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lf Insight를 위한 질문 조합 = 왜 일할까+이러면 어떨까
제가 좋아하는 TED 영상 중 Randall Munroe의 "Comics that ask "what if?"라는 영상이 있습니다. 이미 본 영상이지만 종종 반복해서 보기도 합니다. 아직 읽어보진 않았지만 번역된 책이 있기에 최근 구매를 하기도 했습니다. 조만간 리뷰를 올리겠지요. 책과 관련해 아쉬운 점이 있다면 번역된 책의 제목을 "위험한 과학책"이 아닌 "이러면 어떨까?"로 했다면 하는 아쉬움입니다. "위험한 과학책"과 "이러면 어떨까?"가 우리말로 주는 어감이 조금 다르다는 생각입니다.
책에서 그는 야구공을 빛의 속도로 던진다면? 이라거나 스타워즈에 나오는 요다의 포스로 스마트 카 충전이 가능할까? 지구 상 모든 사람이 한 곳에 모여 동시에 점프를 하면 어떻게 될까? 와 같은 다소 황당하다고 느낄 법한 질문들에 대해 수학과 과학적 지식과 원리를 이용하여 설명합니다. 황당한 질문에 대한 진지한 답변이라고 할까요? 실제 TED 영상 속의 Randall Munroe가 말을 하는 모습을 보면 사뭇 진지한 느낌이 있습니다.
HR과 What if
기성의 HR을 경험하면서 늘 저는 제가 하는 HR과 그 HR을 하고 있는 저에 대해서 '이러면 어떨까?'라는 질문을 던져보곤 합니다. 이 질문은 우리들이 우리가 가진 경험에 갇히지 않고 경험을 재료로 활용할 수 있는 사람으로 만들어주기도 합니다. 개인적으로 늘 신기하게 생각하는 게 사람이 가진 생각하는 능력입니다. 무언가 실마리가 제공되면 그 실마리의 꼬리에 꼬리를 물어 생각이 전개되는 놀라운 능력입니다. 이러한 능력이 발휘되기 위해 개인적으로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2가지 요건이 있습니다. 긍정적인 사고 방향성을 가질 것, 그리고 사후책임(responsibility)에서 벗어나 사전책임(accountability)를 갖는 것입니다.
긍정적 사고 방향성을 가질 것
'이러면 어떨까?'라는 질문은 기존에 우리가 해본 적 없는 생각을 구체화하기 위한 질문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는 때로는 우리들이 가진 경험을 무너뜨리는 결과로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 한편으로는 자신의 경험이 무너진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달리 생각해보면 우리의 경험을 확장시키는 기회라 생각할 수도 있을 겁니다. '이러면 어떨까?'라는 질문은 '과거에 우리는 이렇게 했는데 이걸 이렇게 바꿔보면 어떨까?'라는 의미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이러면 어떨까?'를 생각하는 데 있어 우리가 가지고 있는 지난 경험이 그 생각을 하는 데 있어 좋은 재료가 될 수 있음을 말합니다. 학교에서 논문을 작성할 때 기존 문헌을 읽어보고 그들을 참고하여 새로운 아이디어와 논리, 방법론, 결과를 제시할 수 있는 것처럼 말이죠.
사후책임(responsibility) 대신 사전책임(accountability)으로
사후책임은 일의 수행 이후에 나타난 결과에 대한 책임을, 사전책임은 우리가 일을 하는 이유 내지 일을 통해 궁극적으로 달성하고자 하는 목표로서 상태를 말합니다. 우리가 사후책임에 집중하고 있다면 어쩌면 우리는 '이러면 어떨까?'라는 질문을 스스로 던지기 어려울 겁니다. 이러면 어떨까? 는 우리가 해본 적 없는 미지의 세계를 우리의 생각을 통해 만들어가는 과정에 가깝습니다. '이러면 어떨까'라는 질문을 우리 스스로 항상 간직하고 할 수 있기 위해 우리는 사전책임에 대한 고민을 가질 필요가 있습니다. 사전책임은 개인적으로는 올바른 일을 추구하는 것이라 말하기도 합니다. 이는 올바른 일로서 우리들이 가져야 할 목표를 설정하고 그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방법론에서 현실을 고려하는 방식으로 제가 OKR을 이해하는 방식이기도 합니다.
변화 촉진자로서 HR
이제는 나름 고전이라 말할 수 있는 Dave Ulrich의 HR champions라는 책이 있습니다. 책에서는 HR의 역할로 4개의 역할을 제시하고 이들 역할을 균형 있게 달성하는 상태로서 HR Champion이 되어야 한다는 말을 합니다. 저를 포함해 기존의 HR을 수행해온 우리들은 이 4개의 역할 중에서도 변화 촉진자로서 역할에 있어 많은 아쉬움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어쩌면 과거 어느 시점까지는 우리들에게 굳이 변화 촉진자가 되어야 할 필요성이 없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며 우리는 어느 순간 outdated 된 모습을 갖추고 있는 건 아닐까 생각을 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변화라는 건 기존에 없던 새로운 것을 만드는 것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 생각합니다. 사전책임을 기준으로 기존의 경험을 인식하고 이 둘 사이의 거리를 좁히기 위해 현재 우리가 할 수 있는 & 해야 하는 일을 생각하고 조금씩 실행함으로써 우리는 '변화'라는 단어가 무언가 거창한 것이 아니라 일상적인 것이 될 수 있도록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간혹 소개드렸던 군대 이야기가 있습니다. 일병시절 점호준비 과정에서 군화를 닦고 있다가 정강이 조인트를 까였던 경험입니다. 그 경험을 마주했을 때 만일 그 경험이 불합리하다고 생각했다면 우리가 그 위치가 되었을 때 우리 스스로 그 불합리함을 만들어내지 않는다면 그것이 더 이상 당연한 것으로 다음으로 전해지지 않을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겁니다.
과거 같이 일했던 어느 동료는 저에게 '이상하다'라는 말을 건넸습니다. 자신이 보아왔던 기존의 HR과는 다소 다르다는 이야기였습니다. 또 어떤 분은 저에게 '틀렸다'는 말을 하기도 했습니다. 그가 가지고 있는 기존의 경험에 비추어 보면 다르다는 이야기였습니다. 그 '이상함'이나 '틀림'을 마주했을 때 제가 당황하지 않고 제 생각을 이어갈 수 있었던 건 역시나 경험이었습니다. 공교롭게도 그분들이 가지고 있는 HR에 대한 경험과 다르지 않는 경험입니다. 그분들이 가지고 있는 HR에 대한 경험을 저 역시나 갖고 있고 이해하기에 그분들의 HR에 대한 반응을 이해할 수 있고, 그 경험을 이해하고 있기에 지금은 다르게 할 필요가 있다고 이야기할 수 있음을 말합니다. 중요한 건 경험을 정답으로 받아들일 것인지, 생각을 위한 재료로 활용할 것인지에 있습니다. 만일 우리가 경험을 생각을 위한 재료로 활용하고자 한다면 '이러면 어떨까?'라는 질문은 우리들에게 매우 강력한 자극과 동시에 재미를 가져다줄 수 있는 강력한 질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나모리 가즈오의 '왜 일하는가?'라는 책이 있습니다. 역시나 고전에 해당될 법한 책입니다. 왜 일하는가?라는 질문은 앞서 사용한 표현으로 보면 '사전책임'에 가까운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다소 먼 미래의 장기적인 모습이라 할 수 있습니다. '왜 일하는가?'라는 질문에 '이러면 어떨까?'를 추가해보려 합니다.
Self insight를 위한 질문 조합 = 왜 일하는가? + 이러면 어떨까?
Self Insight를 위한 질문 조합
'왜 일하는가'와 '이러면 어떨까?'
우리가 경험을 기반으로 흐름을 이해하고 일상 속에서 변화를 만들어가며 올바른 일의 모습을 만들어가는 역할을 수행하는 데 있어 제법 좋은 & 강력한 질문 조합이 될 수 있지 않을까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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