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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pellie Dec 13. 2020

자율성에 대하여

코로나 시대에 더 중요해진

코로나로 등교를 하지 않는 자녀를 둔 동료분과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습니다. HR을 하는 분이 아니신데 대화 중에 자녀들 이야기를 하면서 '자기주도학습'이 중요하다는 말을 합니다. HR입장에서 그리 낯선 단어는 아니죠. 개인적으로는 자기주도학습을 처음 만난 건 2008년이었던 듯합니다. 이동한 회사에서 마침 컨설팅을 받고 평가제도와 교육체계 변경을 하고 있는 상황이었지요. 엄밀히 말하면 자기주도학습이라기 보다는 조금은 강제성이 포함되어 있긴 했으나 그 운영이나 결과가 그리 나쁘지는 않았다는 생각을 합니다. 시작은 다소의 강제성이 있다고 할 수 있겠으나 그 운영 과정에서 교육담당자와 회사의 CoP 활동에 대한 지속적인 지원이 있었고 결과발표에 있어서도 결과물을 만들어내지 못한 경우에도 모두 발표를 진행하도록 하면서 그때는 사용하지 않았지만 오늘날 이야기하는 '성찰'의 개념을 자연스럽게 녹여냈기 때문입니다. 


자기주도학습은 아이들의 공부에만 국한되는 개념은 아닐 듯합니다. 일전에 재택근무를 처음 시행한 기업의 어느 인담분과 이야기를 하면서 들었던 이야기가 강하게 제 머릿속에 남아있습니다. 누군가에 의해 강제로 근무장소가 정해지고 근무시간이 정해지고 심지어 그 근무시간과 근무장소에 대해 일종의 눈치를 보게 되는 장소에서의 모습과 이러한 부분들이 없어지고 오히려 자신에게 편한 공간에서 일을 마주하면서 느슨해진 모습과 그렇지 않은 모습들이 나타난다고 할까요. 재택근무를 하고 보니 일을 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이 보인다는 어느 담당자분의 말이 의미있게 들리는 이유입니다.   


일전에 코로나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코로나가 우리의 삶에서 새로운 것을 만들었다기보다는 그동안 이어져 온 흐름을 가속화하는 것으로 이야기를 드린 적이 있습니다. 자율성도 그렇습니다. 과거처럼 근무장소와 근무시간을 통제하고 주 52h을 하니 출퇴근 시간을 관리하고 담배피고 차마시는 시간을 관리하고 연장근로시간을 관리하여 누군가의 일을 통제하는 것에서 벗어나 스스로 일하고 스스로 통제하고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인재가 될 것을 시간의 흐름은 우리들에게 요구하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기 말씀드린 것처럼 코로나는 그러한 흐름을 더욱 가속화했을 뿐입니다. 이는 일전에 소개드렸던 "오늘날의 근로자 형식이 미래에는 프리랜서로 전환될 것"이라는 말과 그 맥을 같이 합니다. 


자율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비단 어느 일방의 행위만으로는 완성되기 어렵습니다. 간혹 인사제도를 이야기하면서 하는 이야기가 있지요. 자율성도 인사제도도 그렇습니다. 

인사제도는 기업 구성원의 이해와 참여를 통해 비로소 완성된 형태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이를 위해 정보는 공유되어야 하고, 사람에 대한 가장 기본은 신뢰가 되어야 합니다. 물론 그 기본가정을 악용하여 상대방의 신뢰를 무너뜨리는 경우가 발생하면 분명한 action이 필요할 겁니다. 이러한 왜곡된 행위를 확인하기 위해 우리는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활용했던 지난 시간에서 벗어나 일의 산출물을 활용할 필요가 있습니다. 산출물을 기반으로 그 자율성이 온전히 발현되고 있는지를 판단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보다 일에 대한 전문성을 높일 필요가 있습니다. 산출물을 달리 표현하면 RI(Results Indicator)로 표현할 수 있습니다. 특정 시점의 상태 내지 모습이지요. 그 산출물의 적정성에 대해 그 산출물을 만들어내는데 필요한 자원(시간, 인원, 기타 자원 등을 포함하는 개념으로서 자원)에 대해 산출물을 통해 이해할 수 있는 전문성을 갖출 필요가 있습니다. 


정보가 공유되어야 함은 산출물에 대한 공유와 합의가 되어 있음을 말합니다. 산출물을 어떻게 만들 것인가를 통제하는 것이 아니라 그 산출물이 왜 필요한지, 어떤 가치를 가지는지,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지에 대한 생각을 공유하고 하나의 일치점을 만드는 과정입니다. 근무시간이나 근무장소와 같이 외적인 요소들로 일을 통제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 일을 바라보고 통제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는 우리들에게 일에 있어 전문성을 갖출 것을 요구하고 있기도 합니다. 


일요일 아침 조금은 늦잠을 잤습니다. 세상은 하얗게 눈이 덮었고, 동료가 보내 준 사진 한 장에는 그 친구가 키우는 강아지가 눈 덮인 세상을 바라보는 모습이 담겨 있습니다. 그리고 뉴스에서는 코로나 확진자가 최고치를 넘어섰다는 이야기가 들려옵니다.


인사제도는 기업 구성원의 이해와 참여를 통해 비로소 완성됩니다. 국가의 제도들도 이와 다르지 않지요. 코로나에 대한 우리들의 이해와 참여로 조금 더 서로가 서로에게 조심하는, 그래서 지금의 상황이 하루빨리 나아지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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