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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Jbenitora Jun 26. 2023

현업자가 보는 프리랜서 경영컨설턴트의 장단점

2022년도 시험에 합격한 37기 경영지도사들이 교육을 마치고 2023년부터 활동하고 있다. 울산지회에는 총 3명이 등록하였는데 20대 남성 2분, 30대 여성 1분이었다. 본인의 경쟁력에 따라 난이도가 다르지만 특히 젊은 분들에게 어려울 수 있는 컨설팅 시장에 들어온 젊은 지도사님들을 응원한다. 그분들께 도움이 될지 몰라 경영컨설턴트의 장단점을 정리해 본다. 


프리랜서로 활동하는 경영컨설턴트는 매번 이력서를 쓴다. 어떤 기관에서 어느 시기에 컨설턴트를 모집하는지 촉을 세우고 있어야 한다. 올해 모집 때 조건에 부합하지 않으면 내년에는 될 수 있도록 준비한다. 한번 이력서를 써서 입사를 하고 나면 퇴직하기 전까지 이력서를 쓸 필요가 없는 직장인과는 메커니즘이 다르다. 


이 직업은 변호사, 변리사, 회계사, 세무사, 노무사 등 한 분야라도 독점권을 가지고 있는 다른 자격증 소지자들과도 다르다. 경영지도사라는 자격증이 있긴 하지만 자격증이 없어도 누구나 컨설팅 업무를 할 수 있다. 자격증이 없는 사람은 경영지도사라는 말만 못 쓸 뿐이다. 2021년도에 경영. 기술지도사 독립법이 시행되면서 지도사들의 입지가 세워졌다고는 하지만 기술사 자격을 가진 사람들은 경영지도사 자격증을 별도로 따지 않아도 그와 동일한 자격을 부여받게 되었다. 이로 인해 기술사 하위 자격증처럼 인식되는 부작용을 피할 수 없게 되었다.


이 자격증을 관할하는 중소벤처기업부조차 경영지도사에 대한 처우를 올릴 생각이 없다. 2019년 2월에 발표된 그해 중소기업 컨설팅 지원 사업 공고에서 그런 의도를 읽을 수 있었다. 변호사 등 타자격자들은 전문자격증 종목에 들어있지만 경영지도사는 자격증 인정이 제외되었기 때문이다. 경영지도사들을 관리하고 그들이 역량을 올려 전문자격자로서 인정받도록 해야 할 주관부서에서도 찬밥 취급하는 자격증인 것이다. 이후 지도사들의 강력한 항의로 다시 전문 자격증에 포함을 하는 개정 공고가 뜨긴 했다. 자신이 실력과 경력을 갖추고 있다면 어렵게 시간 들여 자격증을 따지 않더라도 충분히 컨설팅 시장에 들어올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컨설턴트는 올해 하던 사업의 예산이 내년에 줄어들면 향후 해당 사업으로는 수익을 얻기 힘들다. 사업은 영속적일 수 없으니 꾸준한 수입을 위해서는 다양한 기관에 등록해야 하고 한 두 개 사업에 올인할 수 없다. 전문적인 지식과 트렌드 변화를 지속적으로 확장하고 익혀야 생명력을 이어갈 수 있다.


컨설턴트라는 직업은 해당 분야의 전문가라는 기본 인식이 있기 때문에 은퇴를 하거나 은퇴를 앞둔 나이대 분들이 많이 진입한다. 1, 2차 베이비붐 세대들이 진입해 있기 때문에 경쟁률이 높다. 내가 경영컨설팅 업계에 뛰어들 때는 경영지도사에 경영학석사, 관련분야 경력 10년 이상인 스펙으로 여러 군데 컨설턴트 풀(pool)에 들어갈 수 있었다. 그때도 사업에 따라 다르지만 최소 3대 1 정도의 경쟁률을 뚫어야 했는데 만약 2023년도에 같은 풀에 들어가려고 하면 2~3배 더 높은 경쟁률을 각오해야 한다.


앞서의 단점이 있다면 매력적인 장점도 존재한다. 한 곳의 컨설턴트로 위촉이 된다고 해도 다른 곳의 컨설턴트 활동을 할 수가 있다. 몇 개의 기관에 등록해 두고 일정을 조율하여 활동을 한다. 취미나 가족과의 시간 등 여러 활동들에 지장 없이 경력을 이어갈 수 있는 것이다.


그렇게 나를 찾는 곳이 많아지면 직장인들의 월급보다 많은 수입을 얻을 수 있다. 이름이 업계에 알려지면 알아서 위촉 전화가 온다. 정부 심사, 기업 평가 등 부수적인 일들도 들어온다. 이 쯤되면 매년마다 기관에 등록하려고 이력서를 고치고 또 고치는 일은 하지 않아도 된다. 가끔씩 기관에서 최신 프로필을 요청하면 업데이트해서 주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그간의 경험과 지식을 녹여서 책을 내고 블로그나 유튜브 활동으로 이름이 전국에 알려지게 되면 그때부터는 준(準) 연예인과 같은 시스템으로 움직이게 된다. 몸값이 오르고 책이나 블로그, 강의, 입소문 등을 통해 고객이 먼저 연락을 해온다. 그렇게 찾는 사람이 늘어나면 비서나 매니저로 불리는 개인 스케줄을 담당해 주는 사람을 두는 경우도 있다.


본인이 회사나 점포를 성공시켜 본 경험이 있고 이를 타인에게 이식시켰을 때도 성공시킬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다면 경영컨설턴트를 하길 권한다. 우리 업계에서 '수진자'라고 불리는 고객을 성공시켜 주면 소개를 통해서 다른 일들도 많이 받을 수 있다. 자신이라는 브랜드만 잘 가꾸고 실력을 유지하면서 고객을 늘여가면 정년도 없다.


컨설턴트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하는 나이는 30대 후반 혹은 40대 정도가 좋을 듯하다. 만나는 사람들이 50대 이상의 경영자일 경우가 많기 때문에 20대나 30대 초반의 컨설턴트가 들어갈 시장은 신규창업 정도로 제한적이다. 젊을 때부터 현장을 뛰어다니는 것보다 기업이나 단체에 속하여 시스템을 배우고 자신의 경험을 확장하는 것이 시작 후 오래가는 비결이다. 요즘은 퇴직을 하고 활동하시는 분이 많기 때문에 현장에서 오며 가며 만나는 컨설턴트들도 대부분 50대 중반 ~ 70대 초반이다. 너무 나이가 어리면 다른 컨설턴트와도 함께 일을 하기가 어려운 것이다.


나는 육아를 병행하는 컨설턴트이다. 둘째 핑계로 일을 많이 받지 않는다. 나와 비슷한 환경에서도 매년 억 단위로 버는 분들도 있지만 나는 그럴 자신이 없다. 돈을 벌기 위해서는 시간을 사용하지 않을 수 없고 그럼 아이와 함께하는 시간이 줄어든다. 성장에서 가장 중요한 시기를 함께 하는 것이 무엇보다 가치가 있다는 생각은 한동안 변함이 없을 것이다.


수입은 적을지라도 나의 경력은 지금도 계속 쌓이고 있다. 일주일에 두어 번 일을 하는 삶은 에너지를 뺏기보다는 활력을 준다. 끝이 있는 직장에 얽매이기보다 자유롭게 살고 싶은 중년들이나 아예 일에서 손 놓기보다는 사회와의 끈을 놓지 않고 싶어 하는 은퇴자분들께 나와 같은 여유로운 컨설턴트의 삶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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