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중심 조직과 시스템 중심 조직
경험상 사람의 인식 형성에 영향을 주는 경우를 생각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1. 대화의 과정
HR과의 대화일 수도 있고 상급자와의 대화일 수도 있습니다. 혹은 대표이사와 같이 경영진과의 대화가 될 수도 있습니다. 구성원의 목소리를 듣겠다며 만든 자리에서 "그런 이야기는 하면 안 된다"라고 판단을 하게 되면 외형은 대화를 위함이지만 실제 전달되는 메시지는 대화를 할 생각이 없다가 될 겁니다. 구성원의 말이 이해가 안 된다며 말을 중간에 자르거나 구성원의 말을 틀린 것으로 규정하는 경우도 그렇겠지요. 만일 평소의 말이나 행동이 지속적으로 구성원들이 자신보다 모르고 낮은 존재라 생각하는 메시지를 주고 있었다면 외형상의 대화를 위한 도구로서 제도들은 그 외형과 다른 인식의 형성으로 이어지게 할 겁니다.
2. 관찰의 과정
관찰의 과정은 조직 내에서 일어나는 크고 작은 일들을 주변인으로서 바라보고 간접 경험하면서 인식을 형성하는 과정입니다. 사소한 예로 과거 회사 행사를 하면서 특정 미션을 달성한 분들에게 일종의 행운권을 주고 추첨을 통해 상품을 제공한 적이 있습니다. 일부는 특정 미션을 달성하지 못했지만 HR에 와서 줄 수 있냐고 물었지요. 만일 제가 그 상황에서 행운권을 미션을 달성하지 못한 구성원에게 지급했다면 어땠을까요? 누군가는 굳이 미션을 달성하기보다 HR이나 경영진에 잘 보이자는 인식을 가지게 되지 않을까요? 늦게까지 술을 먹고 늦게 출근하는 직원을 보고 아무도 주의나 제재를 하지 않는다면, 그런데 다른 직원들에게는 하지 말라고 이야기를 한다면 어떨까요?
이렇게 보면 시스템이란 결국 사람으로 연결된다 할 수 있습니다. 한 가지 차이점이 있다면 특정 사람을 기준으로 조직이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복수의 사람들이 연결되어 조직이 움직인다는 점일 겁니다. 사람 중심 조직은 특정 소수의 사람을 중심으로 조직이 움직이지만 시스템 중심 조직에서는 다수의 생각이 연결되어 조직이 움직입니다. 물론 시스템 중심 조직에서도 기준점이 되는 역할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건 그 역할이 옳고 그름을 판단하고 판사봉을 두드리는 역할이 아니라 연결자로서 역할이라는 점이 아닐까 싶습니다. 제가 제도를 이야기하며 궁극적으로는 제도가 없어도 되는 상태를 추구하는 것이라 말하는 것과 같은 역할입니다.
이런 관점에서 사람 중심 조직과 시스템 중심 조직을 일전에 HR을 이야기하며 소개드렸던 그림으로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이 표현할 수 있을 겁니다.
우리 조직은 어떤 모습이고 어떤 모습을 지향하고 있을까요?
생각할 질문으로 남깁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