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내 마음을 비웁니다.

by 천정은

직장 생활하면서 가장 어려운 게 마음을 비우는 일입니다.

야단 맞거나, 싫은 소리 들으면 그날은 하루 종일 신경이 날카로워집니다.

아무렇지 않게 비워내야 하는데 말입니다.

그 사람 얼굴 보기가 싫습니다.

내가 야단맞을 일도 아닌 걸 가지고 트집을 잡기 때문입니다.

한편으론 그래, 나 잘 되라고 한 말이겠지..라는 생각도 듭니다.

다만 이 생각이 들다가도 얼굴만 보면 설마,, 나 잘되라고 했을까?

저 사람이 그럴 리가 없어..

내가 만만해서 그런 거겠지..

자기 비유 안 맞춰 줘서 또 트집 잡겠지..

이런저런 생각으로 한주도 두통을 달고 살았습니다.

어느 순간 나를 위해서라도 마음을 비우자..라고 결심했습니다.

잔소리하면 네.. 다음부터 잘할게요.

그리고 다른 생각을 하기로 했습니다.

사실 그게 쉽지 않습니다.

지금도 연습 중이고요.

그래서 토요일은 직장에 대해 생각을 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마음을 비우는 연습을 하기로 말이죠.

처음에는 잘 때도, 집안일할 때도 한 번씩 생각이 납니다.

그럴 때마다 괴롭더라고요.

그래서 토요일은 내 마음을 비우는 날로 정했습니다.

마음을 비운다는 건 생각을 가볍게 하자는 의미입니다.

저는 무슨 일이 있으면 생각을 깊게 하는 편입니다.

과장이 왜 나한테 이런 말을 했을까?

어떤 의도였을까?

내가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이런 생각을 하다 보니 나만의 소설을 쓰게 됩니다.

상대는 그냥 던진 말인데 나에게는 상처가 된 것입니다.

그래서 나름의 소설을 쓰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가벼운 사람한테 내가 힘들게 상대할게 뭐가 있어?

나도 가볍게 넘겨주자..

이렇게 위로했습니다.

토요일은 그래서 나의 마음을 정리하는 시간입니다.

당신이 던진 말들 언젠가 당신도 똑같이 돌려받을 거야..

당신의 수준이 거기까지 인 거야..

강자한테 약하고, 약자한테 강한 척하는 당신 말이야.

당신은 나랑 수준이 달라..

나는 당신보다 더 큰 사람이 될 거야..

이런 생각을 하며 에너지 소비를 줄였습니다.

그리고 정리된 내 마음은 쓰레기통에 과감하게 던졌습니다.

마음을 비우고 나니 오늘은 홀가분합니다.

내 마음에 다른 걸 채워 넣기 위해 오늘은 독서를 합니다.

좋은 글귀 좋은 말을 차곡차곡 쌓고 글을 씁니다.

오늘은 내 마음이 가벼운 날입니다.

이런 날이 며칠 못 간다는 걸 알고 있습니다.

직장에 가면 나는 또다시 무거운 돌멩이를 가슴에 얹어야 한다는 걸 압니다.

다만 오늘 하루 가벼운 내 마음에 뿌리를 내려 봅니다.

누가 뭐래도 흔들리지 않을 나만의 깊은 뿌리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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