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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봄비전재복 Nov 26. 2023

*문학상 시상식에 다녀왔다

 은성이 할머니의 서울 나들이(116)


한 계간지의 출판기념 및 문학상 시상식에 참석하기 위해 서울에 다녀왔다.

미리 예매한 9시 40분 고속버스를 타기 위해 아침부터 서둘렀다.

서울은 많이 춥다고, 옷 따뜻하게 입고 오라는 주최 측의 안내문자가 있었다. 겨울 외투도 꺼내고 속옷도 껴입고 단단히 대비를 했다.


평생 군산 붙박이로 살아온 여자!

서울은 언제나 내겐 낯설고, 혼자서는 많이 두려운 곳이다.

마침 토요일이라 평택에 머물고 있는 아들에게 도움요청을 했다.

강남터미널로 마중을 나와 행사장에 동행하고, 같이 군산으로 내려오기로 해서 걱정을 덜었다.


사람들은 왜 서울로 서울로 밀려드는 걸까? 버스를 타고 가면서 도로를 가득 메우고 달리는 차량 행렬에 멀미가 날 것 같았다.

어떤 구간에서는 한참이나 정체되어 답답했는데 지나오면서 보니 사고가 나 있었다.


예정시각보다 25분 늦게 터미널에 도착했는데, 평택에서 올라오는 아들은 주말이라 길이 너무 막힌다고  그 후로도 40여 분 더 늦게 도착했다.


아들과 가볍게 점심을 먹고 행사장으로 찾아갔다.


나도 지방에서 큰맘 먹고 올라갔지만, 전국 각지에서 모여드는 회원, 비회원 등 참가자들의 열성에 깜짝 놀랐다.

중국 북경에서도 귀빈이 참석하고, 제주 부산 대구 광주 거제 특히 거제에서는 차를 대절하여 많은 수의 문인과 공연팀이 참석했다.


나는 그 단체의 회원이 아니어서 아는 사람은 하나도 없고, 문학회 회장님만 뵌 적이 있었는데, 그분은 귀공자 같은 얼굴에 온화한 표정, 겸손하고 따뜻한 인품이 느껴지는 멋진 분이시다.


이번 행사는 2023년을 결산하는  문학상 시상식이었다. 상금은 없고 상장과 상패만 주는 시상식이었지만 분위기는 따뜻하고 나름 성대했다.


참가자들에게 미리 공지하여 최소한의 저녁식대를 참가비로 받고 있어서 오히려 마음이 가벼웠다.


나는 '한반도문학' 봄호에 동화책<꿍꿍이가 있어요>를 응모하여 문학상에 선정되었다. 아홉 권의 출간저서 중 유일한 동화책으로 상을 받게 되어 더욱 기뻤다.



시상식과 축하공연이 1, 2부로 나뉘어 오후 3시 조금 넘어서 시작한 행사가 5시를 넘어도 끝날 것 같지 않았다.

행사 끝나고 저녁까지 먹는다는데, 너무 늦어질 것 같아 마음을 졸였다.

나는 축하 시낭송을 하기로 되어있는데 음악공연팀이 시간을 너무 많이 쓰는 것 같았다.

하긴 모처럼 깔아놓은 잔치마당에 풍악을 넉넉하게 울려야 하겠지만...

마음이 바쁜 나는 순서를 바꿔달라고 귀띔을 하여 낭송을 마친 후, 회장님께만 인사를 하고 행사장을 빠져나왔다.


이미 어둠이 스멀스멀 내리기 시작한 서울거리는 얼마나 막히고 복잡한지...  

"아이고야! 나는 서울에선 못살겠다"를 몇 번이나 되뇌며 아들과 웃었다.


기흥휴게소에서 저녁식사를 하고, 캄캄한 밤길을 달려 집으로 오면서, 모처럼 아들과 이런저런 사는 이야기를 오붓이 나눌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


밤 9시 반쯤 대문 앞에 이르니, 문간과 마당에 켜진 불빛이 따뜻하게 우리를 맞았다.

그리고 지붕 위로 열사흘 맑은 달이 금성을 거느리고 환하게 웃고 있었다.


옥정리 은성이 할머니의 서울 나들이! 무사히 마치고 돌아왔다.

 쉬기가 한결 편하고 공기의 결이 다르다.

역시 잽싸지 못하고 매사에 허술한 내가 살기에는 이곳 옥정리가 최고의 명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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