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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천정은 Oct 23. 2021

직장- 싫지만 사직서 안 낼 거면

-어디를 가도 밥맛 같은 사람은 있다.


직장인 18년 차..

몇 군데 이직을 했다.

이유는 간단했다.

밥맛 같은 사람 때문이었다.

일이야 어디든 비슷비슷했다.

힘들어봤자 8시간 동안 뛰다 보면 시간은 흘렀고, 견디다 보면 퇴근시간이었다.

어렵게만 보이던 일들도 시간이 가면 다 익숙해졌다.

다만 이상한 사람 몇몇은 시간이 지나도 변함이 없었다.

내가 내린 결론은 이직하는 이유는 이상한 사람 때문이다.

인성 쓰레기들은 어디를 가나 꼭 있었다.

나 역시 이기적인 사람 때문에 견디다 못해 사직서를 던졌다.

도대체 기본도 안 된 사람들이 내 상사라니.. 용납이 되지 않았다.

남들 다 열심히 일할 때 혼자서 컴퓨터 앞에서 옷 검색하지를 않나. 점심 메뉴나 생각하지를 않나..

뒤에서 이간질하지를 않나..

거기까지면 좋겠지만 아부하기 위해 출근한 사람처럼 하루 종일 윗사람 옆에서 싹싹 빌었다.

이런 사람들은 자기 발로 절대 나가지 않는다.

18년 동안 나는 인성 쓰레기인 사람을 몇몇 만났다.

화병이 나기도 하고 싸우기도 했지만 결론은 나만 손해였다.

그런 사람들은 줄도 잘 서서 위에서 끌어주는 사람도 많았다.

일만 열심히 해서는 절대 안 된다는 걸 나는 직장생활 동안 배웠다.

직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아부도 잘하고 줄도 잘서야 한다.

나는 이런 걸 못해서 지금까지 평직원으로 남아있다.

최근 간 직장에서도 수간호사에게 아부하는 사람 한 명 때문에 다들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수간호사라도 중립을 지켜야 하는데 자기에게 아부하는 사람에게 특혜를 줬다.

약속이 있다면 일찍 퇴근시켜줬고, 근무표도 가장 먼저 신청하도록 했다.

아래 직원들의 불만은 많았지만 입 밖으로 꺼내는 용기 있는 사람은 없었다.

그런 모습을 보면서 나는 어딜 가나 물 흐리는 사람은 꼭 한 명씩 있다는 걸 알았다.

뿐만 아니라 엉덩이도 무거워서 힘든 일은 손도 안 댄다며 욕을 해댔다.

여기서 누군가가 나서서 속 시원하게 말이라도 해주면 좋겠지만 다들 살아남기 위해 눈치만 본다.

나 역시 예전 같았다면 같이 해야죠..라고 할 텐데 지금의 18년 차인 나는 내가 나설 필요가 없다는 걸 알았다.

절대 변화하지 않는 조직과 사람들...

그냥 여유롭게 무시하기로 했다.

나를 위해서...

일하기 싫어서 안 하는 사람은 무시하면 되지..

얼마나 일하기 싫으면 아부를 하겠어..

그 사람은 그 사람이고 나는 나니깐..

다만 그 사람의 몫을 누군가는 나눠서 해야 하기에 짜증이 날 때도 있지만 웃으며 넘긴다.

뭐하러 출근하니?

나이만 처먹고 월급 축내지 말고 빨리 사 표 내고 집에 들어가라고 속으로 말한다.

그리고 과감히 그 사람에게 신경을 끈다.

물론 윗사람이 본보기가 되지 못할 때는 그 아래 물도 흐려진다는 걸 알아야 하는데 안타깝기만 했다.

언젠가는 흐려질 이 조직이 눈에 보였다.

우리는 알아야 한다.

직장인으로서의 기본적인 매너를 말이다.

나는 어떤 직장인인가?

나는 18년 동안 배웠다.

직장은 밥맛 같은 사람이 존재한다는 걸..

그러니 그런 사람은 무시하고 상종을 하지 않으면 된다는 걸..

괜한 감정 소비하며 마음 아파하지 말자는 걸..

그 사람이 한 명이 아니라면 다 무시하면 된다.

나는 내 일만 그냥 하면 된다.

그리고 그 사람이 뭐라 하거든 니나 잘하라고 따끔하게 충고하면 된다.

직장이라는 곳은 감정 소비하며 사는 곳이 아니다.

그러니 사표 내지 않을 끄으면 신경을 끄는 게 가장 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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