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의 갤러리(208)
조금 모자란 듯, 아귀가 맞지 않아 손길이 필요한, 아무리 용을 써도 서른 까지는 닿을 수 없는...
2월은 늦은 나이에 둔 막둥이 같이 애틋한 그런 달이다.
낡은 흙담벼락 같이 시나브로 무너져내리는 육신에, 듣도 보도 못한 병증들이 나타나 성가시게 한다.
작년 한 해 이른 봄부터 시작된 기침이 여름을 지나 초겨울까지 꿀단지인 양 들어붙어서 애를 먹였다. 조금 호전되다가 다시 도지곤 하여 천식이나 폐렴으로 자리 잡을까 노심초사했었다.
양방과 한방을 겸한 치료 덕분에 연말엔 겨우 기침이 잡혔다.
그런데 이번엔 약물중독으로 인한 피부트러블이 심각하다.
처음 종아리에 붉은 모래알을 뿌려놓은 것 같은 증상이 나타나더니 양쪽 팔에도 같은 증상이 나타났다. 벌겋게 좁쌀처럼 팔을 덮더니 가렵고 따끔거리며 열감이 느껴졌다.
문제는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소변보기가 힘들어졌다.
일체의 다른 약을 끊고 피부과 비뇨기과 치료를 받았다.
증상이 쉽게 나아지지 않아서 인터넷 등을 뒤져보니 내 증세와 같은 사례가 많이 올라와 있었다.
한방치료가 효과적이라는 추천이 있어서 용하다는 한의원을 물색하여 본격적으로 치료를 받기 시작했다.
첫날 상담을 받고 시침치료를 받았는데 얼추 50여 군데 침을 놓는 것 같았다.
면역력이 떨어지고 혈소판이 감소하면, 게다가 일정 약물이 일으키는 알레르기 증상이 이런 병증으로 나타난다고 했다.
가볍게 넘겨서는 안 되는 것이 신장을 공격하여 문제를 일으킬 수도 있으므로 집중적으로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했다.
안정과 휴식이 약이라고 했다.
운동도 독이 된다니 오래 서있거나 많이 걷는 것도 삼가라고 한다.
최대한 외출을 줄이고, 집안에서 놀고먹는다.
스마트폰과 스마트하게 놀며, 서툴지만 스케치북을 펼쳐놓고 혼자서도 잘 논다.
어설프지만 2월의 갤러리를 펼쳐본다.
2월이 닫히기 전 한두 점은 더 할 것 같다.
나 지금 잘하고 있는 것 맞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