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식적인 백수 1주 차를 만나고 있습니다. 삶이란 늘 계획한 대로 흘러가지 않는다는 것, 특히 스타트업이라는 세상에서 내가 좋아하는 HR이라는 일을 해보겠다고 마음먹고 도전한 것은 그 계획대로 진행할 수 있는 확률을 더욱 낮춘다는 것을 다시금 생각해 보는 시간입니다. 그럼에도 여전히 나름의 앞으로의 시간을 그려보고 있는 건 어쩌면 조금은 바보스러운 듯도 하지만 언제나 그렇듯 세상은 우리들의 의지에 의한 1%와 우리들의 의지와 무관한 99%로 이루어진다는 걸 생각해 보면 지금의 바보스러운(?) 계획은 우리들의 의지에 의한 1%를 1.1% 혹은 1.2%, 아주 도전적으로 욕심을 내본다면 2% 정도로 높이려는 몸부림이 아닐까 싶습니다.
HR을 기준으로 17년이 조금 넘는 시간을 보내면서 경영 관점에서 중요하게 강조되었던 것으로 One Team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기업이라는 조직은 하나의 유기체이다 라는 말도 이와 비슷한 맥락이라 할 수 있습니다. 공동의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공동체로서 기업을 강조하는 용도로 사용되기도 합니다.
기업이라는 조직이 'One Team'으로 움직이는 것은 분명 중요한 일입니다. 흔한 비유로 줄다리기를 할 때 힘이 좋은 사람들이 우리 편에 있다 하더라도 이들의 힘이 한 방향으로 정렬되지 않는다면 그 승패는 달라질 수 있을 겁니다. 오히려 힘이 좋은 사람들이 서로 다른 방향으로 당기는 경우 최악의 상황이 될 수도 있을 겁니다.
One Team이 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요? 경영진의 지시에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조직이라면 one team이라 말할 수 있을까요? 사람마다 one team을 정의하는 방식은 다르겠지만 개인적으로 one team을 정의한다면 다음과 같이 이야기를 합니다.
기업의 가치를 창출하는 데 정렬되어 있는 조직
이는 기본적으로 경영이라는 활동의 목적과 연결됩니다.
경험상 "One Team"을 강조하는 방식은 대부분 사람들, 특히 구성원들을 향하는 경영진의 외침의 형태로 이루어지고 있었습니다. 이는 "One Team"으로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는 이유를 '사람'으로부터 찾는 모습으로 이어지게 하곤 합니다. 이러한 모습이 반복되면 이는 조직 내 신뢰의 문제로 연결되기도 합니다. 이는 One Team을 만들고 싶다는 경영진의 바람과는 더 멀어지는 조직의 모습으로 이어지게 만들 겁니다. 또한 한 발 더 나아갈 경우 이러한 강조는 자칫 One Team이 안 되는 이유가 구성원에게 있다는 메시지를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역효과를 높일 가능성을 더욱 높이게 될 겁니다.
One Team을 만드는 건 단순히 one team이 되어야 한다고 말과 표어로 강조하는 것으로 해결할 수 없습니다. 오히려 구성원에게 말로 one team을 반복적으로 강조하는 건 다른 모습으로 연결될 수도 있습니다. 경영진이 이야기하는 one team이 그냥 하는 말로 인식되거나 '지겹다' 혹은 '리더 자신도 안 하면서'와 같은 부정적인 인식으로 연결될 수 있음을 말합니다. 우리가 흔히 하는 "좋은 말도 반복되면 잔소리다"라는 말을 되새겨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One Team을 강조하는 대신 만들어가는 방식으로 우리는 "일 하는 방식으로서 성과관리 제도"와 "소통"이라는 두 가지 도구를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일 하는 방식으로서 성과관리제도는 기업이 경영이라는 활동을 통해 가치를 창출하는 데 있어 가장 효율적이고 효과적인 방식으로서 제도를 말합니다. 이러한 성과관리제도는 기본적으로 경영활동을 둘러싼 환경으로서 사회적 관점에서 바람직하다고 이야기하는 가치를 담고 있어야 하며, 동시에 그 제도를 활용하는 구성원들에게 그들이 그래서 무엇을 해야 하는가에 대한 기본 그림을 제공할 수 있어야 합니다. 개인적으로 이야기하고 있는 일 하는 방식으로서 PARS를 예로 제시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P(Predict)는 '산출물을 예측하는 것'을 말하며 '구체성'의 가치를 담고 있습니다. 구체성의 가치는 이해관계자들의 성과에 대한 인식을 명확하게 하여 상호간 서로 다른 이해를 줄이고 공동의 인식을 만들어줍니다.
A(Action)는 '행동하기'를 말하며 '다양성'의 가치를 담고 있습니다. 방법론에서 다양성을 통해 구성원은 자신에게 보다 적합한 방식을 활용할 수 있고 경우에 따라 기존에 생각하지 못했던 효율, 효과를 만나는 기회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R(Reflection)은 '돌아보기'를 말하며 '겸손함'의 가치를 담고 있습니다. 이는 지속적으로 현재보다 나은 미래를 만들어가는 과정으로 이 과정을 통해 우리는 우리 자신을 인식할 수 있고 이는 전문성을 높임과 동시에 스스로에 대한 겸손함을 만드는 과정으로 연결될 수 있습니다.
S(Sharing)은 '공유하기'를 말하며 '투명성'의 가치를 담고 있습니다. 공유하기는 모든 정보를 모든 이에게 공유한다를 말하는 것이 아니며 이해관계자들에게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라 말할 수 있습니다.
제품을 아무리 잘 만들었더라도 소비자의 선택을 받지 못하면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제도도 그렇습니다. 설계자 입장에서 아무리 잘 만들었어도 구성원이 그 제도를 온전히 이해하지 못하면 제도는 산으로 갈 겁니다. 기존에 MBO를 운영하면서 우리들이 그래왔던 것처럼 말이죠. 제도는 잘 설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제도가 구성원들에게 온전히 전달되어야만 비로소 '가치 있는 제도'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모든 스타트업들은 아니지만 제가 만나본 스타트업들을 보면서 그들이 실수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지점은 인사제도를 만들 때 각각의 제도들이 연결되지 않고 만들어진다는 점입니다. 성과관리제도를 만들고 그 제도를 뒷받침하는 인사제도들을 만들어가지 않고 일단 쉬운 제도들부터 만든다고 할까요. (이들 쉬운 제도들은 대부분 돈을 쓰면 되는 복지제도나 행동지침 같은 표어 등의 형태로 구체화됩니다)
저는 성과관리제도를 '우리 기업에서 일하는 방식'을 만드는 것이라 말합니다. 우리 기업에서 구성원들이 일 하는 방식에 대한 공통의 공식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 공식은 지나치게 행동을 제한하는 대신 어느 정도의 다양성, 자율성을 제공하지만 동시에 기업 경영에 있어 중요한 가치로서 '성과'를 지향해야 합니다. 그 성과는 기업과 구성원의 전문성을 더욱 향상하는 방향성으로 연결되며 이해관계자들 간 소통의 명확성을 확보하는 방향으로 작동하게 됩니다.
One Team이란 '기업의 가치를 창출하는 데 정렬되어 있는 조직'이라 말할 수 있습니다. 인사제도 역시 기업의 가치창출에 정렬되어있어야 하며, 그 정렬의 핵심에는 '일 하는 방식으로서 성과관리제도'가 있습니다. 기업, 특히 스타트업에서 인사체계를 고민하신다면 그 고민의 시작점으로서 가장 먼저 이해하고 생각해야 하는 제도라 말씀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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