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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pellie Feb 09. 2020

[책] High Output Management

관리자분들께 권하고 싶은 책

책을 보면서 줄을 긋고 메모를 합니다. 읽는 순간 드는 생각들을 바로 메모하고 인상 깊은 문구를 표시합니다. 읽는 순간의 일종의 상호작용으로 만들어진 생각이란 휘발성이 강하다고 할까요. 솔직히 말하면 제가 금방 잊거나 놓치는 까닭이기도 합니다. 책을 읽다 보면 일종의 메시지처럼 책을 읽는 내내 남는 생각이 있곤 합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머릿속에 남은 생각은 이렇습니다.

"관리자라면 꼭 읽어보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한 책"

만일 이제 리더로서 발을 내딛고 있다면 리더로서 자신의 기준을 잡는 과정에서 도움이 될 수 있는 책으로 의견을 남기며 책 소개를 시작합니다.


도서명 : High Output Management 하이 아웃풋 매니지먼트

저   자 : 앤드루 S. 그로브

출판사 : 청림출판


"실무적인 관리자가 되는 게 좋을까요, 아니면 실무에는 관여하지 않는 관리자가 되는 게 나을까요?"(중략) 구체적으로 말하면 관리해야 할 직원에 따라 다르다. 만약 직원이 업무에 미숙하다면 직접 챙겨야 한다. 직원이 좀 더 숙달되면 업무를 위임하는 방식이 타당하다. p33

팀장과 팀원 목표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를 한 적이 있습니다. 주니어 팀원의 경우 목표설정에서 어느 정도의 개입이 필요합니다. '직원이 업무에 미숙하다면 직접 챙겨야' 하는 이유입니다. 여기에 한 가지 더 덧붙이자면 조직의 규모가 작을수록 관리자는 실무를 알고 필요한 경우 이를 이행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고 있어야 합니다. 팀장이 팀원에 대해 일종의 백업이 가능한 상태를 만들어 놓아야 함을 말합니다. 그 이유는 간단합니다. 관리자에게는 그가 팀원에게 "위임했다고 해도 그 일의 달성에 책임이 있기 때문 p103"입니다. 책은 이와 관련해 TRM을 이야기합니다. 업무관련 성숙도 Task-Relevent Maturity입니다. 책을 빌어 TRM은 아래와 같이 정의됩니다.

학력, 교육, 경험뿐만 아니라 '성취 지향의 정도'와 '책임지려는 자세'를 포함하는 개념 p231

   입니다. 만일 어느 정도의 조직 규모를 '작다'의 기준으로 삼을 수 있을까?라는 의문을 가진 분들을 위해 역시 책의 문구를 남깁니다.

경험상 관리 감독이 주 업무인 관리자 한 명은 여섯 명에서 여덟 명의 직원을 관리해야 한다. p110
선택 가능한 지표의 수는 무수히 많지만 그런 지표가 가치를 발휘하려면 당신은 특정한 운영 목표에 초점을 맞춘 지표를 선택해야 한다. p56

이에 대한 제 생각이 연결된 지점에는 KPI가 있습니다. 일전에 소개드린 데이비드 파멘터의 'KPI핵심성과지표의 개발과 활용'의 말을 빌면 '한 조직에 약 10개의 KRI, 최대 80개의 RI와 PI 그리고 약 10개의 KPI가 있는 것 p41'이라 말할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현재의 기업에서 100개의 PI/IR Pool을 만들어보려 시도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행정업무, 관리업무 등 '소프트한 업무 영역'의 생산성 향상을 위해 업무 단순화의 원리를 적용하는 것은 새로운 일이고 여전히 진전이 더디다. 우리가 극복해야 할 가장 큰 문제는 행정 및 관리 업무의 결과물이 무엇인지 정의하는 일이다. p79

굳이 OKRs를 언급하지 않아도 평가제도의 운영에 있어 '산출물'에 대한 이야기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정량평가가 안 되는 업무에서 평가의 객관성은 오래된 이슈이기도 하지요. 중요한 건 이들 활동을 통해 만들어내야 할 산출물이 무엇인가에 대해 우리가 생각만큼 잘 정의를 못한다는 점이기도 합니다. 심지어 왜곡되는 경우도 있지요. 제도의 실행이 아닌 제도의 보고에 초점을 맞추는 것과 같은 경우 말입니다.

의사결정은 어떤 의미에서 보면 직원에게 일을 위임한 다음에 업무의 과정을 모니터링하는 행위라 말할 수 있다. p104

따라서 의사결정을 해야 하는 관리자는 자신이 위임한 업무, 즉 실무에 대해 알고 있어야 합니다. 일을 알지 못하는 관리자는 그 업무에 대한 모니터링을 할 수 없고, 결론적으로 제대로 된 의사결정을 하기 어렵게 됩니다.

나는 가정에서나 직장에서나 일대일 면담을 적극 추천한다. p124

저는 회사에서 일대일 면담을 자주 합니다. 과거의 어느 분들은 여럿이 모이는 술자리에 인담이 참석해야 한다고 이야기하며 저를 나무라기도 했다지만 제가 일대일 면담을 고집하는 가장 큰 이유는 온전히 상대방에 집중할 수 있음에 있습니다. 상대방에 대한 집중을 통해 '상대방'을 이해하고 제 생각을 전달할 수 있습니다. 현재 기업에 인사팀장으로 자리를 옮기고 나서 가장 잘한 것이라 말하고 싶습니다.

계획을 수립하는 사람과 계획을 실행하는 사람이 따로 있다는 생각은 옳지 않다. 계획 담당자가 따로 있을 수 없다. 계획 수립은 조직의 미래성과에 영향을 미치며 엄청난 레버리지를 지닌, 관리업무의 핵심활동이다. 하지만 그런 레버리지는 계획 수립과 실행 간의 조화를 통해서만 이루어질 수 있다. p160

현재 기업에서 면접을 볼 때 일입니다. 기획과 운영 중 무엇을 선호하는가?라는 질문을 받았습니다. 이에 기획과 운영을 분리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못하다는 대답을 했습니다. '성과' 즉 결과물이 나오기 위해 기획과 운영은 하나로 연결되어야 하는 까닭입니다. '계획을 수립하는 사람과 계획을 실행하는 사람이 따로 있다는 생각'이 '옳지 않다'는 저자의 생각에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MBO의 기본 원리는 지극히 단순하다. '어디로 가는지 알지 못하면 그곳에 다다르지 못할 것이다.' 성공적인 MBO 시스템은 다음의 두 가지 질문을 충족시키면 된다.
1. 어디로 가길 원하는가 [이 질문의 답이 목표 objectives다.
2. 그곳에 도착했는지를 무엇을 보면 알 수 있는가? [이 질문의 답이 이정표 혹은 핵심 결과 key results다. p161

최근 국내의 모 기업에서 OKRs를 도입한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그 기업이 OKRs를 제대로 운영할 수 있을지에 조금은 의구심을 갖게 됩니다. OKRs와 MBO는 사실 서로 다른 것이 아닙니다. 같은 이야기를 하고 있지요. 다만 OKRs가 MBO를 보다 직관적으로 인식할 수 있도록 바꿔주었다고는 할 수 있을 겁니다. OKRs는 조직에 흐르는 일종의 맥락과 같습니다. 일을 중심으로 하는 맥락입니다. MBO를 버리고 OKRs를 도입한다는 말은 달리 말하면 MBO와 OKRs를 이해하지 못하고 있음을 이야기하는 것이라 말할 수 있습니다.

OKRs에 관한 여느 책들보다 본 책의 목표를 통한 관리의 내용을 본다면 어쩌면 OKRs를 보다 더 잘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규칙이 바뀌는 속도보다 환경이 더 빨리 변화하거나, 일련의 상황이 아주 모호하고 불명확해져서 모든 가능성을 고려해야 하는 당사자들 간의 계약이 엄청나게 복잡해지면, 문화적 가치관에 기반을 둔 방식의 통제가 필요하다. p201

오늘날 우리가 '조직문화'를 이야기하는 이유라 할 수 있을 겁니다. 이러한 조직문화는 '그것들 - 공통적인 가치관, 공동목표, 공동 수단을 공유하고 믿는 것과 같은 -은 서로가 공통적인 경험을 풍부하게 공유해야만 생겨날 수 있습니다. p202' 따라서 조직문화는 시간을 필요로 하고 '공통의' '공동의' 일종의 신뢰가 기반이 되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 무엇이 필요한가에 대해 단답형의 답을 할 수는 없겠지만 리더가 일종의 일관성을 갖추어야 한다는 것, HR제도가 최소한의 기준으로 일관성을 유지해야 한다는 것을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책은 강력한 기업문화를 지닌 조직을 위해 '잘 정의된 직무 p205'를 이야기합니다. 사견임을 빌어 국내 기업들이 가장 제대로 하지 못하는 영역이기도 합니다. '잘 정의된 직무'가 무엇인가에 대해 사견을 더하면 여기까지가 A직무다 가 아니라 A직무와 B직무의 연결성에 대해 실무자가 이해하고 있고 그 연결성을 통한 부가가치를 통해 만들어내고자 하는 '성과'가 무엇인가에 대해 이해할 수 있게 하는 것이라 말하고 싶습니다.


줄을 그으며 책을 봅니다. 한두 장 넘기기 무섭게 읽으며 남긴 밑줄들이 눈에 들어옵니다. 무언가 남은 게 많다는 의미겠지요. 책에 인용된 어느 권투선수의 인터뷰 기사에서 '권투선수'를 '인담'으로 바꾸어 소개드리며 책 소개를 마무리합니다.

조는 돈의 유혹을 거부하지는 않는다. "아무 대가 없이 일하려는 사람이 있나요?" 하지만 그에겐 돈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 "저는 스타가 되고 싶지는 않아요. 유명해지고 싶지 않아요. 하지만 저는 인담이고 싶습니다. 그것이 제 자신이니까요. 이보다 단순한 이유가 있나요? p227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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