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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봄비전재복 Jan 10. 2023

 *겨울눈(아린芽鱗)

     詩가 있는 풍경 (35)


*겨울눈(아린芽鱗)


보라! 저 눈보라와 강풍 앞에 나무들이 벗은 몸을 드러낸 채, 아린으로 추위를 견뎌내며 봄을 기다리고 있는 것을~


지난 해(2020~     ) - 우리는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와, 폭도처럼 날뛰는 자연재해에 호되게 두들겨 맞으며, 정신적 공황상태에

내몰렸다.  그러나 우리는 다시 일어설 것이다. 반드시 희망의 꽃을 피워낼 것이다.

멈춤과 성찰로 병의 근원을 읽어냈고, 함께 고통과 불편을 견딤으로 반성문을 썼다.  이만하면 충분히 벌책도 받지 않았을까?


잃어버린 일상을 되찾는 날이 하루 빨리 돌아오기를, 봄을 기다리는 나무들의 겨울눈이 되어 간절한 마음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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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겨울눈(아린芽鱗)/ 전재복



오롯이

혼자 견디는 중이다

뼛속까지 헤집는

극한의 바늘 끝

행여

신음소리 새나갈까

앙다문 입술


겹겹이 세운 송곳니로

깨물린 살점

진액으로 흘러

그대 향해 한 발짝

내딛는 중이다


그대 ,

찬란한 봄을 피우려

혼신의 힘을

쏟아 붓는 중이다


(*아린: 겨울눈을 감싸서 나중에 꽃이나 잎이 될 여린 부분을 보호하는 단단한 비늘조각)


#제5시집'개바파라기별' 에 수록된 글


아직은 아니다. 마스크로 가리고 그대와 나 사이 조금더 거리를 두고 긴장해야 할 때다.  저들은 더 악랄하게 몸을 바꿔 파고 든다지 않는가?

민낯으로  가뿐하게 맞이할 우리들의 날은 어디 쯤에 머물고 있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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