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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천정은 Oct 23. 2021

직장- 싫지만 사직서 안 낼 거면

-월급날로 버티는 인생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월급날만 손꼽아 기다린다.

스쳐 지나가는 통장일지라도 나의 기본적인 삶을 유지하게 해 주기 때문이다.

한때 돈이 행복의 전부가 아니라는 생각으로 살았다.

명품백 외제차 넓은 평수를 자랑하는 사람들을 가장 한심한 사람이라 치부하면서 말이다.

내심 자격지심이라 생각이 들기도 했다.

나이가 먹을수록 직장에서 생존을 하는 이유는 오로지 월급 하나뿐이었다.

자기 계발, 성장, 발전이라고 생각하기엔 배울 것이 별로 없다는 걸 느꼈다.

직장생활을 하다 보니 돈이 행복의 전부는 아니더라도 편리한 삶을 만들어 주는 원천은 맞는 듯했다.

종잣돈으로 아파트를 사고, 그 돈이 배가 되고, 그런 사람들의 소식이 들릴 때마다 나는 배가 아팠다.

돈이 인생의 전부가 아니라고 생각하며 살았는데 오히려 돈이 있는 사람이 큰소리치며 다녔다.

평범한 인생을 살지 마십시오.. 돈을 굴리세요.. 그러려면 종잣돈부터 모으세요.

이런 강의를 들으면서 삶의 회의감이 느껴졌다.

죽어라 일해서 번 월급은 생활비와 아이들 양육비로 다 나가고 종잣돈을 모으기엔 빈곤했다.

그런데 모든 강의에서는 직장생활을 하는 이유는 종잣돈을 모으고 그 돈을 굴리라는 말만 되풀이했다.

그리고 그걸 이룬 몇몇 성공한 사람들이 강의료를 받고 수업을 하며 해외여행을 다니는 멋진 삶을 보여줬다.

종잣돈... 그래 직장생활이 힘들더라도 버티자.

종잣돈이 라도 벌기 위해라도..

지금 직장인 18년 차 나는 오늘도 월급날을 손꼽아 기다린다.

물론 직장 일은 프로처럼 하면서 말이다.

다만 직장이라는 한 곳에 머무르지 않으려고 한다.

이 종잣돈을 모아서 나를 위해 투자도 하고, 발전도 하며 누구처럼 돈을 굴리는 게 현명한 방법이라는 걸 배웠다.

직장이 밥먹여준 다는 이유로 목매여 살기엔 숨이 막힌다.

보기 싫은 상사의 얼굴이 스트레스가 되고, 듣기 싫은 잔소리가 내 정신건강을 해친다.

그러니 직장이라는 곳은 종잣돈을 모으는, 나를 위해 투자할 자본을 모으는 곳으로만 생각하기로 했다.

집에 와서 직장이 생각나더라도 과감히 잊고, 얽매이지 않으려고 한다.

요즘은 직장이 아닌 부동산 책을 읽으며 열심히 공부 중이다.

내가 미쳐 알지 못했던 세계를 공부하면서 더 큰 그림을 그리는 중이다.

직장에 목매여 승진에만 눈멀었다면 나는 오늘도 온갖 아부와 애교로 하루를 보냈을지 모른다.

나는 일찌감치 승진보단 내 삶의 투자를 선택했다.

누군가 부장 과장 승진을 할 때 나는 건물주가 되어 있는 삶 말이다.

부장 과장도 언젠가는 직장에서 퇴사할 날이 온다.

그럴 때 나는 뒤에서 웃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월급날만 버티는 단 한 가지 이유는 나를 위한 투자금액을 만들기 위함이다.

이렇게 생각하니 누가 잔소리를 하든, 싫은 소리를 해도 무시가 되더라..

너는 너의 인생, 나는 나의 인생..

이렇게 쿨하게 생각하기로 했다.

오늘은 월급날이다.

30프로의 종잣돈을 떼서 부동산 강의를 듣고, 중고 자전거를 구입하고, 다른 투자처를 물색 중이다.

숨 쉴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직장에 목매지 않는 것임을 나는 잘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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