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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봄비전재복 Dec 16. 2022

*나도 그렇게 말할 수 있겠다

    - 쓰담쓰담 나를 응원해(20)

                        

누군가 자신의 경험치와 잣대를 들이대며 충고를 하고 싶어 입이 간지럽다면

    "당신은 지금 완료형이 아닌

     현재 진행형을 살고 있는가?"

라고 묻고 싶다.

그러니 제발 참아주시라. 나는 아직 현재진행형으로 살고 있으니.


지옥의 불길을 헤치고 천신만고 끝에 살아 돌아온다면

 "어휴~ 그땐 정말 죽을 뻔 했지. 나보다 힘든 사람이 있었을라구?"

편하게 말할 수 있겠다.

아무리 어렵고 지랄 같은 시간도 지나고 나면 그땐 그랬지 편하게 말할 수 있을 테니까.

지나간 것은 시간이라는 프리즘을 통과하며 아름답게 채색되기도 하니까.



칠 십 몇 해를 끌고 온 육신은 낡은 흙담처럼 순하게 바스라지는데,

악착스레 죽지않고 살아서, 죽었나 하면 도져서 따끔거리는 못 된 기억의 뿌리를 나는 아직 도려내지 못했다.


내일이라는 시간을 자신있게 말 할 수 없는 나이에 도달하고 보니 맺힌 응어리들을 순하게 달래서 풀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죽기 전에 하고 싶은 일 중에 그 첫 번 째가 가족에게 받은 사랑에 감사하고, 가족에게서 받은 상처를 치유하고 용서하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누군가는 말하기를 받은 사랑에 감사하는 일도, 상처를 주고 받은 일도 만나서 마주 보며 풀라고 한다. 사랑을 되짚어 보는 일이야 그런다고 하지만, 상처를 되새기는 일은 그럴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깊숙싸안고 온 일, 입 밖에 내는 일은 더군다나 상처를 줬던 사람과 마주앉아 할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에둘러 상처를 도려내는 방법으로 내가 찾아낸 것이 뒤늦게 글로 쓰는 일이다. 치졸한 방법의  복수라고 해두자.

시답잖은 남의 얘기에 누가 무슨 관심이나 가질까만 다 제 맘 편하자고 하는 일이니 그냥 그런 줄 짐작하시라.

완료형이 되었을 때 나도 그렇게 말 할수는 있겠다.

"그래도 그때가 좋았나봐,  젊었으니까~"

하지만...!  다시는 돌아가고 싶지 않은 젊은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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