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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천정은 Oct 23. 2021

직장- 싫지만 사직서 안 낼 거면

-참을 인 세 번을 외치고 고고

   

직설적인 성격 탓에 손해를 많이 봤다.

할 말 하는 성격이라 참을성이라곤 턱없이 부족했다.

남의 문제까지 나서서 해결해주는 오지랖 때문에 나는 늘 손해를 봐야 했다.

직장생활에서 가장 큰 단점을 갖고 있던 나는 새로운 직장을 이직했을 때 참자. 참자. 참자를 외쳤다.

어쩜 직장이란 곳은 다 이렇게 비슷한지..

꼭 정의롭지 못한 사람은 어디에든 있었다.

가족이 운영하는 모 병원에 입사한 나의 첫날은 순조롭지 못했다.

시아버지가 병원장 시어머니가 행정부장 며느리가 의사 남편이 기획이사 더 나아가 총무과장, 원무과장 등 친척들이 한두 명씩 있었다.

그걸 모르고 입사한 나는 내 할 일만 하면 되지...라고 생각했다.

입사 첫날 시어니인 행정부장이 나를 부르더니 왜 인사하지 않냐고 뭐라 했다.

제가 오늘 첫 입사라... 죄송합니다.

라고 했더니 그래요,, 라며 마지못해 말했다.

나는 뭔가 찍혔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디를 가나 이런 사람은 존재했다.

상사한테 인사 한번 안 했다고 찍히고 (멀리서 오는 상사의 얼굴을 눈 나쁜 내가 먼저 알아보지 못해서 오해를 받았다.)

웃지 않아서 혼나고, 상냥하지 못해서 혼났다.

직장이라는 곳에서 이런 꼬투리 잡는 사람 한 명은 꼭 존재했다.

간호 부장이라는 사람은 목에 깁스를 하고 다니며 거기 김간호사, 이 간호사 호칭을 부르며 잔소리를 해댔고, 힘든 직장생활에 잔소리까지 덤으로 주었다.

몇 번의 이직을 해도 똑같은 사람은 존재한다.라는 걸 깨달은 나는 마음을 비우자.라고 생각을 바꿨다.

잔소리를 해대면 네...라고 대답을 해놓고선 속으로 웃기고 있네.. 라며 그 사람 말을 무시했다.

직장 생활 잘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남이 뭐라 하든 말든...이라는 무시를 하며 지냈다.

나의 아는 지인은 정말 그랬다.

내 욕을 해? 하든 말든..

관두면 안 볼 사람들인데..

뭐하러 신경 써?

승진을 못하면 안 하면 그만이지.

제2의 다른 걸 준비하면 되지..

영원한 직장도 아닌걸..

오히려 다른 일을 열심히 할 수 있는 계기가 된 거야..

모든 잔소리, 쓴소리를 아무렇지 않듯 무시하고 넘기는 내공을 보였다.

그런 지인을 보면서 속상하지 않아?라고 물었더니 응..

직장에서 자신의 존재는 언제든 대체되는 사람일 뿐이란다.

그런데 뭐하러 마음의 상처까지 받아가며 일을 하냐는 것이다.

그냥 그러려니.. 그러든 말든.. 그래서 뭐?라는 생각으로 산단다.

대신 제2의 자신의 노후를 위해 그림을 그리고 악기를 연주하고 열심히 운동 중이란다.

자신의 끼를 발휘하며 재능을 찾기 위해서 말이다.

직장생활 18년 동안 나는 몰랐다.

불의에 맞서 싸우고, 동지애를 외치고, 남의 눈치 보며 피곤하게 살았다.

결국 남는 건 내 마음의 상처뿐이었다.

이제는 나 역시도 노련해졌다.

그래서 뭐? 어쩌라고?

그리고 누가 뭐래도 참을 인 세 번을 외치고 대든다.

그게 나를 위한 현명한 방법이라는 걸 안다.

무리 속에서 안주하며 다 해줄 거 같던 선배들도 어느덧 내 뒤통수를 치더라.

줄 잘서라던 선배도 결국에 승진시험에서 떨어지더라.

남의 눈치 보며 직장 생활한 동료도 결국엔 상처만 안고 퇴사하더라.

나는 오늘도 나를 위해 남들이 뭐라 하든 상관하지 않는다.

그들이 뭐라 하든 말든...

내가 신경 쓰지 않으면 아무것도 아닌 문제다.

그러니 자신을 위해 그래서 어쩌라는 거야?라고 외쳐보자..

당당히 어깨를 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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