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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봄비전재복 Apr 05. 2023

*봄비 속에 떠나는 너

     쓰담쓰담 나를 응원해(62)

빗물에 젖은 앞뜰의 벚꽃


벚꽃의 한생은 너무 짧다.

어느 봄날, 밤하늘 수놓는 불꽃놀이처럼 사람들의 환호 속에 벚꽃은 핀다.

피어서는 길어야 한사흘~

이내 살 빛 꽃나비가 되어 나풀거리다가 눈 깜짝 할 새에 연분홍 꽃눈으로 꽃비로 쏟아져 내린다.


가도 가도 꽃길,  은파 호수길

기가 막힌 것은 약속이나 한듯 벚꽃이 피면 언제나 비가 내린다.

봄비가 내리고, 순하디 순한 꽃잎들은 저항없이 떨어져내려 연분홍 꽃자리가 질펀하다.

나는 왜 이토록  아름다운 꽃비를 맞으며 서럽도록 고운 꽃자리에 서면,

"가시리"를 소리내어 읊고 싶은지 모르겠다.



가시리 가시리잇고

바리고 가시리잇고

날러는 어찌 살라하고

바리고 가시리잇고

잡사와 두어리마나난

선하면 아니올세라

설은 님 보내옵나니

가시난 닷 됴셔오소서


어쩌자고 너는 지는 모습마저 곱더란 말이냐
봄비에 젖는 내 집 뜨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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