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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pellie Jun 20. 2020

누군가를 돕는다는 것

상대방을 이해하는 것에서 시작하기

HR이라는 일을 하면서 항상 좋은 사람이 되겠다는 생각을 하지 않습니다. 사실 적당히 좋은 사람의 이미지를 갖추면 여러 의미에서 좀더 편해질 수도 있겠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나'를 기준으로 보는 '이익'의 관점을 가지고 있는 까닭입니다. 누군가에게 좋은 사람이 되겠다는 생각 대신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합니다. 이런 생각을 처음 했던 건 아마도 대학시절 공부방 선생님 활동을 할 때였겠지요. 아이들이 있었고, 아이들의 웃는 얼굴이 있었고, 그 모습에 덩달아 즐거워하는 제가 있었습니다. HR을 만나고 제가 HR에 몰입하게 된 이유이기도 합니다. 원해서 시작한 건 아니지만 HR을 알아가면서 도움이 되는 사람이라는 의미와 일을 연결하기 시작했지요. 대단하지 않은 사람으로서 '나'를 알게 되었고 제가 할 수 있는 영역의 한계를 알게 되었고 그 한계 안에서 제가 무엇을 할 수 있을지를 생각하게 됩니다. 


도움을 준다는 것은 위험할 수도 있다

사실 누군가에게 도움을 준다는 건 매우 위험한 일일 수도 있습니다. 대체 내가 무엇을 얼마나 알고 있다고 다른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겠다고 말하는가? 라는 이야기입니다. 이는 자칫 틀어지면 어김없는 꼰대가 되기도 합니다. "다 너 잘되라고 하는 소리야"라는 말처럼 말이죠. 이에서 벗어나기 위해 우리가 도움을 주기 위해서 우선 도움을 줄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물질적으로 풍요하다면 물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겠지만 짐작하시다시피 제가 이야기하는 도움이란 그 외적인 부분에 더 가깝기에 도움을 주고자 한다면 스스로를 돌아보는 과정이 계속되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 필요한 것 내지 가장 중요하고 좋은 도구는 '배움'입니다.


행위 자체보다 행위를 유발하는 원인을 본다

제 자신의 부족함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다고 생각하기에 누군가에게 제 생각을 가르치는 대신 제 경험을 공유하려 노력합니다. 물론 그 공유의 방식이 제가 하는 말과 글, 행동이기에 주관적 요소가 온전히 배제되긴 어려울 수 있지만요. 그리고 도움이 될 만한 작은 시도들을 해보려 노력합니다. 그 시도들 중 하나가 책을 선물하는 일입니다. 시중에서 베스트 셀러라고 말하는 책을 선물하지는 않습니다. 대신 제가 읽었던 책들 중에서 기억하고 있는 책들 중 어느 상황에서 생각나는 책을 선물합니다. 무작정 좋은 사람이 되기 위해 있어보이는 책을 선물하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와 대화를 하다가 상대방의 입장에서 어려워하는 부분을 느꼈을 때 제가 읽었던 책들 중 그 책이 상대방에게 도움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을 때 책을 선물하는 방식입니다. 제가 선물한 책을 누군가는 읽고 작은 무언가를 얻었을 수도 있고, 다른 누군가는 방안의 어딘가에 두고 보고만 있을 수도 있으나 그건 제가 관여할 영역은 아니겠죠. 


HR을 하면서 알게 된 한 가지

우리는 어릴 적부터 '경쟁'이라는 걸 배웠습니다. 남들보다 더 잘해야 하고, 그래서 학교에선 상위권에 있어야 하고, 누군가보다 더 위에 있음을 당연한 미덕인 것으로 인식해왔습니다. 석차가 떨어지면 혼이 나기도 했고(이 부분에서 우리 부모님은 공부로 혼을 내신 적이 없습니다. 늘 감사하는 부분입니다), 중학교 3학년 담임선생님처럼 공공연하게 우리를 공부를 못한다며 무시하기도 했지요. HR을 하면서 알게 된 한 가지는 그 '경쟁'이라는 것이 적어도 오늘날에는 맞지 않다는 점입니다. 하나의 조직이 팀으로서 움직이려면 팀 내에서는 경쟁이 아닌 협력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기업이라는 조직을 하나의 팀, 즉 One Team으로 이해한다면 역시 같은 원리가 적용되어야 합니다. HR은 그러한 협력이 이루어질 수 있는 제도적 환경을 만드는 과정에서 기여가 필요하겠죠. 남을 어떤 방식으로든 눌러서 밟고 올라섰던 기존의 생각이 바뀔 필요가 있습니다. 이렇게 경쟁에서 협력으로사고의 전환이 이루어지기 위해 '나'가 아닌 '남'을 중심으로 생각하는 문화가 필요합니다. 남의 눈치를 보는 것이 아니라 남이 하는 다른 생각을 이해하고자 노력하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일에 대한 철학

HR을 하면서 제 방향성은 구성원을 향해 있습니다. 단순히 구성원에 대해 좋은 사람이 되고 싶다가 아니라 구성원이 일을 제대로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HR이 해야 할 역할을 고민한다고 말합니다. 구성원이 제대로 일을 한다는 건 기업 역시 성과를 만들어내고 있음으로 이어질 수 있는 까닭입니다. 단순히 복지제도를 늘리고 고충을 들어주는 것이 아니라 사람과 조직과 직무의 조화로움을 만드는 과정인 셈입니다. 도움이라는 철학이 HR이라는 일에 반영되는 과정이라 할 수 있습니다. 


좋은 사람 vs. 도움이 되는 사람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된다는 건 어쩌면 멋진 일처럼 보일지도 모릅니다. 혹자는 그런 자신이 다른 이들에게 좋은 사람으로 인정받거나 훌륭한 사람으로 추앙(?)받기를 바랄지도 모릅니다. 제가 이야기하는 도움은 이러한 경우와는 성격이 다르다고 이야기드리고 싶습니다. 혹자의 유형들에서 도움이란 그 방향성이 상대방이 아닌 자신을 향해 있는 까닭입니다. 그래서 좋은 사람이 되는 것과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는 것은 조금 다른 이야기라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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