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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봄비전재복 Aug 19. 2023

*모든 삶은 흐른다

      쓰담쓰담 나를 응원해(100)


어제는 밤중에 소나기 한줄금 시원스레 지나갔다. 내린 비에 더위가 가셨으면 좋으련만 그 정도로는 역부족이었나 보다.

하긴 며칠 전까지만 해도 숨 막히게 더웠지만 입추가 지나고는 바늘구멍만큼 시원해진 것 같기는 하다. 그러나 오늘은 아침부터 풀잎 하나 까딱 하지 않고 공기가 무거운걸 보니 마지막 더위가 심통을 부릴 모양이다.


서둘러 아침 먹여서 학교로, 직장으로, 친구 만나러 모두 내보내고, 모처럼 혼자 집을 독차지했다.

오늘은 병원 다녀오는 일 말고는 아무런 약속이나 일도 없고, 혼자 있으니 점심도 간단히 입 다시면 될 일, 홀가분하게 병원부터 다녀왔다.


모처럼 차분히 앉아 책이나 읽어야지!

일주일만 지나면 수북이 쌓이는 책들~ 제대로 못 읽고 쌓여만 있어서 보내주신 분들과 책들에게 늘 미안하다.

오늘 읽을 책을 한 권 골라 들었다.

열흘 전쯤 주문한 책을 어제야 받아왔다. 책방 하는 지인이 진즉에 책이 왔다고 연락했는데 책마중을 갈 수가 없었다.

지난 목요일엔 강풍과 폭우예보에 미리 겁먹어서 발을 묶었고, 며칠간은 때 없는 기침 때문에 혹시 만나는 사람이 불편해할까 봐 스스로 격리 생활을 했기 때문이다.



# 모든 삶은 흐른다>:로랑스 드빌레르 지음, 이주영 옮김


'삶의 지표가 필요한 당신에게 바다가 건네는 말 '

이라는 부제가 붙어있다.


요즘 항간에 인기 있는 책이라기에 철학서라면 딱딱할 텐데 싶은 선입견을 접고 주문을 했었다.


많은 분들이 쓰신 추천사를 읽어보니 어서 읽고 싶어 진다.

철학자가 쓴 글이라 딱딱하고 어렵지 않을까 긴장했는데 괜한 걱정이었다.

스물네 꼭지 부드러운 문장으로 씌어진 사유의 글이다.

집중해 읽으면서 밑줄 대신 짧게 메모해 두고 천천히 꺼내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




[파도와 같은 삶을 바란다면, 파도처럼 살아가면 그뿐이다.

파도는 물러나고 밀려오는 것에 개의치 않는다. 산다는 건 그냥 그런 거니까.]


[바다의 시간은 시간표와 계획표에서처럼 빡빡하게 쪼개지는 시간은 아니다. 잠시 그대로 더 있어보자. 여유 있는 물결처럼 숨을 고르자.]

<밀물과 썰물 中에서>


[아름다움을 쫓아다니지만 말고 아름다움을 통해 예상치 못한 감동을 느낄 수 있게 감각을 갈고닦아야 한다. 세상을 끝없는 분주함으로 채우지 말자. 우리가 보내는 시간을 끝없는 분주함으로 채우지 말자. 혼자 있는 시간 자체를 소중히 하고, 고독이 찾아와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자.]

<무인도 中에서>



[바다는 생이 시작되는 곳이자 끝나는 곳이다. 누군가를 살리기도 하지만 죽이기도 하는 곳이다. 사고가 일어나면 바다는 삶의 끈을 확실하게 끊는다.]


[이별이란 무언가를 잃는 것이다. 물질뿐 아니라 순수함, 자신감, 희망을 잃는 것도 포함된다. ]

<난파 中에서>



[우리는 늘 같은 행동을 하면서 앞으로 가지 못한다.

앞으로 나아가고 바꾸고 숨 쉬자. ]


[우리의 습관적이고 폐쇄적인 행동들 때문에 질식할 것 같은 일상을 살지 말자.

이것이야말로 우리의 삶과. 정신을 산산조각 내는 진짜 상어의 턱이다.]

<상어 中에서>



[우리는 각자 세상에 하나뿐인

대체될 수 없는 존재다. 누구도 나와 똑같지 않고 나도 누군가를 완벽하게 모방할 수 없다. 나는 나 일 뿐이다.]


[섬은 땅에도 속하지 않는다.

바다에도 속하지 않는다.

섬은 그냥 섬일 뿐이다.]

<섬 中에서>



[자아가 무거운 이유는 지금 나의 모습 때문이 아니다. 내가 되고 싶은 모습 때문이다.]

<헤엄 中에서>



[등대가 굴복하는 것을 보았는가? 바람이 때리는 뺨을 맞고 바다가 날리는 주먹질에 몸을 떨지라도 등대는 절대 굴복하지 않는다.

살다가 밤처럼 어두운 날이 찾아오면 희망이 옅어지거나 꺼지기도 한다. 그러나 어디선가 희망의 불씨가 기회를 엿보고 등대를 부른다.]

<등대 中에서>



[바닷가에서는 오직 바다만 경험해야 한다. 바다를 보고 바다의 향을 맡고, 바닷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바닷물을 만지면서 황홀감을 맛봐야 한다.]


[무언가를 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인 네고티움을 내려놓고 아무것도 하지 않는 여유 오티움이 진정한 바캉스다.]

<바닷가 中에서>



[우리는 모험을 떠나 새로운 지식과 만나야 한다. 기존에 있던 것을 다르게 볼 줄 알아야 하고, 아직 가보지 않은 곳에 갈 수 있어야 한다.

기존에 품고 있던 생각에 함몰되지 않은 채 계속해서 의심하며 편견을 깨고 움직여야 한다. ]

<크라켄 中에서>

 

사르가소 - 피해야 할 후회라는 덫

방파제 - 슬픔이라는 소용돌이에서 살아남기

푸른색 - 삶은 수많은 색체를 경함하는 것

닻 - 바람에 휘청이지 않도록

        우리에게는 각자 자신만의 커다란 닻이 있다. 바람이 몰아칠 때 고통을 가라앉혀주고. 쉴 수 있게 해주는

선원 - 인생의 주인공이 되는 법

빙하- 모든 것은 그저 과정일 뿐

깃발- 느낀 것을 당당히 말하기

비딕 - 자신이 무엇을 추구하는지 아는 일

세이렌 - 조종하려는 사람들을 무시하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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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삶은 흐른다. 바다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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