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정골 맛된장(242)
옥정마을 된장 내놓자마자 완판!
작년에 이어 올해도 한여름 무더위 속에서 건강한 콩을 고르고, 씻고 삶고 발효시키는 긴 기다림의 시간을 거쳐서 드디어 맛있고 건강한 된장을 내놓았다.
옥정마을 부녀회에서 추석을 즈음하여 옥정골 맛된장을 선보인 것이다.
내 가족이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참먹거리, 엄선된 재료와 한아름의 정성과 진득한 기다림의 시간을 버무려 만들어진 된장이다.
작년에는 소량이지만 고추장과 된장을 같이 만들었는데 올해는 한 가지 품목으로 된장만 만들었다.
젊은이가 없는 농촌마을은 세월 따라 점차 함께 늙어간다.
청년들은 도시로 나가고 마을을 지키는 사람들의 나이는 해를 더할수록 연로하고 숫자도 점점 줄어드니 어느 때부턴가 마을은 정적 속에 쌓여갔다.
우리 마을 옥정리는 숫자상으로는 스물아홉 가구이지만, 마을을 절단 낸 자동차 전용도로와 산업철도로 인해 띄엄띄엄 길게 늘어서 있는 집들,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 실제로 가끔이라도 얼굴을 볼 수 있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아이들 소리가 사라진 조용한 마을에는 몇 안 되는 주민들이 모여 얼굴 보고 이야기라도 나눌 공간조차 없다. 마을회관은 물론 경로당 한 칸도 없는 옥정 마을! 그나마 이장댁이 넓게 터를 잡아 무슨 일이 있으면 그곳을 회관처럼 이용한다.
부녀회를 만들고, 동아리활동을 시작하고, 침체된 마을의 정적을 깨뜨리기 시작한 것은 지금의 이충현이장과 이경희부녀회장 부부의 아낌없는 봉사와 베풂이 자리하고 있다.
정적이 깊게 자리한 마을, 노쇄해가는 마을을 의식 있는 몇 명이라도 나서서
깨우고 일으켜보자! 처음에 열 명으로 시작된 (60대 중반~80대) 마을 가꾸기 결사대(?)는 이렇게 뜻을 모았고, 우선 읍사무소와 시청의 지원을 받아 작은 체육공원을 만들어 꽃을 심고, 각자 자기 집 주변에 꽃을 심어 가꾸며 아름다운 마을, 깨끗한 마을을 만들기에 힘을 썼다.
작년부터 시작한 동아리활동으로는 된장, 고추장을 만들고 두부도 만들어서, 시에서 주관하는 행사장에서 옥정마을을 홍보하는데 적극 참여했고, 마을 주민들과 골고루 나눔도 했다.
또한 선진마을을 견학하고, 전문가에게서 지도를 받고, 옛것에만 머물지 않고 보다 건강하고 맛있는 맛을 찾아내려 애쓰고 있다.
마땅히 모일 장소가 없으니 이장님 댁 거실이 마을 회관이고, 그 집 주방과 널찍한 뒤뜰이 작업장이다.
다행히 제법 큰 저온창고와 컨테이너 창고가 있어서 시시 때때로 모여서 이야기를 하고 일을 하고 밥을 먹고 차를 마신다.
이렇게 작고 느리지만 조금씩 깨어나는 우리 마을 옥정리! 작년과 올해에 귀촌해 새로운 주민이 두 가구나 늘었으니 이 얼마나 힘이 되는 일인지!
올해는 135kg 콩으로 만든 맛된장이 내놓자마자 완판 (1kg 13,000원 , 2kg 25,000원)되었다 한다.
10월 18일 2차 된장을 소량 만들어낼 계획으로 지금 발효되어 가는 중이라고.
*(9월 27일 군산대학교 체육관에서 옥정골맛된장 맛보기선물도 나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