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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봄비전재복 Jan 01. 2024

* 그냥 오늘

  무탈한 오늘이 고맙다 (124)

*무탈한 오늘이 고맙다


한 해 동안 애썼다고, 새해를 잘 맞으라고 오고 가는 덕담들로 sns가 시끌시끌 분주하다.


언제나 찾아오는 아침과 저녁, 똑같은 24시간을 받는 하루일 뿐이지만, 우리는 새해라는 특별한 이름으로 의미를 붙이고 기념한다.


그런데 만일 이런 굵고 근사한 '새해'라는 매듭이 없었다면, 인생이라는 여정이 얼마나 팍팍하고 재미없었을까?


낮과 밤이 있어서 하루를 구분하니 얼마나 다행인지, 사계절이 있어 오감의 풍요를 맛봄이 얼마나 근사한지, 열두 달을 열심히 살면 한 해를 매듭짓고 새해를 받을 수 있으니 이 얼마나 고마운 일인가!


들떠서 무언가를 할만한 열정이야 진즉에 빠져나갔지만, 멀리서 함께 시간을 보내려고 찾아온 아들까지  식구를 보태서 저녁은 맛있게 외식을 하고 들어왔다.

밤에는 식구들이 다과상을 놓고 앉아 담소하며, TV에서 보여주는 송년잔치를 보았다.


각자 방으로 돌아간 뒤에도 남편과 나는 늦도록 TV를 시청하며 광화문과 보신각에서 새날을 맞이하는 사람들을 지켜보았다.

(너무 과식을 한 탓에 일찍 잠자리에 들 수 없었다.)



카운트다운이 시작되고 12시!

얼른 핸드폰으로 인증사진을 찍었더니 남편이 웃는다.


수고했다  2023년,

잘 부탁한다 2024년!


그리고 새해 아침, 해넘이 해맞이는 마음속으로만 하고 새날을 맞았다.


어제와 크게 다르지 않은 하루가 열렸다.

대문밖 우체통에서 한 사흘 쌓여있던 우편물을 들여와서 정리하고,  새로 받은 탁상용 달력과 걸이용 달력에 가족의 기념일을 적어서 이곳저곳에 거는 것으로 새해 첫날의 할 일을 마쳤다.


특별할 것 없는 그냥 오늘!

점심 먹고 떠난 아들이 무사히 제집에 도착했다는 전화를 했다.

저녁엔 밖에 나갔던 가족들이 무사히 귀가하고, 오늘 하루도 무탈하게 저물어감이 참으로 고맙고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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