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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봄비전재복 Dec 03. 2022

*나 늙으면...

     - 쓰담쓰담 나를 응원해 (10)


몸살 처럼 머리가 무겁고 온몸이 찌뿌둥할 때, 자꾸 가라앉는 기분때문에 더 힘들 때,

순전히 남의 편인 그 사람이 이런 나를 두고 아무렇지 않게 친구들과 놀러 나갈 때,  

남의 손에 미룰 수 없는 집안 일이 여전히 내 손을 기다릴 때,

노인과 아이가 밥과 간식을 재촉하고 놀아달라 할 때...

난 품이 넉넉한 누군가의 어깨에 기대

'나 늙으면 당신과 살아보고 싶어'

'한계령을 위한 연가' 같은

극히 비현실적인 글을 낭독한  내 목소리를 함께 듣고싶어진다.

지금도 ...  그렇다.


늙는다는 것은 참 쓸쓸한 일인 것 같다.


설렘과 환희의 봄,

눈부신 태양과 열정의 여름,

풍성한 결실과 나눔의 가을 그리고 성찰과 기도의 계절 겨울이 순환하는 것처럼 우리네 인생도 봄 여름 가을 겨울을 거쳐 여기에 이른 것일 테지만, 단 한 번으로 끝나는 생의 길목에서 늙는다는 것은 어쩔 수 없이 참 쓸쓸한 일인 것 같다.


그러나 하루의 끝자락을 가장 아름답게 물들이는 고운 노을 빛처럼

사랑하는 사람과 아름답게 늙어간다면 그 또한 얼마나 큰 축복인가?


황정순 시인의 ' 나 늙으면 당신과 살아보고 싶어' 를 나직이 읊어보며 나도 저렇게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지금도 충분히 늙었는데 얼마나 더 늙으면?ㅎ~)


너무 길어서 읽어 내려가는동안

자꾸 혀가 꼬였다.

목은 왜 자꾸 갈라지고 잠기는지...

모든 게 노화탓이려니 하니, 왠지 서글퍼지기도 하지만 너무 좋아서, 아련히 그려지는 풍경을 놓지않고 끝까지 읽었다.


'나 늙으면 당신과 살아보고 싶어'

https://youtu.be/PPTvQwqwYQ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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