는 노릇이니 국제선에 대해 이야기좀 해볼까 한다.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이번 어학연수가 내 생에 첫 해외 출국이다. 그것도 혼자서. 아무리 대학생이고 나이도 먹을 만큼 먹었지만 언제나 한번도 해본적 없는 일을 혼자 시도한다는 것은 두렵고, 걱정되고 짜릿한 일이다. 나같은 경우는 걱정이 무엇보다 앞섰다. 부정적인 사고 방식에 이골이 나있어서 부산에서 홍콩가는 비행기에서 난기류를 만났다고 경고음이 떳을 때, 휴대폰에 으성파일로 유언이라도 녹음해서 메일로 보내야하나라는 생각도 했다. 뭐 그만큼 최악의 상황을 쉽게 떠올리고 초연하게 대처하려면 어떻게해야하나 줄곧 생각해오곤 했다. 다행히 추락은 안했고 호옼ㅇ에 도착했는데 구름위나 아스팔트 위나 걱정투성이 인것은 여전했다. 내린곳이 바로 transfer 환승하는 곳이였는데 다음 비행기들 시간표가 나와서 어디 출구로 가야할지 알려주는 계기판이있었다. 그런데 무슨 장난인지 14:25 비행기시간에 런던행이 보이지 않았다. 같은 비행기를 타고온 사람들 중에 젊은 여성분들도 계셨는데 그분들도 나와 같으 영국행이였는지 옆에서 같이 당황하고 있었다. 몇번이고 비행기 번호를 확인하다.(티켓에는 게이트번호도 적혀있지 않았다.) 결국 찍었다. 내가 있던곳이 버스 승강장이기도 했는데 두갈래로 나뉘어져있었고 어쩔 수 없이 그냥 찍어버렸다.
어머나 세상에.... 에어플레인 모드를 해놓으면 블루투스도 못쓴는 줄 알았는데 아니였다. 기내 불이 다꺼지고 옆에 앉은 외국인 부부가 잠을 청하니 미안해서 북스텐드 등을 킬수도 없어서 조용히 노트를 접고 잠이나 자려다 혹시나해서 아이패드를 꺼내 블루투스를 켜보니 켜지네? 4시간정도 더 남았는데 다행히 시간을 때울 수 있을듯하다.
음 다시 홍콩에서 경유할 때 있었던 이야기로 돌아가자면 홍콩 국제공항은 신세계였다. 대충 찍어 넘어온 국제선 게이트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다양한 언어를 쓰면서 대화를 나누고 움직이고 있었다. 신기해서 둘러보고 싶은마음이 굴뚝같았지만 일단 왜 내가 탈 비행기가 시간표에 없는 지 알아야했다. 처음에는 아무 카운터에가서 영어로 물어보려가 마음먹었었는데... 생각해보니 아직은 때가아니라고 혼자 지레겁먹고 대한항공 카운터로가서 한국어로 물어보았다. 카운터에 계씨는 분은 중국인이였는데 한국말을 어느정도 자연스럽게 하길래 깜짝놀랐었다. 하지만 결국 보안이나 이런 어려운 이야기를 할때에는 영어로 하기는 했다. 게이트번호를 받고나니 이놈의 비행기가 또 연착이 된것이였다. 뭐 비행기 연착은 당연하다시피 일어나는 일이라고하니 그냥 신경쓰지 않고 넘어가기로 했다. 보안검사가 끝나고 들어간 공항은 각종 면세점들과 처음보는 음식종류의 푸드코트가 즐비했고 누구나 아는 맥도날드 앞에는 다른 가게를 침범할정도로 줄이 늘어서져있었다. 게다가 테이블이란 테이블은 여행객들로 가득차있었다. 음식을 시켜놓고 앉아서 먹으려해도 자리를 잡을 수가 없었다. 일행이라도 있었으면 한명이라도 짐을 맡아 자리를 지키면 될텐데 혼자 있으니. 그것도 불가능했다. 결국 밥먹는 건 포기하고 구경하기로 했다. 무슨음식을 파는지, 국제선에서 일하는 홍콩인들은 어떤 서비스를, 언어를 구사하는지 그리고 면세점도 한번 둘러보려고 했으나, 내가. 원체 브랜드나 명품에대해서 무지해서 들어가봤자 아무것도 모를 것 같아 시도조차 하지 않았다. 문득 전자제품을 파는 곳이 눈에 띄었으나 전자제품만 보면 충동 구매욕구가 마구마구 치솟아오르는 나를 스스로가 잘 알기 때문에 눈길도 주지 않았다. 그러고나니 정말 할게 없었다. 매장이 있는 곳에는 사람이 너무많고 앉을 곳도 없어서 그냥 바로 내가 타야하는 게이트로 가기로 했다.
앞서 말했다시피 게이트가 700번대 까지 있다. 게이트숫자가 어마어마하게 많다보니 게이트를 구간별로 나누어서 지하철로 이동하는데 지하철을 타러 내려가니 앉아 쉴수 있는 의자가 있는 것이 아닌가? 이게 왠 횡재인가 싶어 거기에 침을 내려놓고 감각이 이미 사라져버린 어깨를 문지르며 지하철 타는 사람들을 그냥 멍하니 쳐다보면서 시간이나 빨리 갔으면 좋겠다고 앉아있는데 갑자기 직원이 다가오더니 중국어로 뭐라뭐라고 하는데 한마디도 알아들을 수가 없었다. 중국어를 해본적이 없는데 알아들으면 이상했다. 근데 뭔가 한 단어가 묘하게 익숙해서 혹시나하고 여권이랑 비행기표를 꺼냈더니 맞게 알아들었는지 비행기표를 일일히 짚어주며 이게이트가려면 이거 타면 된다고 손짓으로 알려주었다. 사실 별 도움이 필요 없이 그냥 쉬고 싶었기에 손사래를 치며 I just wanna take rest here. 이라고 말했더니 못알아 들은건지 계속 손짓으로 여기로 가면 된다고 날 데리고 기다리는 줄에 세웠다. 더이상 말이 안통할 것 같아 결국 지하철을 타고 게이트로 넘어올수 밖에없었다. 그런데 막상 넘어오고나니 광활한 게이트구간이 날 기다리고 있었다. 곳곳에 휴대폰 충전장소와 화장실 그리고 빵빵한 와이파이에 널직한 벤치까지 게다가 스타벅스까지 있었다.
커피한잔만 있으면 시간 떼우는 건 일도 아니였다. 거기에 책이 있다면 게임 오버. 그리고 운좋게도 그 모든게 준비되어있었다. 스타벅스에서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주문했는데 솔직히 처음에 엄청 고민했다. 아이스아메리카노라고 하면 알아듣나? 아니면 아메리카노라고 말하고 콜드원 이라고 해야하나 머릿속에서 엄청 고민한끝에 결국 내뱉은 말이 cold americano please~ 긴장해서 그런지 둘을 섞어버렸다. 순간 말하고 벙쪄있었는데 직원이 아리송한 표정으로 아이스? 라고 묻길래 황급히 고개를 끄덕이며 예스를 반복했다. 지금생각하니 엄청 쪽팔리긴하는데 뭐 이런것도 다 경험 아니겠는가. 커피를 받고 옆에 있는 테이블에 앉아 귀국전 지인에게 받은 책을 펼쳐들면서 뉴스를 잠시 확인했는데 이세돌과 알파고의 4국이 진행중이라 흥미가 돋아서 대국을 시청했다. 바둑에대해서 무지하긴 하지만 한때 바둑이라는 게임에 선망을 가지고 이래저래 많이 알아봐서 기본적인 용어는 알아들어서 생각외로 시간가는 줄 모르고 재밌게봤다. 해설자들의 해설과 그들끼리 예상하며 진행을 해주니 어느덧 푹 빠져들어있었다.
그렇게 빠져있는데 갑자기 방송으로 익숙한 이름이 들렸다. 런던, 런던행이 곧 탑승시작한다고 알리고있었다. 그래서 부랴부랴 짐을 챙겨 제빨리 줄을 섰는데 뭔가 기분이 싸한게 잘못한듯한 기분이 들어서 주변을 살펴보니 내 눈앞에 퍼스트클래스라는 단어가 적힌 팻말이 걸려있었다. 어쩐지 내뒤에 줄이 좀 짧더라니 결국 뒤로 다시나와 이코노미석 줄을 섰는데 이미 저멀리 뱀처럼 이어져 거의 끝자락 마지막에 섰다. 늦게들어가면 짐놓을 곳 없다고 그렇게. 주의를 받았는데 결국 이모양이다. 다행히 여권과 티켓 체크가 끝나고 들어가는 길목에서 조금은 줄을 앞당길수 있었다. 사람들이 일부러인지는 모르겠지만 잠시 나와서서 뭔가를 기다리는 사람도 있었고 일부로 천천히 걷는 사람도 잇어서 그들을 지나쳐 다행히 짐칸을 놓치지는 않았다.
탑승도 무사히했고 이제 10시간 가량 비행하면 되었다. 10시간. 동안 뭘해야하나하고 고민하려던 찰나 좌석마다 승객들을 위해 티비 같은게 설치되어있었다. 그걸로 영화나 음악 게임 등 여러가지를 할 수 있었다. 영화중에 '잡스'라는 영화가 있어서 한번 틀어보았는데 자막이 한글도 없었고 영어로 들어보려했지만 말이 너무 빨라 듣기도 힘든데다가 집중하니 계속 피곤해져서 결국 끄고 말았다. 그 뒤에는 다른 영화들 몇개 틀어보다 '마션' 정도만 집중해서 보고는 아예 영화는 거들 떠보지도 않았다. 한편이라도 더 틀었다가는 토할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 다음은 게임을 했는데 게임이라고 하긴했지만 단순 보드게임이였다. 체스, 포커, 카드게임 등이 있었는데 내가 한 게임은 스도쿠였다. 그러나 몇판을 클리어하자 갑자기 기계가 급격히 느려지기 시작했다. 터치도 안먹히고 렉을 먹더니 아무것도 안되었다. 다행히 2시간정도 남은 상태라 상관은 없었지만 조금더 일찍 그렇게 됬다면 어떻게 됫을지 상상도 하기 싫었다. 그 뒤는 아이패드를 꺼내서 저장해놓은 드라마나 조금 보면서 버텼다.
그러고보니 기내식에 대해서 설명을 안했는데 이게 생각외로 꽤 괜찮았다. 점심, 저녁 이렇게 두번 줬는데맛이 꽤 괜찮았다. 비행기타기전에 아무것도 못먹어서 일 수 도있지만 나쁘진 않았다. 사람들이 말하던 최악과는 약간 거리가 있었다. 후식으로는 아이스크림도 주고 주기적으로 음료나 주류, 차, 아이스크림 등 여러가지 챙겨주었다. 그리고 메뉴판에 컵라면이있었는데 한번 먹어보고 싶었으나 컵라면의 존재를 알게된것이 다들 불끄고 잠들어 있을 때라 그냥 포기했다. 창가자리이기도 했고 옆에 영국 부부가 안에있는 나를 배려해서 많이 챙겨줬기때문에 딱히 불편을 주고 싶지 않았다.
비행기안에서 다 좋았는데 한가지 힘들었던점이라면 당연 고정되어있는 자세로 인해 허리와 무릎이 아파오는 것이다. 사실 오래 앉아있으면 무릎이 아플수 있다는 사실을 처음알았다. 무릎이 저리더니 통증이 느껴졌다. 그래서 입국장까지 절뚝절뚝 거리며 걸어가다 앞에서는 정상처럼 보이려고 억지로 정상적으로 걸었다.
입국심사는 매우 간단했는데 그냥 왜 영국왔냐 한마디와 입국카드 한장으로 모든게 끝났다.
그렇게 난 영국 런던에 도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