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픽션 X HR] 제도,
보이는 것이 다가 아니다

대표이사님과의 대화, OKR이 쉽지 않은 이유

by Opellie
Fiction HR 매거진에 기록되는 모든 이야기들은 말 그대로 '픽션'입니다. 픽션은 실제 그대로의 이야기가 아닌 작가의 상상력으로 그려진 이야기입니다. 본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 제품, 단체는 실제와 무관함을 밝힙니다.

"OKR 하고 있죠. 그런데 사실 OKR을 도입하고 있지만 기대만큼의 성과로 이어지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사실은 OKR에서 KPI로 다시 돌아가려고 하고 있어요"


많은 기업들이 OKR을 하고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실제 현장을 들여다보면 일부는 OKR을 하기 위해 애쓰고 있고 일부는 OKR을 하지 않는 방향으로 가고 있고 또 일부는 외형적으로는 OKR을 하고 있다고 말하지만 실제 내부의 운영방식은 다르게 운영하기도 한다.


"OKR을 해야 한다고들 말을 해서 OKR을 하기 위해 필요한 툴(tool)도 도입했고 어떻게 운영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외부 자문도 받았습니다. 전사적인 설명회도 했고 구체적으로 도구들을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지도 알려주었습니다. 물론 하고 있기는 해요. 그런데 이게 정말 맞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하고 있지만 하고 있는 건가? 하는 생각이 들어요. 그래서 다시 원래대로 KPI 방식으로 가려고 고민하고 있습니다."


주켄공업이라는 일본 기업이 있다. 2010년에 책으로 소개되기도 한 기업이다. 이 기업에 대한 이야기 중 ISO 9000 인증과 관련된 이야기가 있다. ISO 9000은 국제표준화기구가 마련한 제품의 품질체계 기준을 말한다. 이와 관련하여 '선착순 채용으로 세계 최고 기업을 만들다'라는 책은 이렇게 이야기를 하고 있다.

규칙을 만들거나 서류를 관리한다고 해서 품질이 나아지리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ISO 9000 인증을 취득한 후 품질이 향상되었는지 냉정하게 평가해야 한다. p144,

그리고 이어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

당사는 ISO 9000은 취득하지 않았다. (중략) ISO에서 필요로 하는 작업 매뉴얼을 당사에서는 '일상 업무 추진 매뉴얼'이라 부른다. p147


"OKR을 도입하셨지만 기대했던 모습이 나오지 않았다는 말씀이시네요"


"사실 OKR을 MS나 구글과 같은 글로벌 기업에서 이미 검증을 한 제도들이잖아요. 그런데 잘 안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글쎄요. 우리가 OKR을 제대로 하지 못했을 수도 있고, 어쩌면 우리 기업과 맞지 않을 수도 있겠죠. MS나 구글은 글로벌 기업이잖아요. 우리는 스타트업이고. 규모나 역할의 체계 등이 차이가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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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치마킹이라는 이름으로 다른 검증된 제도를 도입하지만 그 제도에 대한 기대만큼의 효과로 연결되지 못하는 건 우리가 벤치마킹이라는 이름으로 제도의 외형을 모방했기 때문이다. 가장 큰 차이는 MS나 구글은 제도의 구체적인 실행 이전에 제도를 설계하는 과정에서 무수히 많은 고민과 토론의 시간이 있었지만 우리는 없었다는 점이다. 더욱이 이는 그대로 배우기 어려운 영역이기도 하다.


"MS나 구글이 운영하는 OKR 절차나 양식에서 차이가 있을까요?"


"그렇지는 않을 겁니다. 말씀드린 것처럼 OKR을 운영하기 위한 툴도 도입을 했고 외부 자문을 받기도 했고요"


"네 저 역시 절차나 양식에서는 큰 차이가 없으리라는 생각을 합니다. 예를 들면 분기 단위로 측정을 한다거나 목표와 핵심결과를 핵심요소로 한다거나 하는 기본절차들은 다르지 않을 거예요"


"질문을 하나 드리면 OKR에서 우리가 '목표'라 부르는 'objective'는 무엇일까요?"


"목표, 달성해야 할 목표 아닐까요?"


"OKR을 처음 만든 분은 Andy Grove라는 분인데요. 이분은 OKR을 이야기할 때 목표를 '방향성'이라고 말합니다. 우리가 어디로 가고자 하는가?라는 질문이라고 말이죠."


잠시 숨을 고르며 이야기를 이어갑니다.


"예를 들어 영업 1팀 분기 목표를 100억으로 정하셨다고 해보겠습니다. 여기에서 분기 100억은 objective일까요? key results일까요?"


"목표라고 부르긴 하는데 어떻게 보면 핵심결과일 수도 있겠네요"


"OKR에서 목표는 방향성을 말합니다. 우리는 어디로 가고자 하는가?라는 질문으로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핵심결과는 측정되어야 하지만 결국 볼 수 있고 논쟁의 여지없이 '했는지 하지 않았는지'를 이야기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와 같이 OKR의 개념을 이해하고 나면 '분기 매출액 100억 원'은 현재시점에서는 방향성의 성격을 가지고 있지만 방향성으로 이해하기엔 '분기'라는 다소 단기간이라는 조건이 걸려있음이 걸리고 핵심결과라고 하기에는 매출 100억을 달성했는지 여부에 대한 논쟁의 여지가 있다는 점에서 마음에 걸리는 부분이 있습니다"


"어렵네요"


"지금 느끼시는 어려움을 구성원들도 그대로 느끼고 있을 겁니다. 회사에서 하라고 하니까 하고는 있지만 왜 하는지, 이렇게 하는 게 맞는지 모른 채 일단 하는 거죠. 일종의 괴리감 같은 걸 느끼면서 말이죠"


"지금이라도 OKR을 없애고 원래 하던 KPI로 돌아가는 게 답일까요?"


대화 과정에서 KPI라는 단어가 등장한다. OKR을 도입했지만 기대한 결과가 보이지 않았고 구관이 명관이라는 말을 따르는 방식이다. 이러한 모습은 OKR과 KPI는 서로 다른 개념이라는 전제를 가지고 있다.


"대표님 OKR과 KPI는 다른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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